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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수수료, 커피숍 웃고 고깃집 씁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다음달 말부터 편의점·커피숍처럼 신용카드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은 카드 수수료가 줄어든다. 반면에 고깃집·옷가게같이 건당 결제금액이 비교적 큰 가맹점은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다.
 
금융위원회는 신용카드 수수료 개편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31일부터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카드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편의점·수퍼마켓·제과점·약국 등 빈번한 소액결제로 상대적으로 수수료 부담이 컸던 골목상권의 부담이 크게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카드사와 가맹점을 이어주는 부가가치통신망(VAN·밴)의 수수료는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뀐다. 현재는 신용카드 결제 건당 약 100원이지만 7월 말부터는 결제금액의 약 0.28%가 적용된다. 이번 개편 방안은 이미 우대 수수료율(0.8~1.3%)을 적용하는 영세·중소 가맹점(연 매출 5억원 이하)을 제외하고 전국 35만 개 가맹점에서 시행한다.
 
업종·가맹점별로는 희비가 엇갈린다. 예컨대 다음달 31일 한 커피숍이 커피 2잔을 팔고 신용카드로 1만원을 결제했을 때 가맹점의 밴 수수료 부담은 28원으로 현재보다 건당 72원 줄어든다. 같은 날 고깃집이 음식과 주류 대금으로 10만원을 결제한다면 밴 수수료는 280원으로 현재보다 180원 증가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익명을 요구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위 방안대로 하면 커피전문점이 5000원짜리 커피 2잔을 팔 때는 수수료가 인하되지만 동네 치킨집이 2만원짜리 치킨 2마리를 팔 때는 수수료가 인상된다”며 “객단가가 낮은 가맹점주는 서민층, 그렇지 않은 가맹점주는 중산층 이상이란 도식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맹점으로선 대체로 건당 평균 결제금액이 3만5000원보다 낮으면 현재보다 유리하고, 3만5000원보다 높으면 불리하다. 업계 전체적으로는 밴 수수료 총액이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 수준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가맹점들은 밴 수수료를 따로 떼지 않고 결제금액에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합쳐서 낸다. 예컨대 카드사와 계약한 가맹점 수수료율이 2%라면 여기에는 밴 수수료도 포함돼 있다. 최고 수수료율은 2.5%지만 실제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2% 이하인 경우가 많다.
 
카드사들은 밴 수수료의 계산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7월 중으로 가맹점별 수수료율을 다시 계산해 통보할 예정이다. 이때 밴 수수료가 줄어드는 가맹점은 전체적인 카드 수수료율이 낮아지고, 밴 수수료가 늘어나는 가맹점은 수수료율이 올라간다.
 
◆가맹점 최고 수수료율 2.5 → 2.3%=금융위는 식당·편의점·슈퍼마켓·제과점·약국·정육점 등 6개 업종에서 10만 곳 이상의 가맹점이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식당의 경우 10곳 중 7곳꼴(69.5%)로 카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는 게 금융위의 계산이다. 10곳 중 3곳꼴(30.5%)은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 때문에 금융위는 신용카드 가맹점의 최고 수수료율을 2.3%로 현재보다 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2%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가맹점이라면 밴 수수료의 인상 요인이 아무리 커도 전체적인 카드 수수료율은 2.3%를 넘을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재 수수료율이 2.3~2.5%인 가맹점이라면 일률적으로 2.3% 이하로 낮아진다. 금융위는 겉으로 ‘업계 자율’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불만이다.
 
카드 수수료 개편은 카드사와 가맹점의 문제여서 당장 소비자 입장에선 변함이 없다. 하지만 수수료 부담이 커진 가맹점에선 원가 상승을 내세워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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