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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스타벅스 ‘별천지’ … 도봉구선 ‘별’ 볼 일 없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스타벅스 매장이 새로 생기자 바로 옆에 있던 파스쿠찌 신사역점이 문을 닫았다. 승승장구하는 스타벅스가 토종 커피전문점 자리를 잠식해 가고 있다. [함종선 기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스타벅스 매장이 새로 생기자 바로 옆에 있던 파스쿠찌 신사역점이 문을 닫았다. 승승장구하는 스타벅스가 토종 커피전문점 자리를 잠식해 가고 있다. [함종선 기자]

서울 신논현역 6번 출구 옆 교보강남타워 1층에 스타벅스 매장(리저브 바)이 26일 문을 열었다. 롯데GRS가 자사의 커피전문점 엔젤리너스를 2004년부터 14년 동안 직영하다 올 2월 문을 닫은 자리다. 롯데GRS 김진우 홍보팀장은 “한 달 임대료가 3800만원에 달해 적자를 면치 못했는데, 건물주가 이보다 더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해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광화문 사거리의 광화문 우체국 1층에도 SPC그룹의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가 폐업한 자리를 스타벅스가 인수해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이 점포 역시 한달 5000만원인 임대료를 버티지 못해 SPC그룹이 두 손을 든 자리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기존 커피 전문점이 임대료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 등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한 자리를 스타벅스가 인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중 1위(매출액 기준)인 스타벅스는 올 상반기에 75개의 점포를 새로 냈거나 낼 예정이다. 같은 기간 폐점한 점포가 6개라 69개 점포가 순수하게 늘었다. 2위인 투썸플레이스는 같은 기간 56개 점포가 늘었고, 3위인 엔젤리너스는 오히려 13개 점포가 줄었다.
 
국내 1180개의 모든 매장을 직영하는 스타벅스는 직영점과 가맹점이 함께 있는 다른 커피전문점과 달리 가맹점 영업권 보호를 위한 출점 거리 제한(반경 500m)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는 기존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위치와 상관없이 새로 매장을 연다. 교보강남타워점의 경우도 남쪽과 동쪽 바로 길 건너편에 각각 점포가 있고, 광화문사거리를 기준으로 할 때 반경 1㎞ 안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42개나 된다. 스타벅스는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초기부터 도심 핵심상권에 집중적으로 출점하는 전략을 썼다.
 
스타벅스 신규 매장은 스타벅스의 자체 기준에 따라 수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 낸다. 권리금이 있는 상가엔 일절 들어가지 않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골목에는 점포를 내지 않고 대로변에만 낸다. 스타벅스 전체 사업장 중 50%는 매출액 대비 수수료를 내는 방식으로 건물주와 계약을 체결한다.
 
[ㄹ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ㄹ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이런 독특한 출점 기준과 ‘문화를 판다’는 스타벅스의 전략이 먹혀들어 스타벅스는 한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1조263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1조28억원)보다 26%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1144억원으로 전년(853억원)보다 34%나 증가했다. 이런 호실적 때문에 회사에 쌓아둔 이익(이익잉여금)만도 3025억원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출점거리제한 등으로 인해 토종 업체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임영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2013년만 해도 토종 카페베네가 스타벅스보다 더 많았지만, 그 해 출점 거리 제한이 생기면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며 “카페베네가 원하는 지점에 출점을 못 하는 사이 스타벅스가 시장을 잠식했다”고 말했다. 인구 900여만명인 서울의 스타벅스 매장수는 460여 개로 미국 맨해튼을 포함한 인구 800만명의 뉴욕시 5개구 전체 매장수(361개)보다 100개 가량 많다. 이렇게 스타벅스 매장수가 늘어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내년에 150개의 스타벅스 직영 매장이 폐점될 예정이다.
 
스타벅스가 지역을 차별한다는 불만도 일부 있다. 서울에서도 구별로 스타벅스의 매장 수가 크게 차이가 난다. 서울 강남·서초구에 112개의 매장이 있지만 도봉구에는 단 한 개의 매장밖에 없다. 강북구에도 5개, 중랑구에도 6개뿐이다. 이 때문에 강남에선 ‘별천지(스타벅스의 별을 의미)’이지만 강북에서는 ‘별 보기가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도봉구 방학1동의 이예나(21)씨는 “강남에 사는 친구들은 집앞 스타벅스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는데, 우리 동네에서는 스타벅스에 가려면 쌍문역까지 나가야 한다”고 했다.
 
미국으로 내는 로열티도 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제품 가격의 5% 가량을 로열티로 내는데 지난해 로열티는 631억원이다. 4000원대 커피 한 잔당 200원 가량의 로열티를 내는 셈이다. 외국보다 스타벅스의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스타벅스 카페라테 톨 사이즈 가격은 4600원으로 미국 평균 가격 3870원(3.5달러)보다 20%가량 비싸다.
 
스타벅스가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로변에만 점포를 내고 있지만, 대로변 스타벅스 때문에 뒷골목 소규모 커피전문점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강남구 신사동의 한 동네 커피전문점 점장은 “인근에 스타벅스가 새로 문을 연 이후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이 계속 늘고 있고, 스타벅스를 유치하려는 건물주들의 입점 제의가 하루 평균 50여 건에 이를 정도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은 신세계 이마트와 미국 본사가 반반씩 보유하고 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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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