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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뭉친 한·일 소녀들, 워너원 인기 이어갈까

‘프로듀스 48’에서 선보인 ‘내꺼야’ 무대. 당초 기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한국 연습생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1절은 한국어, 2절은 일본어로 구성돼 있어 양국 지원자 모두 난관을 겪었다. [사진 Mnet]

‘프로듀스 48’에서 선보인 ‘내꺼야’ 무대. 당초 기획사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한국 연습생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1절은 한국어, 2절은 일본어로 구성돼 있어 양국 지원자 모두 난관을 겪었다. [사진 Mnet]

‘프로듀스’ 시리즈는 이번에도 통했다. 지난 15일 시작한 Mnet ‘프로듀스 48’이 방송 2회 만에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화제성 조사 1위에 올랐다. 2016년 ‘프로듀스 101’ 시즌 1을 통해 걸그룹 아이오아이, 2017년 시즌 2를 통해 보이그룹 워너원을 탄생시키며 가요계의 판도를 흔든 데 이어 한일 합작 걸그룹 프로젝트까지 관심과 지지를 얻는 데 성공한 것이다. 데뷔 자체가 무산된 JTBC ‘믹스나인’이나 화제 몰이에 실패한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과 Mnet ‘아이돌 학교’ 등 지난해 줄줄이 론칭한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프로듀스 48’은 한일 양국 참가자 96명이 새로운 걸그룹 최종 멤버 12명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식. 한국 지원자 57명은 대부분 데뷔 경험이 없는 연습생인 반면, 일본인 참가자 39명은 AKB48 및 자매그룹에서 활동하는 현직 아이돌이다. 출신 지역도 다양해 도쿄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AKB48 소속 19명, 후쿠오카 하카타 HKT48 10명, 오사카 난바 NMB48 6명 등이다. 매년 열리는 AKB48 총선거에서 지난 16일 1위를 차지한 마쓰이 쥬리나의 경우 나고야 사카에 지역의 SKE48에 2008년 1기생으로 합류한 11년 차다.
 
이런 배경에서 방송 전에는 “걸그룹판 한일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다. 야스쿠니 신사에서 공연하고 전범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AKB48의 우익 논란, 일본 대중문화의 안방 유입에 대한 반감도 우려를 더했다. 또 ‘프로듀스’ 시리즈가 처음 론칭할 때와 달리 최근 젠더 감수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일괄적으로 교복을 입히는 것은 지나친 성 상품화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런 우려에 대해 Mnet 김용범 국장은 “우익 논란 등을 확인해본 결과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는 오락성 행사였다”며 “정치와 이념을 넘어 서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즌 1부터 연출을 맡고 있는 안준영 PD는 “양국 연습생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댄스 트레이너를 3명으로 늘리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 다행히 다들 잘 따라오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특수성이 아니라 아시아 혹은 글로벌 차원에서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으로 봐달라”고 강조했다.
 
AKB48 총선거에서 올해 1위를 한 마쓰이 쥬리나(첫째줄 가운데)와 3위 미야와키 사쿠라(오른쪽)도 ‘프로듀스 48’에 참가했다. [사진 AKB48 트위터]

AKB48 총선거에서 올해 1위를 한 마쓰이 쥬리나(첫째줄 가운데)와 3위 미야와키 사쿠라(오른쪽)도 ‘프로듀스 48’에 참가했다. [사진 AKB48 트위터]

막상 뚜껑을 열고 나니 논란은 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HKT48의 미야와키 사쿠라가 한국 연습생보다 부족한 실력으로도 A등급으로 평가를 받고, 첫 번째 평가곡 ‘내꺼야’에서 센터로 등장하는 등 일본인이라 특혜를 받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등급을 나눠 트레이닝 받는 내용이 주를 이룬 2회 방송에선 한국인 참가자의 분량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양국의 아이돌 개념이 달라서 걱정”이라던 제작진의 지나친 배려가 되려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기획사에서 다년간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고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데뷔하는 한국 아이돌과 달리 일본 AKB48은 ‘만나러 갈 수 있는 아이돌’을 콘셉트로 지역 극장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데뷔 후 공연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는 방식이다.
 
‘프로듀스 48’에 보컬 트레이너와 진행자로 출연하고 있는 이홍기, 이승기, 소유.(왼쪽부터)

‘프로듀스 48’에 보컬 트레이너와 진행자로 출연하고 있는 이홍기, 이승기, 소유.(왼쪽부터)

양국의 음악 시장이 처한 상황도 다르다. 일본 음악 시장은 약 6조원 규모로 세계 2위다. 내수 시장만으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기 때문에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됐단 얘기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내부 경쟁이 격화되면서 오히려 전체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방송작가 출신인 아키모토 야스시 프로듀서가 2006년 지역밀착형 아이돌 그룹으로 AKB48을 만들면서 일본 아이돌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2011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아이돌 그룹 노기자카46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후지TV에서 매년 생중계하는 AKB48 총선거 평균 시청률은 2013년 20.3%에서 올해는 11%로 반 토막 났다. 김영재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새로운 스타의 부재와 지나치게 많아진 인원으로 생긴 병목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AKB48로서는 이를 타개할 동력을 얻을 기회”이자 “‘프로듀스 48’로서는 한일 경쟁으로 새로운 시즌의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 음악 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 한국 음악 시장 규모는 2016년 세계 8위에서 2017년 6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엑소·방탄소년단·트와이스 등 3세대 아이돌 그룹의 해외 활약이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미묘는 “AKB48의 막강한 팬덤에 K팝 아이돌 그룹의 전문성이 더해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일본 내에서도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활동 기간 역시 아이오아이 1년, 워너원 1년 6개월에 비해 이번 시즌에 탄생할 걸그룹은 2년 6개월로 늘어났다.
 
그럼에도 형평성 논란 등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프로듀스 48’은 한국 Mnet과 일본 BS스카파에서 금요일 오후 11시 동시 방송하지만, 투표는 한국에서만 가능하다. 이미 거대한 팬덤을 형성한 AKB48과 형평성을 위해 마련한 장치라고는 해도 막판 한국인 연습생에만 표가 쏠릴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AKB48 멤버들이 출연한다는 것 외에 한일 양국 아이돌 시스템의 결합도 쉽진 않다. 이에 안준영 PD는 “프로그램은 ‘프로듀스’를 기본 틀로 하고, 데뷔 후 활동에서 접목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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