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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고발 사건, 공소시효 6개월 미만 90% 이상…김상조 취임 후 도리어 ‘악화’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한 카르텔(기업 담합)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가 6개월 미만인 경우가 열건 중 아홉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김상조(56) 위원장 취임 이전과 비교하면 고발 건수 자체는 늘어났지만, 공소시효가 임박해 검찰에 고발하는 사건도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고발이 이뤄질 경우, 검찰 수사 역시 시간에 쫓기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27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올(1~4월) 들어 담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법인(기업)·개인은 총 115명이다. 불과 4개월 치 통계지만 지난해(39건) 대비 3배 가까이 고발 건수가 늘었다. 3년 전인 2015년(20건)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고발 건수가 늘어났다.
 
자료: 국회ㆍ재계

자료: 국회ㆍ재계

특히 고발조치된 사건 가운데 공소시효 임박(공소시효 6개월 미만) 비율은 올해 들어 92.3%까지 치솟았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진 줄곧 50%대를 유지했으나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도리어 수치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담합 등 부당공동행위는 입찰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만료돼 형사 처벌이 불가능하다.   
 
자료: 국회ㆍ재계

자료: 국회ㆍ재계

한 변호사는 “공정위 직원들이 고발 건수만 늘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생겨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의도적인 늑장 고발뿐 아니라 전속고발권을 매개로 ‘사건 뭉개기’를 했는지 의심해볼 수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전속고발권은 가격 담합,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검찰총장·감사원장·중소기업청장·조달청장은 공정위를 상대로 고발요청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
 
공정위 직원들의 행정권 남용 문제는 그간 법조계뿐 아니라 재계에서도 지적받아온 사항이다. 검찰 역시 최근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기 전부터 전ㆍ현직 부위원장 이하 1~4급 직원들의 전속고발권 남용 여부를 석 달간 내사해왔다고 한다. 이명희(75) 신세계 회장의 주식 차명보유 사건만 하더라도 전속고발권 바깥에 있지만, 공정위는 과태료만 부과했을 뿐 검찰 고발은 따로 하지 않았다. 공정위가 검찰에 의무 고발해야 할 사항임에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수준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면 공정거래법 위반(제68조)이 된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공정거래법이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 대비 형사처벌 조항이 지나치게 많지만, 담합 분야에서만큼은 도리어 행정권 남용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도 많다"며 "전속고발권 문제는 공정거래법 개정 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정위는 검찰 등 관계부처와 함께 형사처분 범위 축소, 전속고발권 폐지 등을 다루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1980년 제정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전면 개편된 적이 없다.
 
38년 만에 개정되는 공정거래법 개편안의 윤곽은 28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토론회'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지철호 공정위 부위원장뿐 아니라 검찰 측 역시 참석할 예정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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