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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위대한 협상가” 김정은 띄우기, 비핵화 물밑 시간과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대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대한 협상가"라고 치켜세웠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대한 협상가”라며 또다시 치켜세웠다. “김정은은 똑똑한 터프가이”라고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그는 총명하고 정보가 많고 주제를 매우 잘 파악하고 다른 사람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유머 감각도 있고 서방 세계에 정통하다”고도 했다.
 
트럼프와 폼페이오가 동시에 “김정은과 화학적 결합”까지 내세워 띄우기에 나선 이면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시간적 압박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거꾸로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3차 북·중 정상회담을 하며 제재 완화 등 더 큰 양보를 얻기 위한 시간벌기 전술을 쓰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23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네바다주 전당대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과 좋은 화학적 조합(궁합)을 갖고 있고 아주 잘 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린 즉각적인 비핵화를 시작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세제 개혁 원탁회의에선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가 북한의 엄청난 미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총체적 비핵화 과정은 시작되고 있고, 추가 협상도 진행 중”이라며 미국인 억류 인질 송환, 200여구의 미군 유해 송환과 7개월여 핵ㆍ미사일 시험 중단 등 성과도 과시했다. 그러면서 “단계적으로(step by step), 일이 정말 잘 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북 ·미 비핵화 후속협상을 앞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3일 국무부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북 ·미 비핵화 후속협상을 앞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3일 국무부에서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 띄우기는 일차적으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북한 고위 당국자의 후속 협상 분위기 조성용이다. 
두 정상이 약속한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과 한국전 미군 유해 송환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2일 폼페이오 장관,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회의를 한 후 “을지 프리덤 가디언 훈련과 함께 7월부터 3개월간 진행하려던 한ㆍ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화이트 대변인은 “추가 결정은 폼페이오 장관의 후속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이 선의로 생산적인 협상을 계속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추가 훈련 중단 여지도 열어놓았다.
 
미군 유해 송환까지 이행이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이번 주엔 본격적인 비핵화 후속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비핵화의 세부 이행 사항과 검증 등 핵심 이슈가 모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후속 협상 성공의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믿음대로 김정은이 비핵화 절차 개시에 합의할지, 지연전술에 나설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아태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북한은 협상을 가능한 길고 복잡하게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며 “협상이 길어져 사실상 핵 보유국 지위를 길게 유지하면서 궁극적으로 미국이 이를 암묵적으로 인정하게 하는 게 북한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하원 아태소위 청문회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지만 핵 개발을 지속하는 데에는 시간이 주요 요소”라며 “미국 후속 협상에 시간 압박을 해소할 하나의 방법은 핵ㆍ미사일 ‘생산’까지 완전히 동결하고 엄격한 사찰과 검증 메커니즘을 수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 MSNBC방송 휴 휴잇과 인터뷰에서 “공개되지 않은 싱가포르 합의가 더 있느냐”는 질문에 “협상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싶진 않지만 많은 일과 원칙에 합의했고 양국이 넘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 한계선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로데오 게임 같은 협상을 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번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역시 틀릴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며 “대통령이 분명히 말했듯이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할 수 없거나 비핵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제재는 계속될 것이고, 협상에 선의가 없거나 비생산적인 것으로 증명되면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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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