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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고 유럽 여행, 속도 내나 제재 발목 잡히나

 서울역에서 파리행 기차에 탑승하는 게 가능해질까.
 
2007년 5월 17일 남북철도연결구간 시험 운행 열차가 도라산 역을 지나 통문을 지나고 있다. 남북의 전력공급 방식이 달라 당시 디젤 기관차로 운행했다. [중앙포토]

2007년 5월 17일 남북철도연결구간 시험 운행 열차가 도라산 역을 지나 통문을 지나고 있다. 남북의 전력공급 방식이 달라 당시 디젤 기관차로 운행했다. [중앙포토]

 남북은 지난 26일 판문점에서 철도협력 분과회담을 열어 남북 철도 연결과 북한 지역 철도 현대화에 합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7일 “철도분야에서 한국은 섬나라와 같다”며 “남북이 철도를 연결해 부산이나 목포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파리행 기차표가 가시권에 들어왔음에도 아직은 ‘일단’이라는 수식어가 필요하다. 북한 지역의 철도를 대대적으로 개보수해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북한의 교통상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민망하다”고 할 정도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북)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남측의 이런(좋은)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했다. 
한국은 콘크리트 침목을 사용하는 반면 북한은 나무를 사용하고 있다. 이마저 부족해 통나무를 사용한 곳도 있다. 때문에 북한 열차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앙포토]

한국은 콘크리트 침목을 사용하는 반면 북한은 나무를 사용하고 있다. 이마저 부족해 통나무를 사용한 곳도 있다. 때문에 북한 열차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중앙포토]

 
 북한 지역의 레일이나 침목의 노후화는 물론, 차이가 나는 남북의 전기 기관차 전력과 신호, 통신 체계도 풀어야 할 숙제다. 남측 전기 기관차는 교류 2만5000V, 북측은 직류 3000V의 전압을 사용 중이다. 정부는 다양한 전원을 이용할 수 있는 멀티파워 전원추진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또 안전의 핵심 요소인 신호와 통신 시스템도 다르다. 남측은 자동으로 기관차의 신호를 제어하지만, 북측은 수동이다. 
 
 기관사와 관제센터 간 무선통신 방식도 남측은 VHF150㎒를 북측은 140㎒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북한의 관련 설비가 구형인 데다, 평양을 제외하곤 대부분 유선 방식을 쓰고 있어 신형 한국 기관차는 먹통일 수 있다. 철도연구원 관계자는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다양한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면서도 “최소한 남측 열차가 달리는 북측 구간의 설비를 교체하거나 별도의 장비를 가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도 넘어야 할 산이다. 국제사회의 북한의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인해 강도 높은 제재를 하고 있는데, 예산이 있더라도 대북 지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뒤 채택된 유엔안보리 제재 2397호는 모든 기계류와 전자장비의 판매와 지원을 금지했다. (6항) 안보리는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코드)를 지정해 철도와 관련한 일체의 부품 지원을 막았다. 
 
 특히 안보리 결의 2397호 7항은 철도용이나 궤도용 기관차ㆍ차량과 이들의 부품 등 사실상 철도와 관련한 모든 부품과 자재 공급을 금지하고 있다. 임수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북 제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북한 철도의 현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국제사회가 예외로 인정받는 방법은 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철도 현대화는 상업적 사업이 아닌 공공의 성격”이라며 “한국이 외교력을 동원해 미국과 국제사회를 설득해 예외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분위기 전환을 위해선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필수다. 10년 이상 북한 철도 현대화에 대비했던 정부가 당장 지원이 아닌 ‘공동조사 후 현대화’라는 카드를 꺼낸 것도 비핵화 진전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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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