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남북경협 잰걸음 박용만 … ‘남북민관 협의체안’ 제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남북경협위원장 임명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지만 경협 국면에서 대한상의의 역할에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사진은 26일 남북경협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뉴시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남북경협위원장 임명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지만 경협 국면에서 대한상의의 역할에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사진은 26일 남북경협 콘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뉴시스]

남북경협 국면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바라보는 기업인들의 시선이 뜨겁다. 대한상의의 경협 ‘역할론’이 날이 갈수록 무르익더니 급기야 박 회장의 관련 입각설로 재계가 떠들썩하다. 박 회장과 대한상의는 일단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이라며 ‘신중함 속 잰걸음’으로 남북경협을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재계에선 박 회장이 국제 사회 대북 제재가 풀리기 전까지 손만 놓고 있을 수 없다는 국내 기업들의 목소리에 호응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결국 박 회장과 대한상의가 어떤 형태로든 각각 남북경협의 민간 수장과 경제단체 역할을 맡아달라는 재계의 요청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용만 회장의 남북경협 관련 말
“ 아직 경제협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인데, 지나치게 앞서가서는 안된다”
(3월 19일 남북관계 전망 컨퍼런스)
 
“ 앞으로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때까지 제대로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
(남북정상회담 만찬 참석 직후 4월 27일 페이스북)
 
“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연구하는 차분한 마인드에서 대한상의의 역할을 하겠다”
(6월 26일 남북경협 컨퍼런스)
박 회장은 26일 오전 대한상의가 주최한 남북경협 콘퍼런스에서 최근 정부로부터 남북경협위원장 제안이 있었는지 물음에 “아는 바가 없다”며 “만약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박 회장은 “남북경협에서 사전 검토하고 연구하는 차분한 마인드가 중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대한상의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남북경협위원장 자리에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채 민간 차원에서 남북경협을 이끄는 역할에는 명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박 회장은 이날 경협 준비 단계에서 남북 민관 조직의 역할 등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박 회장은 “정부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남북 민관 협의체’가 경협 표준과 프로토콜, 기업제도 등을 만들어 이질적인 경제기반에서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협 준비 단계에서 남북 민관 조직의 역할 등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박 회장은 또 “최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며 일부에서 다소 성급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대를 현실로 만들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충분한 정보와 판단 없이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옳은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남북민관 협의체 등 앞뒤 맥락을 고려하면 대한상의가 ‘스태프’ 역할을 맡아 경기장을 닦을 테니 ‘플레이어’인 기업이 앞서 힘을 빼지 말라는 의미처럼 들린다”고 평가했다.
 
재계는 박 회장의 이런 언급이 남북경협에서의 구체적인 역할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대한상의가 주최한 ‘남북관계 전망 콘퍼런스’ 때만 해도 “지나치게 앞서가서는 안 된다”고 경협 논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당시 박 회장은 “오늘 콘퍼런스는 남북관계가 급변하기 전인 1월부터 기획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남북경협 관련 기업 움직임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주도로 한 남북경협 TF 출범
한화: 대북사업 TF 구성, 산업용 화약 시장 진출 검토
포스코: 포스코켐텍 자원개발사업 검토 등
대우건설: 전략기획본부 북방사업팀 신설
GS건설: 해외 영업담당 직원 중심 TF 구성
남북경협을 바라보는 박 회장의 의중 변화에는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후 이뤄진 환영 만찬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인으로서 유일하게 참석한 박 회장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더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특별히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만찬 자리에서 박 회장이 남북경협의 실현 가능성을 실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만찬 뒤 페이스북에서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마음이 바쁘다”고 적었다.
 
재계는 대한상의의 위상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 회장이 등판하면 자연스럽게 대한상의가 경협의 민관 총괄 조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상의는 현 경제단체 중 문재인 정부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경제단체 중 가장 많은 17만 회원사를 두고 있어 민간 차원의 폭넓은 협력 모델이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신중론에서 나아가 능동적 태도를 주문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글로벌 기업들의 대북 진출 행렬에 자칫 한국 기업들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개방과 경제성장이 본격화되면 미국은 서비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북·중 경협도 기존 경협과 차원을 달리해 각종 개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은 통상 3년이 소요되지만 독립 국가 연합(CIS) 사례를 보면 이 기간을 1~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며 “기다리기만 할지, 노력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도 “북한이 경제개발 의지가 없었다면 고강도 제재가 들어와도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며 “북한의 협상 자세에서 과거와는 다른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남북경협 대비에 동참하는 재계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대그룹이 이미 지난달 현정은 회장이 위원장을 맡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데 이어 한화, 롯데, GS건설, 대우건설 등도 TF를 꾸렸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 사이에선 남북경협을 바라보기만 하다가 빈손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대한상의가 남북경협에서 중심축을 맡아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민관 협의체
남북 경제의 문화·제도 통일을 위한 양측의 민관 합동 조직. 2000년 대북사업에 적극적이던 현대건설이 유사한 협의체 구성을 추진한 바 있다. 관련 작업이 주로 관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남북경협의 무게추를 민간으로 끌고 오자는 의도로 풀이되기도 한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