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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2만명 늘린다더니…" 지난해 1460명 뽑은 유치원 교사 올해는 499명

국공립 유치원을 확충하고 유치원 교사를 늘리겠다던 현 정부와 시·도 교육감들의 선거 공약과 반대로 올해 공립유치원 교사 선발 인원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공립 유치원·초등·중등·특수·보건·영양·사서·전문상담교사 가운데 유치원 교사 선발 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 준비생들은 “정부가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는 공립유치원 확대 약속 이행하고, 공립 유치원 교사 증원하라”는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정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정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27일 발표된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2019학년도 공립 유·초·중등학교 교사 임용 후보자 선정경쟁시험’에 따르면 올해 유치원 교사 임용인원은 499명으로 지난해 1460명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이상을 선발하는 곳은 경기도(171명) 한 곳에 불과하고, 10명 미만을 선발하는 지역도 인천(5)·울산(6)·경북(9)·제주(5) 등 4곳이나 된다. 반면 초등학교와 중·고교 선발 인원은 3600명이 넘어 지난해 선발 규모를 유지했다.  
 
앞서 교육부는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지난해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을 발표하며, 향후 국공립 유치원을 확충하고 유치원·특수·보건·영양·사서·상담 교사를 중심으로 2022년까지 2만 명의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서울교육청은 통상 30명 안팎을 선발하던 유치원 교사를 지난해 270명으로 급격하게 늘려 선발했다.
 
이처럼 시교육청의 유치원 교사 증원과 정부 발표가 맞아떨어지자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 준비생들은 향후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채용이 이어질 거라 전망하며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공립 교사 임용 계획에서 유치원 교사 임용 인원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270명을 선발했던 서울교육청은 올해 62명만 뽑기로 했다. 이는 초등교사 선발 인원(370명)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인천은 지난해 72명 선발을 예고했는데 올해 5명으로 줄여 10분의 1로 줄었다.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공립단설 세명유치원 개원식'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공립단설 세명유치원 개원식'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이처럼 유치원 교사 선발 규모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저출산이 꼽힌다. 실제로 전국 출생아 수는 2010년 47만171명에서 2017년 35만7700명으로 7년 만에 11만명이 넘게 줄었다.
 
하지만 임용시험을 준비해왔던 수험생들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치원 임용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최모(27)씨는 “올초에도 교육부에서 공립유치원의 신규 학급 증설과 교사 증원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정부 발표만 믿고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임용시험을 준비해왔는데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립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그만두고 임용시험을 준비해왔다는 김모(30)씨도 “현장에서는 교사 1명이 서른 명에 가까운 아이들을 돌보면서 쉬는 시간은커녕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유아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교사 확충은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치원 교사 선발 규모는 출산율이 아닌 교사 대 유아의 비율을 현실화하는 방향에서 정해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립유치원 교사 증원’을 주장하는 글을 올린 청원자는 “우리나라 유아교육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의존하고 있으면, 공립유치원의 비율은 20%로 매우 낮은 현실”이라면서 “특히 교사 1명당 25명의 유아를 보살펴야 해, 초등교사 1명이 16명의 학생을 돌보는 것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이 청원에 대해 오후 5시 현재 164명의 동의했다. 
 
전문가들은 “유치원 교사 임용 인원이 해마다 널뛰듯 달라지는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면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원 수급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정부 발표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서울교육청의 경우 선발 인원이 37명(2016년)에서 270명(2017년)으로 치솟았다가 다시 62명(2018년)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지난해 초등 교사 임용 규모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했던 서울교육청이 이번에는 유치원 교사 임용으로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초등 교사를 전년도의 8분의 1 수준만 뽑겠다고 예고했다가 교대 학생들의 항의 집회와 시위가 잇따르자 임용 규모를 확대한 바 있다.
자료: 서울교육청

자료: 서울교육청

 
홍용희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정부의 일자리 대책 발표 등을 통해, 향후 몇 년간 유치원 교사 임용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왔다”면서 “올해 갑작스럽게 임용 인원이 줄여 발표한 데 대해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기준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김민진 중앙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도 “이번 시도 교육청의 임용 예고를 접한 수험생들의 충격이 굉장할 것”이라며 “현재 유치원 교사와 유아의 비율 등을 고려해볼 때 유치원 교사 임용 인원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늘어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장미란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은 “유치원 교사의 경우, 행정안전부와 일자리위원회 등에서 추진하는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에 따라 채용 규모가 정해지는데, 아직 행안부와 협의 중이다”면서 “현재 시·도 교육청이 발표한 유치원 교사 임용 인원은 예년에 통상적으로 선발했던 규모에만 근거해 내놓은 정교하지 않은 숫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안부와의 협의를 거쳐 9월에 있을 임용시험 확정 공고를 하게 되는데, 사전예고보다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것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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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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