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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때 불법 사찰 정황"…경찰, 자체 수사의뢰

영포빌딩. [연합뉴스]

영포빌딩.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이 부적절한 사찰을 벌인 정황이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지난 3월 검찰의 영포빌딩 압수수색 과정에서 경찰의 사찰 정보 등이 담긴 문건이 발견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후 경찰은 수사‧감찰 경력자 9명으로 진상조사팀을 꾸려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 
 
경찰청 진상조사팀(팀장 김정훈)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현안 참고 자료' 400여건 가운데 문제의 소지가 있는 60여건을 수사 의뢰했다고 27일 밝혔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지난 3개월간 이명박 정부 당시 정보국 근무자 및 청와대 파견자 등 340명 가운데 270여명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현안 참고 자료'는 지난 2008~2012년 사이 작성됐다. 공직자 정치중립 의무를 어긴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수사를 의뢰한 문건 가운데는 '촛불시위 직권조사 과정에서 경찰청장에 대한 경고를 권고한 국가인권위 인적 쇄신 필요', '각종 보조금 지원 실태를 재점검해 좌파성향 단체는 철저하게 배제, 보수단체 지원 강화', '온·오프라인상 좌파세력의 투쟁여건 무력화 등 대책', '좌파의 지방선거 연대 움직임 및 대응 방안',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당 승리 위한 대책 제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경찰은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60여 건의 현안 참고 자료 외에 경찰청 정보국 내에서 일상적으로 작성된 70여건의 문건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함께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청 수사국은 이에 따라 총 130여건의 정보국 작성 문건의 수사 방향에 대해 검찰과 협의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진상조사팀에서 70명 정도는 조사를 못했는데 퇴직해서 연락이 안되는 사람도 있고 조사에 응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앞으로 강제 수사를 하면 더 상세한 전말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정보국은 사죄 입장문을 냈다. 경찰청 정보국은 정보국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경찰이 인권보호, 정치적 중립의 가치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신뢰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활동의 범위와 한계를 법령에 명확히 규정하고 처벌규정도 신설하는 등 광범위한 정보수집 관행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 법령 개정 이전에도 정보활동의 한계 등을 규정한 행동강령을 마련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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