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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대로 된 규제완화와 혁신성장을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주재할 예정이었던 ‘제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가 막판에 연기됐다. 준비한 내용이 민간의 눈높이에서 볼 때 미흡하다는 이유로 이낙연 국무총리가 회의 연기를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보고를 들은 문 대통령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보여 주기식 행사를 치르는 것보다 회의를 연기하는 선택이 차라리 나을 수 있다. 회의 연기 이후 공개된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며 “우선 허용하고 사후에 규제하는 네거티브 방식 도입에 더욱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규제혁신을 가로막은 이해집단과의 갈등 해결에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는 주문도 했다. “이해 당사자들을 10번, 20번 찾아가서라도” 갈등 이슈에 달라붙어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좀 더 과감하고, 속도감 있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인식에 공감한다. 혁신성장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아 대통령만 답답해하는 게 아니다. 기업인들은 답답함을 넘어 절망감을 호소한 지 오래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지난 4년간 정부에 거의 40차례나 규제 개선을 건의했지만 잘 해결되지 않아 기업이 체감을 못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제는 과제 발굴보다 해결방안 마련이 급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영리병원 설립 및 원격의료 허용,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銀産)분리 완화, 노동관계법 개정 등 9개 과제를 이미 정부에 건의했다. 경총에 따르면 의료 분야의 규제를 풀면 고부가가치 의료서비스산업에서 최대 37만4000개의 일자리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를 완화하면 정보통신기술(ICT)과 핀테크 분야에서 8만8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몰라서 규제개혁이 안 되는 게 아니다. 규제로 이득을 누리는 이해집단의 반발이 두렵고 선택에 따르는 부담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정부가 머뭇거릴 뿐이다. 이제는 논란을 무릅쓰고 기꺼이 갈등의 중심에 다가서는 관료가 나와야 하고, 대통령은 이들에게 좀 더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정책도 ‘친(親)노조-반(反)시장’ 일변도에서 합리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내달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제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한 엊그제 김동연 부총리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김 부총리는 24시간 내내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ICT 업종처럼 불가피한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인가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동안 이념에 치우쳤던 정책들은 청와대 경제수석·일자리수석 교체를 계기로 새롭게 균형감 있고 현실에 맞도록 조율될 필요가 있다. 규제의 문제점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경제계의 합리적인 요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기업을 옥죄는 정책만 쏟아내서는 혁신성장도 규제혁신도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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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