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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러 입학한 방통대, 뜻밖의 100% 장학금

기자
송미옥 사진 송미옥
[더,오래] 송미옥의 살다보면(23)
나이가 들어가면서 버킷리스트가 몇 가지 생겼다. 올해는 그중 하나인 글쓰기를 공부하고 싶어 방송통신대에 입학했다.
 
한국방송통신대는 현재 대학로에 위치한 대학본부를 비롯해 13개 지역대학, 3개 학습센터, 31개 학습관 등 전국 48개 캠퍼스 및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사진 한국방송통신대]

한국방송통신대는 현재 대학로에 위치한 대학본부를 비롯해 13개 지역대학, 3개 학습센터, 31개 학습관 등 전국 48개 캠퍼스 및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사진 한국방송통신대]

 
입학하자마자 대학 측에서 장학금을 신청하라고 했다. 대학에 입학한 모든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라고 한다. 공부하고 싶어도 못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자 입학만 하면 주는 격려 차원의 국가 장학금이다. 그 외에도 사회·기업·국가유공자·다자녀 등등…. 학점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이 엄청나게 많다.
 
내 시부모님이 국가유공자로 현충원에 모셔져 있으니 그 혜택도 있을까 하고 물어보니, 자식은 있지만 며느리는 없단다. 칫! 며느리가 있어야 가문이 형성되고 가족이 생기는 건데…. 이럴 땐 가족으로 안 쳐주는 불공평한 처사가 섭섭해진다.
 
모든 장학금 서류를 보니 무조건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재산 순위와 형편에 따라 합계한 점수로 1순위부터 몇 순위까지 차등적으로 장학금이 주어지는데, 당연히 나는 점수에서 밀려 혜택을 받을 수 없을 것 같아 신청도 안 했다.
 
솔직히 나는 내 형편이 요즘 말하는 중산층 이상은 되는 줄 알았다. 건강하게 걸어 다니고, 작은 집도 있고, 아주 작지만 차도 있고, 직장도 있고, 남들 다 있는 담보대출도 있고, 그것을 유지하고 갚아나갈 여력이 있으니 그만하면 마음도 현실도 부자 아닌가? 그래서 재고 재도 나는 제외될 게 뻔해서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보훈청에서 우편물이 와서 펴보니 또 장학금을 신청하라는 것이다. 내가 어릴 때 아버지는 노란색으로 된 훈장을 보여주며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려줬다. 그때는 허투루 듣고 전혀 생각 없이 살다가 이번에 입학하고 나니 친정아버지로 인해 혜택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친정아버지는 화랑 무공훈장을 받은 분이었다. 고맙고 감사한 우리 아버지. 이번 일로 한국 전산망이 최고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늦은 나이에 학교 간 것이 부끄러워 쥐도 새도 모르게 신청했는데 어찌 알고는~^^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사진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캡처]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은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사진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 캡처]

 
통신문에는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본은 된다고 했다. 신용정보 동의를 해주면 더 상세한 조사 후에 바로 신청접수가 되니 이런저런 서류를 제출하라고 했다. 서류를 제출하고 한 달이 지나 문자가 왔다. “당신의 소득구간 분위 등급이 산정되었습니다”라고. 인터넷에 접속해 재단에 들어가 봤다. 장학금을 준다, 만다는 말은 없고 그냥 나의 소득 순위가 1순위라는 표만 나와 있었다.
 
그럼 그렇지. 장학금은 못 받아도 1순위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온 보람인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데 자꾸 생각하니 아무래도 음성 확인을 해야 할 것 같아 보훈청으로 전화했다.


기본 성적만 되면 100% 장학금
“선생님은 1순위 등급이라 기본 성적만 되면 100% 장학금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아니, 그럼 제가 엄청 가난하다는 뜻인가요? 아닌데.”
“아니요, 등급이 가장 높은 순위가 가장 가난하다는 것이 아니고요. 재산은 물론 나이, 지역, 환경을 모두 합산한 순위예요.”
 
살다 보니 때로는 나이도 건강도 재산에 포함되는 때가 있다. 그것이 또 어느 땐 부가세가 되어 가산점으로 부여되는 일도 있으니 1순위라는 게 꼭 가난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제는 사는 날까지 건강을 챙기며 꿈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가난하든 어떻든 어정쩡한 순위보다 확실한 1등이어서 더 좋은 것 같다. 1등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
 
송미옥 작은도서관 관리실장 sesu3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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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