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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동시에 열릴까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열리는 카잔 아레나의 외부 전경. 임현동 기자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가 열리는 카잔 아레나의 외부 전경. 임현동 기자

한국과 독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은 27일 밤 11시 열린다. 같은 시간 한국 팬들은 멕시코-스웨덴전 경기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힘겹게 독일을 이기더라도 멕시코가 스웨덴에 이기지 않으면 16강행이 확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나 방송사 입장에선 축구 팬과 TV 시청자들이 두 경기를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손해다. 그럼에도 동시에 경기가 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16강 진출 또는 탈락이 확정된 팀 입장에서 3차전에 전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상대팀의 필요에 따라 승패는 골 득실까지 조절할 수도 있다. '일종의 담합'이 일어날 여지도 있다. 실제로 의심을 받는 사례도 있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조별리그 2그룹에서 알제리는 1차전에서 서독을 2-1로 꺾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2승1패, 골득실 0으로 경기를 마쳤다. 같은 조의 서독과 오스트리아는 다음 날 3차전을 치르게 돼 있었다. 당시 서독은 1승1패(골득실 +1), 오스트리아는 2승(골득실 +3)이었다. 서독이 2골 차 이내로 이기면 서독, 오스트리아, 알제리가 2승1패 동률이 되지만 골득실에 의해 서독과 오스트리아가 함께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알제리 축구 팬들이 매수를 통한 경기 결과라며 지폐를 들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대표팀을 조롱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알제리 축구 팬들이 매수를 통한 경기 결과라며 지폐를 들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대표팀을 조롱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오스트리아보다 전력이 강했던 서독은 한 골을 먼저 넣은 뒤 패스만 돌리는 소극적인 경기를 펼쳤다. 오스트리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히혼 엘 몰리논을 메운 4만 여명의 관중들은 야유를 보내며 '알제리'를 외치기도 했지만 경기는 그대로 서독의 1-0 승리로 끝났다. 결국 서독이 조 1위, 오스트리아가 조 2위가 됐고, 알제리는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 사건은 '히혼의 수치'로 불리기도 한다.
 
알제리와 개최국 스페인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담합 의혹을 제기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미셸 이달고 프랑스 감독은 "서독과 오스트리아는 노벨 평화상 후보"라고 비꼬았다. 서독에서는 수치스럽다는 이유로 자살한 사람도 있었다. 결국 FIFA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마지막 경기를 동시에 치르도록 규정을 바꿨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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