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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없는 성장]리쇼어링으로 일자리 17만개 만든 미국…한국은?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직원들이 뉴 캠리 차량의 조림과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켄터키 공장에서 직원들이 뉴 캠리 차량의 조림과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다국적 완성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미국 법인은 올 초 멕시코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 주와 오하이오 주 공장에 10억 달러(1조8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FCA의 이런 결정은 트럼프 정부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과 관련이 깊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내 기업에 법인세를 낮춰주는 동시에 해외 공장 생산 제품에는 국경세를 부과하는, 강온 양면 정책으로 해외 공장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완성차 제조사의 'U턴'은 일본이 한술 더 뜬다. 일본에선 이미 2015년부터 도요타와 혼다·닛산 등 주요 자동차 대기업이 일본 내 생산을 늘리기로 선언했다. 도요타는 미국 인디애나 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캠리' 모델 일부를 아이치 현 공장에서, 혼다는 소형차 '피트' 모델 생산 물량 일부를 멕시코에서 사미아타 현 공장으로 옮겼다. 아베 정부가 법인세 감면, 연구개발비 투자 지원 등 적극적인 리쇼어링 지원책을 펴고 있기 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보다 인건비가 훨씬 비싼 미국과 일본이 '리쇼어링' 모범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임금을 찾아 개발도상국으로 나간 공장을 불러들이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두 나라의 리쇼어링 정책에는 ▶세제 지원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란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비싼 인건비를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인센티브가 'U턴 기업'에 다각도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비영리단체 리쇼어링 이니셔티브(Reshoring Initiative)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리쇼어링과 외국인 직접 투자로 17만1000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2000~2003년 사이 24만 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유출된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일자리 관련 거시 지표에도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 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2010년 1408만 명에서 올해 3월 말 현재 1551만 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실업률은 9.6%에서 4.1%로 5.5%포인트 줄었다.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켄터키 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도요타]

도요타자동차의 미국 켄터키 공장 생산라인. [사진제공=도요타]

미국이 리쇼어링 정책에 본격 나선 건 2010년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리메이킹 아메리카'란 슬로건을 내걸고 법인세를 38%에서 28%로 내리는 방안을 추진했다. 미국 복귀 기업이 부담해야 할 공장 이전 비용의 20%도 국가가 보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 발 더 나갔다. 법인세율을 최고 21%까지 내리는 당근과 함께 해외 생산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는 35%의 관세를 부과하는 형태로 '채찍'을 들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 동쪽 지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외 진출 기업의 'U턴'을 추진했다. 아베 내각은 법인세율을 34%에서 20% 선까지 낮췄다. 도교·오사카 등 대도시에도 규제 특례조치와 연구개발비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완성차 업체와 가전 제조사들의 유턴은 곧바로 일자리 증가로 이어졌다. 일본의 지난해 3월 고졸자 취업률은 100%, 대졸자는 97.6%다.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한국 리쇼어링 기업 만족도 설문조사 [자료 한경연]

한국 리쇼어링 기업 만족도 설문조사 [자료 한경연]

한국은 미국·일본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2005~2015년) 동안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에 투자한 액수는 41억4800만 달러에서 78억8300만 달러로 90% 늘어난 반면, 국내 설비투자에 쓴 금액은 같은 기간 42조9400억원에서 63조5600억원으로 48% 증가에 그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2년 제1차 'U턴 기업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2017년 8월 말 현재 87개 기업이 지방자치단체와 국내 복귀 협약을 맺었지만 실제 돌아온 기업은 41곳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대부분 신발이나 보석 가공업체 등 중소기업으로 대기업의 리쇼어링 사례는 없었다.
 
정조원 한경연 고용창출팀 팀장은 “법인세, 노사 관계,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인건비 상승, 이 세 가지 요인이 리쇼어링을 막고 있다"며 "광주형 일자리 같은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무엇보다 리쇼어링 기업이 채용 관련 투자를 할 경우 일괄적인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규제 합리화의 핵심을 고용에 맞춰야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미국 정부가 법인세 인하로 리쇼어링 정책을 진행하는 점 역시 참고할 만하다”며 “글로벌 경쟁에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세를 대폭 감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년·이근평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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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