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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상사, 왜 그러는지 이해부터" 조직문화 고치는 정신과 전문의, 밀레니얼에 건네는 위로

 
꼰대는 갑자기 탄생하지 않았다
 
구글 검색량을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사람들이 ‘꼰대’라는 단어를 검색하기 시작한 건 2012년 무렵부터다. 그러다 2015년부터 검색량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최근 2~3년 사이 ‘꼰대’라는 말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뭘까.
 
조직문화 전문 컨설팅업체 이미징리더십인터벤션즈 이경민 공동대표는 “누군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었기 때문”이라며 “꼰대의 등장은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부상하면서 ‘꼰대’가 문제로 여겨지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꼰대라는 말로 대표되는 한국의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런 흐름이 4차 산업혁명 등과 맞물리면서 기업 문화가 중요한 이슈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정신과 전문의다. 병원에서 일하던 그에게 친구인 장은지 공동대표가 찾아왔다. 15년 차 컨설턴트였던 장 대표는 “조직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함께 문화와 구성원이 바뀌어야 한다”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대표 역시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해 돌려보내도 다시 병원을 찾는 걸 보면서 “결국 기업과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다. 국내에서 조직문화 컨설팅에 정신과 전문의가 본격 뛰어든 건 사실상 처음이다. 
 
이 대표는 "꼰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부딪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둘이 서로 닮아있기 때문이란다.
이경민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공동대표

이경민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공동대표

 
'꼰대'와 '밀레니얼', 사실은 닮았다 
 
두 세대가 서로 닮았다니, 무슨 뜻인가요?
'꼰대'라고 불리는 윗세대는 수직적인 조직에서 여러 난관을 딛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이들입니다. 수직적인 조직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이에요.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배척됩니다. 그러니 자기중심적일 수밖에요. 정신과적 용어로 '나르시시스트'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 점에선 밀레니얼 세대 역시 마찬가집니다.
 
밀레니얼 세대도 자기중심적이다?
이들의 부모는 '헬리콥터 맘'으로 불리는 세대예요. 자녀를 적게 낳고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자녀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정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가 자기중심적인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적은 숫자의 자녀에게 과감하게 투자하는 건 이 전 세대에서도 나타나는 특징 아닌가요?
네, 여기에 더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0대 시절부터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SNS 환경에 노출된 세대예요. 셀카를 찍어 자신의 상황을 전시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습니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느끼게 만드는 환경이죠.
 
그렇게 자기중심으로서 자랐지만 정작 저성장에 갇혀 팍팍하게 사는 세대죠.
네, 맞아요. 그래서 사회에 나오면서 자기 중심성에 상처를 입습니다. 내가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막상 취업 시장에선 그렇지 않은 겁니다. 어렵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요. 그렇게 입은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가 심어준 '거짓 자아'가 아니라 스스로가 찾은 진정한 자신에 집중합니다. 나에게 중요한 가치, 나에게 소중한 사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 내가 좋아하는 일 같은 것들에 말이죠.
 
업무보다 내게 의미 있는 걸 추구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꼰대'라 불리는 윗세대는 그걸 절대 이해할 수 없어요. 컨설팅 과정에서 만난 대기업 임원분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부하 직원이 '반려견이 아파 일찍 들어간다'고 해서 보내는 줬지만 황당했다고요.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해온 윗세대로서는 개인에 집중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겁니다.
 
나르시시스트의 충돌, 조직을 흔들다 
 
그래서 두 세대가 부딪치는군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밀레니얼 세대 입장에선 회사밖에 모르는 윗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거예요. 저성장 환경 속에 있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회사는 내년 월급을 올려주지도, 정년을 보장해주지도 못하는 곳입니다. 그런 곳을 위해 개인을 희생해왔고, 희생하라고 요구하는 윗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당연합니다.
 
이 두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는 건 가능한가요?
일단 서로에 대해 아는 게 중요합니다. 수직적인 조직의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고요. 구조와 시스템을 혁신하는 걸 기존의 컨설팅 업체들이 해왔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구조만 바꿔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게 제가 창업한 이유입니다. 사람과 문화에 대한 이해 위에서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고 싶었어요. 그래야 혁신과 변화가 일어납니다.
 
두 세대가 충돌했을 때 더 고통받는 건 밀레니얼 세대 아닌가요?
맞아요. 권력 구조의 약자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윗세대가 발 뻗고 자는 건 아닙니다. 직원들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나가면서 일이 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 자신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합니다. 따돌림을 받는다고 느끼고 외로움을 호소하기도 하고요. 저희는 컨설팅 과정에서 그분들이 자신의 문제를 바라보게 하고, 공감하는 방법을 코치해드립니다.
 
거리를 유지하는 건 순응 아닌 대처 
 
밀레니얼 세대는 꼰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본인의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팀장이나 대표를 만났다면 운이 좋은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을 텐데요, 이분들께 해드릴 수 있는 말은 거리를 유지하라는 겁니다.
 
거리를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신과에서 여러 가지 기준으로 사람을 분류하듯이 꼰대 역시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왜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면, 거기에 휘둘려 화를 내거나 좌절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이 대표는 유료 콘텐츠 플랫폼 폴인과 함께 다음 달 5일 ‘강한 사원이 되기 위한 멘탈 트레이닝’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서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상사의 유형을 정리하고 유형별로 적절한 대응법을 공개한다. 

강한 사원이 되기 위한 멘탈 트레이닝

 
결국 꼰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가요?
순응하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그 사람 때문에 여러분의 커리어와 인생을 수정하는 게 오히려 순응하는 거죠. 우리는 모두 내 일을 하며 내 삶을 살고 있고, 살아야 해요. 누군가 때문에 그걸 포기할 필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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