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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되찾은 아베, 야당 대표에 "질문인지 연설인지" 빈정

“야당 대표의 질문인지 연설을 들어보니 당수(党首)토론은 역사적 사명을 다했구나 싶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7일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와의 당수토론 도중 내뱉은 말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이날 에다노 대표는 자신에게 주어진 토론시간 15분의 후반을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 등 정권 스캔들을 추궁하는데에 사용했다. 답변할 시간보다 질문이 너무 길어지자 반론할 시간이 부족해진 아베 총리가 에다노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아베 총리가 “역사적 사명을 다했다”고 비난한 것은 지난달 말 제 1차 당수토론에서 에다노 대표가 한 말을 ‘되갚음’ 한 성격이 짙다. 당시 아베 총리는 재무성 성희롱 스캔들과 모리토모·가케 학원 논란이 재점화 되면서 정치적으로 곤궁에 처해있었다. 아베 총리가 제대로 된 답변을 못하자 에다노 대표가 “당수토론은 역사적인 의미를 끝냈다”고 비난했던 것.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당수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주앉은 사람은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UPI=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당수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마주앉은 사람은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UPI=연합뉴스]

 
한달 뒤엔 상황이 달라졌다. 정권 스캔들은 시들해졌고, 지지율은 50%(니혼게이자이신문, 6월 22~24일 조사)까지 회복했다. 여유를 되찾은 아베 총리가 에다노 대표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한 셈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이날 당수토론에서 시종일관 여유있는 자세를 보였다. 다리를 꼬고 앉은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는가 하면 야당 대표의 날선 질문에도 웃으면서 답변을 이어갔다. 심지어 ‘무소속 모임’의 오카다 가츠야(岡田克也) 대표가 토론시간을 초과해 발언하자 “오카다씨, 룰을 지켜야죠”라고 짜증을 내는 모습도 보였다.
 
구조적으로는 야당 숫자가 늘어나면서 각 야당 대표의 토론시간이 짧아진 탓이 크다. 이번 당수토론에 참석한 야당대표는 5명. 2000년 당수토론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질문을 할 야당 대표는 늘었지만 토론시간은 총 45분으로 한정돼있다보니 소수야당의 경우 토론시간을 겨우 3분밖에 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토론은커녕 질문도 다 못하고 내려와야 하는 상황. 이날 야당 대표 5명 중 3명이 시간을 초과했다.  
 
에다노 유키오(왼쪽) 입헌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당수토론에서 아베 총리를 향해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에다노 유키오(왼쪽) 입헌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당수토론에서 아베 총리를 향해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실제 오카다 대표가 이날 배정받은 토론시간은 고작 6분. 지난달 1차 당수 토론때 다른 야당에 질문권 3분을 양보하고, 이번엔 이를 돌려받아 겨우 끌어모으다시피 한 게 6분이었다. 오카다 대표는 “내가 질문을 다시 못하도록 총리가 답변을 길게 했다”고 반발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수토론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야당에선 나오고 있다. 전체 토론시간을 늘려야 한다거나, 총리의 답변 시간은 토론시간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민주당 오츠카 고헤이(大塚耕平) 공동 대표는 "토론시간이 2시간 정도는 필요하다. 아니면 매주 1번씩 하고 당 대표 2명씩 돌아가면서 질문한다는지 하는 룰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자민당 내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도 “불상사나 스캔들을 다루는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자”면서 “당수토론은 2주에 한번, 밤에 열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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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당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2014년 자민당은 ‘월 1회 당수토론’을 하기로 야당과 합의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총리가 일반 예산위원회에 출석하는 횟수를 줄이려는 계산이 있었다. 
 
야당에 주장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제한된 시간에 국가 주요 현안을 논하는 것이 당수토론의 묘미”라고 받아쳤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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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