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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개발직은 출·퇴근 자유로운 선택근로제, 수술 몰리는 의사들은 탄력근로제

#삼성전자 에어컨 제작 부문은 7월이 가장 바쁜 달이다. 한여름 에어컨 수요가 급증해 주문이 밀리면, 밤 11시까지 생산설비를 완전가동할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근로자들의 철야·주말 연장 근무에 대해 수당을 지급해 해결했지만,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시행되는 7월부터는 기존 방식을 적용할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년 5월에 미리 에어컨을 생산해 놓는 식으로 대응하고, 필요할 경우 3개월 이내에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탄력근로제’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농가에 비료·농약 등을 판매하는 팜한농의 영업 사원들은 농촌으로 장거리 외근이 잦다. 농촌으로 나가 농민·농약판매상을 상대로 제품 영업을 하다 보면 막걸리도 한잔씩 대접하기 일쑤다. ‘술기운’에 판매 실적은 올렸지만, 농민들과 어울려 지낸 시간이 근로시간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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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한농 관계자는 “사무실 밖에서 자주 일하는 영업 사원은 정확한 근로시간을 계산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영업 파트의 경우 근로자 대표와 합의한 ‘1일 8시간’을 통상적인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 ‘간주근로제’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기업들이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 제도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비법을 모아 소개했다. 기업들은 주 52시간으로 정해진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면 대표이사가 처벌을 받을 수도 있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근로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하는 ‘유연근무제’다. 다른 하나는 경비원이나 임원 운전기사 등 정신적·육체적 피로도가 낮고 대기시간이 긴 일부 직종은 노동청 승인을 받아 근로시간 단축 적용의 예외를 인정받는 방식이다.
 
유연근무제는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 시간을 업무 특성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세부적으로는 탄력·선택·시차출퇴근·간주·재량근로제 등 다섯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탄력근로제는 길게는 3개월 범위에서 일이 몰리는 날에는 일을 많이 하고, 다른 날에 일을 줄이는 방식으로 평균 근로시간을 최대 52시간 이내로 맞추는 제도다. 환자 수술, 장시간 운전 등 근무가 시작되면 쉴 틈이 없는 의료서비스업·운수업 등에 적용하기 유리하다.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해도 생산성에 지장이 없는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개발직이나, 제약·바이오 개발직의 경우에는 전체 근로시간만 정하고 근로자 자율로 출·퇴근 시간을 선택하는 ‘선택근로제’도 활용할 수 있다.
 
비슷한 형태로 근로자가 아닌 회사가 출·퇴근 시간을 정해주는 ‘시차출·퇴근’ 제도도 있다. 애프터서비스(AS) 기사 등 출장이 잦은 업종은 근로자 대표와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는 ‘간주근로제’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령 노사가 ‘1일 8시간’으로 통상적인 근무시간을 정하면, 이보다 더 적거나 오래 근무해도 ‘8시간 근무’로 간주하는 것이다.
 
연구직이나 법률·회계 서비스, 게임·영상 콘텐트 제작 등 근로자의 전문성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직종은 ‘재량근무제’가 유리할 수 있다. 이 방식도 근로자 대표와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보게 된다. 다만 재량근로제는 업무 자체를 근로자의 재량에 맡기는 것이기 때문에 상관의 지시가 있어서는 안 된다.
 
김영완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려면 근로자와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체결해야 한다”며 “다만 이 제도들도 매주 평균 근로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해선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총은 경영자들이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직종들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비원이나 청원 경찰, 아파트 보일러 수리기사, 임원 운전기사 등 대기시간이 긴 직종의 경우 관할 노동청 허가를 받으면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
 
김동희 경총 법제1팀 전문위원은 “최근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맞춰 임원 운전기사를 줄줄이 해고하면서 일자리 상실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근무시간이 근무를 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의 절반이 안 되는 직종은 제도 적용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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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