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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10년 전 제자 성추행한 국립 경북대 교수 수사의뢰

국립 경북대의 한 교수가 10년 전 제자를 강제로 성추행하고, 학교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가해 교수를 검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지만, 징계시효가 지나 중징계가 아닌 ‘경고’ 통보를 받는다. 사건 축소 의혹을 받는 다른 교수들도 경고 외에 별다른 처분을 받지 않게 됐다.
 
교육부는 경북대의 성비위 실태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경북대는 지난 4월 A교수가 10년 전 여자 대학원생을 1년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교육부는 4월 23~25일 실태조사에 나섰고, 성비위 사건과 함께 피해신고 처리 과정, 학내 인권센터 운영 등을 조사했다.
교육부가 국립 경북대의 성비위 사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19일 여성단체가 경북대 앞에서 성폭력 가해자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 [뉴스1]

교육부가 국립 경북대의 성비위 사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19일 여성단체가 경북대 앞에서 성폭력 가해자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 [뉴스1]

조사 결과 경북대 A교수는 전임강사로 재직하던 2007년부터 약 1년간 당시 20대였던 여자 대학원생에게 강제로 키스하고 술자리에서 노골적으로 권력형 성폭행을 행사했다. A교수의 행동은 당시 법률(직장 내 성희롱 금지의무 위반,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로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 사유에 해당한다. 하지만 징계시효(당시 2년)가 지나 ‘경고’ 조치하기로 했다. 
 
사건을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한 의혹도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단과대학장은 2008년 11월 주임교수를 통해 대학원생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았지만, 이를 상담소나 위원회에 넘기지 않았다. 또 단과대학장과 대학원 부원장 2명은 A교수에 대한 ‘자율징계 확약서’를 마련한 뒤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명하도록 하고 해당 사안을 자체 종결했다. 당시 이들 교수에게 성추행 사건조사와 징계요구에 대한 권한은 없었다.
 
단과대학장과 대학원 부원장, 주임교수도 ‘경고’ 조치를 받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이 개정돼 교원의 성희롱·성폭력 범죄 징계시효가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됐지만, 당시 징계시효는 2년이었다.  
 
교육부는 A교수만 형법상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이해숙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장은 “국가공무원법 등을 바탕으로 하면 징계시효가 지났지만, 강제추행 혐의는 공소시효가 10년이라서 수사결과에 따라 별도로 징계가 가능하다”며 “단과대학장과 대학원 부원장 등에게 적용할 수 있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당시 공소시효(7년)가 지나 수사를 의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국립 경북대의 성비위 사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19일 여성단체가 경북대 앞에서 성폭력 가해자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 [뉴스1]

교육부가 국립 경북대의 성비위 사건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월 19일 여성단체가 경북대 앞에서 성폭력 가해자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모습. [뉴스1]

경북대의 성폭력상담소와 인권센터가 부실하게 운영됐던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성폭력상담소·인권센터는 2016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총 8건의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지만,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 여성가족부에 제출하지 않았다. 특히 인권센터는 7건의 성희롱 사건을 조사해 심의·의결했는데, 이를 총장에게 보고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성폭력상담소가 폐지되고 인권센터가 설치되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들을 인수·인계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또 대학의 ‘인권센터 규정’도 부적절하게 제정됐다. 적용대상에 휴학생을 제외하고, 성희롱·성폭력 신고는 사건이 발생한 날부터 1년을 지나면 제기하지 못하게 했다. 교육부는 경북대에 대해 ‘기관경보’를 통보했다. 
 
교육부는 성폭력상담소와 인권센터 운영자에 대해서도 비위 사실과 정도에 따라 주의·경고 등 조치를 할 예정이다. A교수를 비롯해 관련 교직원의 징계처분은 30일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징계시효가 지나 성 비위 교원에 대해 제대로 된 징계 조치를 할 수 없어 안타깝다”며 “징계위원회의 여성위원과 학생위원 참여를 늘려 성비위 사건이 학내에서 투명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성비위 사건 가해자뿐 아니라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하는 교원에 대해서도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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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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