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아파서 결근? 나가"…가전유통계 공룡 롯데하이마트의 '슈퍼 갑질'


"아파서 결근한다고? 직원 단톡방에서 나가라."
"경조사비 못낸다고? 빌려서라도 내라."

국내 1위 종합가전 유통 업체인 롯데하이마트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파견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가 현장 매장 판매직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파견 직원이 '아파서 결근한다'는 것을 이유로 아예 출근을 금지시키고 파트너사에 파견 직원의 교체 및 휴무 조정까지 지시한다는 것. 파견 직원들은 "엄연한 파견법 위반이다. 롯데하이마트가 시장에서 압도적 1위라는 점을 이용해 약자인 파트너사와 파견 직원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파견 직원 퇴사·휴무까지 관여

서울 소재의 한 롯데하이마트에서 수년째 파견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A씨는 25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끔찍했던 어느 날의 기억을 되짚었다.

A씨는 "너무 아파서 도저히 출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내 소속 파트너사 담당자에게 이른 새벽에 연락해 '쉬라'는 답을 받았다"며 "그런데 롯데하이마트 지점장이 카카오톡으로 '(앞으로) 출근하지 말라'고 했다. 직원들이 모인 단톡방에서도 나가라고 종용했다"고 말했다. 해당 지점장에게 '찍힌' A씨는 결국 타 지역 매장으로 쫓겨났다.

A씨는 다른 매장에 출근한 첫날 황당한 일을 당하기도 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의 경조사비를 내라는 요구를 받은 것. 그는 "첫 출근 날 정직원이 '경조사가 있으니 3만원을 내라'고 요구했다"며 "'나는 신입이고 누구의 경조사인 줄 모른다'고 응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전화해서 무려 40분 동안 '돈이 없으면 빌려서라도 내라'고 괴롭혔다"고 말했다. 완강하게 거부하던 A씨는 결국 경조사비 3만원을 냈다. 

롯데하이마트는 파견 직원들의 휴무·퇴사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입수한 카카오톡 내용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파트너사 담당자에게 연락해 "직원 관련 휴무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 있다. 공무원도 아니고 휴무 일자가 너무 많다. 조정해 달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이 파트너사 관계자는 "휴무를 아예 매장에서 짜 주기도 한다. 주말에 쉬면 실적이 안 나오니 휴무를 바꾸라고 지시한다"고 털어놨다.

롯데하이마트는 파견 직원이 지시에 불응할 경우 퇴사를 종용하기도 했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 자료에 따르면 롯데하이마이트의 슈퍼바이저는 특정 매장의 파견 직원에게 타 매장으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 해당 직원이 이를 거부하자 그 슈퍼바이저는 파트너사에 연락해 "빼라"고 요구했다. 이 파트너사 관계자가 "파견 직원이 현재 일터에 있고 싶어 한다"고 전하자 슈퍼바이저는 "그럼 빼야죠"라고 말했다.

이 파트너사 관계자는 "심지어 '파견 직원이 화장실에 자주 간다'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한 적도 있다. 우리는 매장에 입점해 물건을 팔아야 하는 약자인 '을'이다. 파견 직원이 부당한 처우를 받거나 위법한 일이 벌어져도 쉬쉬한다"고 했다. 

'갑질 멈춰 달라'… 청와대 국민청원도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롯데하이마트의 부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을 고발하는 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파견 직원들에게 보수도 주지 않고 새벽 연장 근무를 지시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파견 직원에게 욕설하고 심지어 교체까지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청원자는 "매장 제품 재고 조사를 무보수로 새벽 2시에 마치는 것을 제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파트너사 직원들에게 욕설 및 부당한 지시를 한다. 파트너사에는 직원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 하나로 다른 직원으로 교체해 달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카오톡 단체방에 초대해 실적을 관리하더니 파리바게뜨 사태가 뉴스에 대서특필되자 카톡방을 전부 나가라고 했다"며 "조용해지니 지점 카톡방이 부활했다. 개인 매출 실적 등 파트너사 직원들의 피를 말린다"고 호소했다.

이 청원에 참여한 한 동의자는 "하이마트는 갑질이 너무 심하다. SM(정직원), SA(파트너사 직원)을 나눠 연차도 정직원들만 쓸 수 있게 한다. 파견 직원에게 실적 관리·지시 등 욕까지 한다. 파견법 위반이 아닌가. 돈도 안 주면서 왜 계약보다 더 오래 근무시키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권희범 노동법률사무소 서중의 대표 노무사는 "사용사업주인 롯데하이마트가 파견 근로자의 출퇴근시간, 휴게, 연장·휴일근로에 관해 명령하고 지휘하고 있다. 근로시간의 위반에 대하여 파견사업주를 처벌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며, 이 경우는 사용사업주에게 사용자 책임을 지우는 것이 현실적인 개선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21조는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는 파견 근로자임을 이유로 사용사업주의 사업 내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파견 근로자에게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회사에서 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각 매장 지점장들에게 강조하고 또 교육도 한다. 현재 하이마트가 전국 400여 개 매장을 갖고 있다 보니 (그런 일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는 그런 행동을 허락하지 않으며 만약 저질렀다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라며 "하이마트의 문화는 파트너사의 배려와 지원이 중심 중 하나다. 더욱 잘 보완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롯데하이마트는 국내 1등 전자제품 유통·판매점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50%에 달했다. 1999년 이후 약 20년 동안 업계 1위다. 압도적인 영향력과 매출로 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를 전자제품 유통계의 '슈퍼갑'으로 부르기도 한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