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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못 키우는 AI 인재, IT 기업이 기른다

지난달 KT 분당 본사에서 열린 ‘KT AI 아카데미’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이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사례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사진 KT]

지난달 KT 분당 본사에서 열린 ‘KT AI 아카데미’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이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사례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사진 KT]

지난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KT 분당 본사에서 대학생 김승연(25·아주대 컴퓨터공학전공)씨가 딥러닝 기술의 일종인‘ 컨벌루션 신경망(CNN)’ 활용 사례에 대해 발표했다. 김씨의 발표가 끝나자 동료 학생들이 질문하고 답변을 주고받는 과정이 오전 수업 3시간 동안 계속 진행됐다.
 
KT는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4차 산업혁명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KT AI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김씨 등 대학생 20여명이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수강생들은 수학·통계 등 전공 지식에 대한 평가, 면접 등 세 단계 전형을 거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수업료는 없다. 교육 과정 중간마다 학생들의 성취도를 엄격하게 평가한다.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일부 학생들은 KT 신입사원 공채에 지원할 때 혜택을 주기로 했다. ‘AI 아카데미’의 6개월 교육 기간은 ▶인공지능 이론 교육(5주) ▶실제 산업 현장의 케이스 학습·토론(10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팀 프로젝트(8주)로 구성돼있다.
 
장정효 KT 그룹인력개발원 미래교육팀장은 “학생들이 이론뿐 아니라 기업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과 역량을 갖추게 할 것”이라고 강했다. 김씨는 “동료 학생, 선생님들과 시간제한 없이 토론하는 수업 시간이 가장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중국·미국에 밀려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혁신 산업 분야에서 인재 부족 국가로 분류된다. 지난 21일 캐나다 인공지능 관련 리서치 기업 엘리먼트AI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는 168명으로 조사를 실시한 15개 국가 중 14위에 뽑혔다. 1위를 차지한 미국(1만2027명)이나 영국(2130명)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숫자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일찌감치 빅데이터·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실무 기술·지식을 학생들에게 교육해 직접 인공지능 인재를 적극 양성하고 있다.
 
인공지능 교육·학습 분야에서도 중국 정부와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의 장야친(張亞勤) 총재는 지난 4월 “향후 3년간 바이두의 인공지능 전문 학습 기관인 윈즈 아카데미를 통해 인공지능 인재 10만 명을 배출해내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두는 인공지능 인재를 육성해야 할 분야를 ▶연구·개발(R&D) ▶제품 설계 ▶사업 응용 등 세 가지 분야로 분류해 윈즈 아카데미에서 각 분야에 맞는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중국을 제외한 미국·싱가포르·러시아 등 5개 국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는 대학·연구소들을 아우르는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알리바바도 지난해 10월 바이두의 윈즈 아카데미와 유사한 인공지능 학습 기관 ‘다모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유명한 미국 엔비디아의 ‘딥러닝 인스티튜트’는 국내외 이공계 대학생들과 IT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학습 기관이다. 엔비디아는 온라인을 통해서 인공지능 관련 교육을 실시할뿐만 아니라 서울 등 주요 도시에서 인공지능 전문가들에게 직접 딥러닝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션도 연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부터는 연세대와 손잡고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국내 대학생들은 인공지능 관련 실무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KT AI 아카데미 수강생인 김성철(27·연세대)씨는 “영상처리를 공부하다 인공지능에 흥미가 생겼지만 유튜브 등을 뒤지며 인터넷 강의를 들어야만 했다”며 “혼자서 공부하면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고 구글링하는 데도 한계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김승연씨도 “국내 대학교에서는 인공지능 분야 수업을 찾기가 힘들뿐 아니라 관련 논문을 접할 기회도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인공지능 전문대학원을 개설하면 이런 현실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달 “2022년까지 인공지능에 특화된 전문대학원 6곳을 신설하겠다”고 발표했다. 4차위는 “인공지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고급 인재 1400명,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융복합 인재 3600명이 양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IT 기업의 인공지능 인재 육성
마이크로소프트(MS)
● 인공지능 단과대 설립해 연간 10만 명 인재 양성 예정
● 인공지능 강좌 250가지 온라인 제공, MS가 수료생 인증


바이두
● 인공지능 인재 양성 목적의 윈즈(雲智) 아카데미 설립
● 중국 베이징대에 투자해 인공지능 학문 연구 지원


엔비디아
● ‘딥러닝 인스티튜트’로 온·오프라인 인공지능 교육 진행
● 연세대와 손잡고 인공지능 전문가 양성 과정 신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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