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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 가까운 미네랄, 몸에 꼭 좋은 것일까

기자
이태호 사진 이태호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10)
비타민을 둘러싼 논란처럼 미네랄의 기능을 놓고도 전문가의 견해가 엇갈린다. [사진 pixabay]

비타민을 둘러싼 논란처럼 미네랄의 기능을 놓고도 전문가의 견해가 엇갈린다. [사진 pixabay]

 
한국인이 유독 좋아하는 단어가 있다. 비타민, 미네랄, 천연, 자연, 발효, 효소, 항산화. 이런 용어만 들어가면 만사형통이다. 항암 식품이니 슈퍼푸드니 하며 그 칭송이 요란하다. 이번에는 5대 영양소의 하나로 치는 미네랄에 대해 알아본다.
 
자연계에는 110종쯤 되는 원소(원자)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이 중 30여 종류를 인체에 필요한 원소로 보고 있다. 유기물을 구성하는 탄소(C), 산소(O), 수소(H), 질소(N)를 제외한 원소를 통틀어 미네랄(무기물)이라 칭한다.
 
그러나 이들이 체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하루에 필요한 양이 얼마인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비타민을 둘러싼 논란처럼 미네랄의 기능을 놓고도 전문가의 견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미네랄이라 하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갖가지 미네랄 제품이 건강보조식품으로 등장하고, 미네랄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선호한다. 과연 미네랄이 많은 식·음료가 반드시 몸에 좋은 것일까?
 
산성 체질을 개선하고 어떤 증상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특수 조제한 음료 제품이 인기다. 심지어 전기영동 방식으로 알칼리이온(음극으로 끌려오는 양이온의 원소)을 한쪽으로 끌어모은 고농축 이온수도 있을 정도다. 여기에 ‘전해환원수’나 ‘알칼리이온수’라는 이름을 붙여 몸에 좋은 것처럼 광고한다.


‘알칼리이온수’, 몸에 꼭 좋을까
미네랄이 많은 음식과 식수가 몸에 좋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위엄하다. [중앙포토]

미네랄이 많은 음식과 식수가 몸에 좋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위엄하다. [중앙포토]

 
문제는 이렇게 끌어모은 원소가 모두 우리 몸에 필요한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몸에 필요한 미네랄도 지나치면 해롭고, 불필요한 미네랄도 인체에 유해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수에 해로운 원소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 음용 불가 판정이 내려진다. 그러니 기준치 이하의 미량이라도 전기의 힘으로 끌어모아 농축해 마신다면 몸에 좋을 리가 있겠는가? 설사 유익한 성분이라도 소화기관에서 흡수 가능한 분자 구조로 존재해야 한다는 조건도 따른다.
 
이 밖에 칼슘(Ca), 마그네슘(Mg), 철분(Fe), 아연(Zn), 셀레늄(Se) 등의 고농축 제제도 그럴듯한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단언컨대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다 해서 반드시 몸에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게다가 원소 번호가 높은 물질은 자칫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수은(Hg), 카드뮴(Cd), 6가크롬(Cr6+) 등 중금속에 해당하는 물질이 그들이다.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카드뮴 중독), 미나마타병(수은 중독)이 말해 주듯 중금속이 몸에 축적되면 불치의 증상을 동반한다.
 
미네랄이 많은 음식과 식수가 몸에 좋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위험하다. 정상적인 식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미네랄 제품을 찾아서 복용할 필요가 없다. 영양성분이란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좋고, 넘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가 있다. 유사 이래 현재만큼 풍요로운 적은 없었으니까. 작금은 많이 먹어 탈 나는 세월이다.


미네랄 보조제, 건강상 이점 없다는 연구결과도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건강보조식품은 아무런 건강상의 이점이 없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중앙포토]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건강보조식품은 아무런 건강상의 이점이 없다(내용과 연관없는 사진). [중앙포토]

 
비타민과 미네랄보조제가 건강상의 이득이 없다는 연구결과는 많다. 최근에는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연구진 등이 발표한 179편의 논문을 대규모 메타 분석한 결과에서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 건강보조식품은 일반집단에 아무런 건강상의 이점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비타민·미네랄보조제 섭취와 심혈관질환 발생·사망률은 연관성이 없다면서 이전의 연구결과와 잘 부합한다고 했다. 즉 당연히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우리 몸의 필수성분이긴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섭취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점이 없다는 결론이다.
 
이런 연구가 있음에도 우리 주위에서는 비타민, 미네랄보조제 섭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마도 뭔가 건강해지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는 손쉬운 방법의 하나거나, 언론 등에서 겁박하는 공포 세일즈의 효과일 거다. 이들 쇼닥터의 거짓 정보가 아직 그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보다 오히려 대중에게는 더 설득력 있게 들리는 듯하다. 당분간은 이런 과장·허위광고가 과학을 이기는 상황이 지속할 것 같기만 해 씁쓸하다.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leeth@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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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