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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인도·태평양 구상, 새로운 냉전 일으킬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의 ‘신(新)아시아 전략’인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상’이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을 띨 경우 새로운 형태의 냉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다자간 협력을 강조하는 인도·태평양 구상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상충한다는 점에서 이 구상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됐다.
 
인도·태평양 구상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6년 8월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 기조연설에서 처음으로 발표한 외교 전략이다.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이 중심이 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법의 지배,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띄운 건 트럼프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첫 아시아·태평양 순방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식 천명했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새로운 전략의 분명한 구상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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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회 제주포럼 ‘인도·태평양 구상과 동아시아 해양안보 질서’ 세션에서 그레고리 폴링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해양투명성기구 소장은 “미 정부가 다음달 인도·태평양 정책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아직 행정부 내에서도 이 구상의 성격을 놓고 이견이 있다”고 전했다.
 
폴링 소장은 “미국이 무역적자 축소에 집착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벌이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일방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자유롭고(free), 공정하며(fair), 호혜적(reciprocal)임을 내세운 인도·태평양 구상에 대한 여러 국가의 의구심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신아시아 전략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서 보듯 미국은 양자 간 무역협상을 내세우고 다자간 협상은 무력화하고 있다”며 “다자간 협력을 강조하는 인도·태평양 구상과 다른 궤도”라고 평가했다.
 
세션에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이 미·중 간 새로운 대결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재현 선임연구위원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전제한 뒤 “인도·태평양 구상이 점점 커지는 중국의 지역 내 위상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라면 새로운 냉전의 형태로 귀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미국을 지원하는 일본·인도·호주가 중국 및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중동의 개발도상국들과 대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상수 싱가포르 난양공대 군사문제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현재 미·중의 전략적 목표가 다른 데다 무력 충돌이 야기할 파괴적인 결과를 감안하면 양측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은 아주 작다”고 말했다. 폴링 소장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과 북한 비핵화 정책은 궤도가 다른 별개의 이슈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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