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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태교문화, 그 속살을 보다

조선왕실에서는 태가 좋은 땅에 묻히면 태의 주인이 건강하고 지혜로울 것이라고 여겼다. 성종의 태항아리와 태지석. [사진 문화재청]

조선왕실에서는 태가 좋은 땅에 묻히면 태의 주인이 건강하고 지혜로울 것이라고 여겼다. 성종의 태항아리와 태지석. [사진 문화재청]

조선왕실은 아기가 태어나면 태(胎, 태반과 탯줄)를 소중하게 갈무리해 도자기에 넣은 뒤 길한 곳을 찾아 묻었다. 그리고 이렇게 태실(胎室)을 조성해 묻는 것을 가리켜 ‘안태(安胎)’ 혹은 ‘장태((藏胎)’라고 불렀다. 새로 태어난 아기씨 앞날의 건강과 복, 나아가 나라의 번영을 기원을 마음을 담은 조선왕실의 독특한 출산문화다.
 
그러나 조선왕실의 안녕을 상징하는 태실은 대부분 훼손됐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전국 각지에 있는 조선왕실 태실 54기를 파내 경기도 고양 서삼릉으로 옮겼다.
 
경북 성주에 있는 세종의 왕자들 태를 위해 사용된 도자기는 커다란 뚜껑 모양이다. 이 시기에만 사용된 특별한 형태다. 성종(1468~1494 재위) 대에 이르러 태항아리는 내항아리와 외항아리를 갖춘 백자로 변모했고, 이러한 형태는 조선 후기까지 꾸준히 제작됐다. 우아한 형태가 돋보이는 숙종의 태항아리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고궁박물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공동으로 여는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 특별전이 27일 개막했다. 조선왕실이 만든 태항아리를 비롯해 왕실 여성의 임신과 태교, 자녀 양육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 1주에선 왕실의 태교와 출산 관련 유물을 보여주고, 2부에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조명한다. 왕실이 출산을 위해 설치한 관청인 산실청(産室廳), 아기씨 양육을 담당한 보양청(輔養廳), 아기씨를 돌본 유모인 봉보부인(奉保夫人) 등에 대한 기록과 유물을 공개한다. ‘좋은 땅에, 태실을 만들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3부에서는 안태 문화를 자세히 소개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 순서로, 태실 조성과 관련된 문헌 자료와 항아리와 태지석(아기씨의 생년과 안태 날짜를 기록한 비석)을 보여준다. 4부에선 태를 담았던 도자기가 도기로 시작해 분청사기를 거쳐 백자에 이른 변천사를 조명한다.
 
국립고궁박물관 백은경 연구사는 “성종과 인성대군 등의 외항아리는 그동안 소재가 분명치 않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소장처를 확인해 한자리에 모았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태실과 태항아리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별전 기간에는 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7월 26일과 8월 9일 각 3회, 총 6차례의 강연회가 열린다. 전시는 9월 2일까지.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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