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민 안전도 위협하는 불법 주정차…“과태료 상향하고 시가 단속해야”

 
서울 중구의 청계천 옆 고층 건물 주변에는 점심시간을 전후로 검은색 고급 택시들이 일렬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식사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고급 택시를 이동하려는 수요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가 번호판을 촬영하지 못하도록 맨 앞차의 앞 번호판은 주차 콘(빨간 꼬깔콘)으로 가려놓고, 맨 뒤 차의 뒷 번호판은 기사 한 명이 서서 몸으로 가리고 있는 경우도 많다.
 
고급 택시 한 대가 서울 중구의 한 빌딩 앞에서 번호판을 주차 콘으로 가린 채 정차하고 있다. 송우영 기자

고급 택시 한 대가 서울 중구의 한 빌딩 앞에서 번호판을 주차 콘으로 가린 채 정차하고 있다. 송우영 기자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법 주정차는 시민들의 안전도 위협한다. 지난해 2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제천 화재’에서 도로를 막은 차량이 소방차의 진입을 늦추고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을 지연시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울 시내 곳곳에는 주정차 된 차들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곳들이 많다. 
 
“원인은 주차 공간 부족…운전자들의 비양심도 문제”
주택가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불법 주정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이 큰 원인이다. 동작소방서는 관할 지역 중 소방활동 장애 지역을 44군데로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이 불법 주정차 된 차량으로 길이 좁아진 곳들인데, 시야 확보가 잘 안 돼 자동차가 사람을 치는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동작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 통행로 안내 표지판을 50여 군데 부착해 불법 주정차를 못 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주차 공간이 부족한 데다 이것이 잘못됐다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시 복합상가 화재 당시 소방차의 진입을 막고 있던 차량이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시 복합상가 화재 당시 소방차의 진입을 막고 있던 차량이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인근 초·중·고등학교의 주차 시설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2000년대부터 학교 운동장 지하에 주차장을 만드는 경우가 많이 생겼는데, 한 곳만 개방해도 200면 이상의 주차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천구청 관계자는 “학교 주차장 개방은 교육청과 학교, 구청의 의견이 일치해야 추진되는데, 아이들의 안전 문제로 반대하는 학부모들 때문에 중간에 무산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운전자들의 비양심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 앞 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된 소비자들의 차들이 버스정류장을 자주 점거한다. 대형마트 건물의 지하주차장이 있지만 지하까지 내려가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주차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이 도로에 그냥 차를 세우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차장은 돈을 내고 사용하는 것이라는 문화가 퍼져야 일본처럼 차고지 증명제가 도입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과태료도 적고 단속도 많지 않으니 그냥 불법 주정차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과태료 상향 논의”, 서울시 “단속 권한 시로 이양해야”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주차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단기적으로는 단속을 강화해 ‘불법 주정차를 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은 지난해 제천 화재 이후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과태료 액수를 상향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 현행 과태료는 승용차가 4만원, 승합차가 5만원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과태료가 싼 것이 분명 불법 주정차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 한 번에 1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한다면 불법 주정차가 꽤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단속 권한을 구청이 아니라 서울시가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주차계획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불법 주정차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구청들이 단속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구청장들은 유권자를 의식해 과감한 단속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시청으로 단속 권한이 넘어오면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해서 구청보다 적극적인 단속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싱가포르처럼 지역을 불문하고 모든 곳의 단속을 강하게 해야 한다. 우리처럼 한 곳을 단속하면 단속이 뜸한 다른 곳에 불법 주정차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생기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우영·김현수·정용환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