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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키커 편집장 루셈 기고]흔들리는 전차군단, 못 넘을 벽 아니다

 
 2018러시아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27일 카잔아레나에서 16강 진출이 걸린 독일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사진은 독일 공격수 토마스 뮐러(13)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멕시코와 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8러시아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27일 카잔아레나에서 16강 진출이 걸린 독일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사진은 독일 공격수 토마스 뮐러(13)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멕시코와 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는 모습. [연합뉴스]

독일의 축구전문지 키커의 프랑크 루셈(58) 편집장이 27일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중앙일보에 기고문을 보내왔다. 루셈 편집장은 1990년부터 독일 분데스리가를 취재한 독일의 축구전문 기자로 차범근이 1983년부터 1989년까지 레버쿠젠에서 활약할 때 전담 취재를 했다. 손흥민이 2010년 독일 함부르크에 데뷔해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하기까지 성장 과정도 지켜봤다.  
지난달 15일 독일대표팀 터키계 귄도간(왼쪽)과 외칠(왼쪽 둘째), 센크 토순(오른족)이 영국 런던 포시즌 호텔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어 큰 논란이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5일 독일대표팀 터키계 귄도간(왼쪽)과 외칠(왼쪽 둘째), 센크 토순(오른족)이 영국 런던 포시즌 호텔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어 큰 논란이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과의 경기를 앞둔 독일대표팀 분위기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조별리그 2경기를 치렀지만, 여전히 팀워크가 삐걱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월드컵 준비 단계부터 대표팀 안팎에서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요하임 뢰브(58) 독일 감독은 크고 작은 사건으로 정신이 없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F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를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프 감독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 바투틴키 CSKA 스포츠단지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족구를 준비하며 네트를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F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를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프 감독이 25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 바투틴키 CSKA 스포츠단지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족구를 준비하며 네트를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그 중 뢰브 감독을 가장 크게 흔든 사건은 터키계 이민 2세 메주트 외칠(아스널)과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시티)의 ‘터키 대통령 사진 사건’이다. 두 선수는 월드컵을 앞둔 지난달 14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기념사진을 한장 찍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일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인권 탄압을 자행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독일 정치권을 겨냥해 나치즘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진이 공개되자 많은 독일 국민은 분노했다. 독일 축구 팬들은 지난 3일 오스트리아와 원정평가전, 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안방 출정식을 찾아가 ‘외칠과 귄도간을 대표팀에서 퇴출하라’고 항의했다.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독일 토마스 뮐러(13), 율리안 드락슬러(7) 등이 멕시코에 0대1로 패한 뒤 쓸쓸히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독일 토마스 뮐러(13), 율리안 드락슬러(7) 등이 멕시코에 0대1로 패한 뒤 쓸쓸히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이 개막한 뒤에도 ‘조화’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진 뒤 스웨덴을 2-1로 꺾었지만, 진심으로 기뻐하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스웨덴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프리킥 결승 골을 터트린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도 마찬가지였다. 크로스는 경기를 마친 뒤 “우리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를 겨냥한 말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추측해보면 멕시코와 2차전 이후 “2014년 월드컵 우승 멤버와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멤버 사이에 분열이 있다”고 보도한 기자들을 두고 한 말일 거다.
 
물론 내분설은 주장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멕시코전 패배 후 선수들끼리 장시간 미팅을 했다. 의견 충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부터 모든 경기에서 결승전에 임하는 자세로 뛰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하면서 일단락됐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F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를 독일 대표팀의 마르코 로이스가 25일 모스크바 인근 숙소인 바투틴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과 F조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를 독일 대표팀의 마르코 로이스가 25일 모스크바 인근 숙소인 바투틴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은 스웨덴과 2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티모 베르너(라이프치히)는 “스웨덴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베르너는 스웨덴전이 끝난 뒤 “승리했다는 사실에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고 밝혔다. 마르코 로이스(도르트문트)는 “한국이 우리를 힘들게 할 것이고, 이기고 싶어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1-0보다 더 많은 골로 이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독일 선수들은 16강에 진출한다는 확신에 차 있다.
 
그렇다고 독일이 벌써 16강행을 확정했다는 착각에 빠져 한국을 얕본다면, 멕시코전처럼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진 한국 공격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자주 흔들린 독일 수비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손흥민은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슈팅을 할 수 있어 더욱 부담스러운 선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23일(현지시간) 로스토프나도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23일(현지시간) 로스토프나도누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나는 20년 이상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전담 취재했다. 덕분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레버쿠젠에서 활약한 손흥민을 잘 안다. 손흥민은 스피드와 슈팅이 좋은 선수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진짜 위협적인 이유는 강한 정신력에서 나오는 ‘해결사 본능’이다. 그는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다. 손흥민이 황희찬과 함께 독일 측면을 허문다면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이 독일보다 떨어지지만, 충분히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공격수 손흥민.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공격수 손흥민.

 
여기에 한국팬들에게는 몇 가지 희소식도 있다. 주전 중앙수비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이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대신 짝을 이룰 마츠 훔멜스(바이에른 뮌헨)와 안토니오 뤼디거(첼시)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훔멜스는 팀 훈련 중 목을 다쳐 스웨덴전에 결장했다가 최근 복귀했다.
 
이들 앞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수비형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루디(바이에른 뮌헨)는 코뼈가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다. 한국전에 마스크를 쓰고 나올 수도 있겠지만 결장할 가능성이 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독일 우승에 기여한 사미 케디라(유벤투스)는 귄도간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다. 무엇보다 측면 공격력은 그 어느 때보다 약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스웨덴전 승리가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도 있다. 선수 구성과 경기력만 놓고 보면 여전히 조별리그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서독의 우승을 이끌었던 수비수 위르겐 콜러(53)는 “현재 독일 대표팀은 안정감이 떨어진다. 선수들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보다는 힘겨운 대회가 되리라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대로 한국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이 독일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다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키지 말란 법도 없다.
루셈 키커 편집장. [중앙포토]

루셈 키커 편집장. [중앙포토]

 
정리(카잔)=박린 기자 rpark7@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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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