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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철로가 북한 거쳐 유럽까지"…'유럽행' 동해선은 공사중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동해선 영덕역 플랫폼. 영덕=김정석기자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동해선 영덕역 플랫폼. 영덕=김정석기자

 
"이 열차가 지금은 영덕까지 가지만 나중엔 북한을 지나 유럽까지 가겠죠?"
 
지난 26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포항역. 열차 출발 시간에 맞춰 승객들이 플랫폼으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윽고 경북 영덕군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섰다. 이 열차는 월포역과 장사역, 강구역을 지나 영덕역까지 34분 만에 도착하는 동해선 열차다. 포항~영덕(44.1㎞) 동해선 구간은 지난 1월 26일 개통했다. 하루 7차례 포항과 영덕을 오간다. 
 
포항을 출발해 도착한 영덕역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승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영덕역은 기차역 특유의 분주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무실에 근무하는 코레일 직원이나 환경미화원들만 간간이 역사를 오갈 뿐이었다. 아직 포항~영덕만 왕복 운행하고 있어 이용객이 적어서다. 부산에서 시작된 동해선 철로도 영덕역에서 끝난다.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동해선 영덕역 역사 전경. 영덕=김정석기자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동해선 영덕역 역사 전경. 영덕=김정석기자

 
최근 남북 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영덕역에서 끊어진 동해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이 서로 철도를 연결해 동해선이 삼척~강릉~제진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금강산~원산~김책~나진까지 이어진다면 한반도 종단철도(TKR)가 완성된다. 부산에서 나진까지 총 1246㎞ 길이다.
 
특히 26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철도협력 분과회의'는 한반도 종단철도 건설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였다. 이 자리에서 남북은 '남북 철도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공동연구조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다음달 24일부터 경의선·동해선 북쪽 구간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의선 북쪽 구간은 2007년 12월 현지 조사를 한 적이 있지만 동해선 북쪽 구간 현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 동해선이 이어지기 위해선 남측 단절 구간인 영덕~삼척(121.7㎞) 구간과 강릉~제진(104.6㎞) 구간을 우선 완공해야 한다. 영덕~삼척 구간은 2020년 완공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강릉~제진 구간도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 동의를 거친 후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기로 한 상태다.
지난 1월 25일 오후 영덕역에서 동해선 포항~영덕 철로 개통식이 개최됐다. 개통식을 마친 후 열차가 영덕역을 출발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월 25일 오후 영덕역에서 동해선 포항~영덕 철로 개통식이 개최됐다. 개통식을 마친 후 열차가 영덕역을 출발하고 있다. [뉴스1]

 
철도협력 분과회의가 열린 당일에도 경북 영덕군 영덕읍 화수리에선 동해선 포항~삼척간 철도 건설이 한창이었다. 화수리는 영덕역에서 북동쪽으로 3㎞ 정도 떨어진 곳이다. 장마철 흐린 날씨에도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들이 분주히 오갔다. 공사 현장엔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6공구'라고 적힌 표지판이 서 있었다. 산을 깎아내 벌겋게 드러난 흙 사이로 조금씩 모습을 갖추고 있는 철로와 터널 등이 눈에 띄었다.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화수리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6공구 공사 현장. 영덕=김정석기자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화수리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6공구 공사 현장. 영덕=김정석기자

 
자영업자 이은정(33·여·대구 달서구)씨는 "남북이 분단된 지 너무 오래 돼 열차를 타고 외국을 나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살았는데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며 "남북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열차를 타고 북한을 거쳐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한반도 종단철도는 북한 나진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연결되면 곧장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블라디보스톡~모스크바)로 이어진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해 하바롭스크, 이르쿠츠크, 예카테린부르크,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길이 9288㎞ 열차다.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다시 모스크바와 독일 베를린을 오가는 유럽철도(1900㎞)와도 이어진다.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유럽까지 향할 수 있는 셈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강원도 고성군 민통선 내 동해선 제진역에 북한 감호역으로 가는 선로가 놓여 있다. [뉴스1]

강원도 고성군 민통선 내 동해선 제진역에 북한 감호역으로 가는 선로가 놓여 있다. [뉴스1]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달 24일 동해선 포항~영덕 구간 열차를 탑승한 자리에서 "비록 오늘은 포항~영덕간 짧은 구간만 탑승했지만 이 열차가 중국,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 각국을 이어주는 문화와 경제의 대동맥의 큰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영덕=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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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