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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부산영화체험박물관에서 "온몸으로 영화를 느껴봤어요"

(왼쪽)홍아랑·양유찬 학생기자가 별명을 만들고 있다.

(왼쪽)홍아랑·양유찬 학생기자가 별명을 만들고 있다.

영화감독이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입장하려면 얼굴 사진을 찍고 자신을 드러낼 이름을 지어야 하죠. 부산 중구 대청로에 있는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곳은 조용히 구경만 하는 박물관은 아닙니다. 직접 영화 속 주인공이 돼 더빙도 하고 악당을 물리칠 수도 있죠. 영화의 역사를 배우는 건 당연하고요. 양유찬·홍아랑 소중 학생기자가 각각 루피·콩아랑이란 이름으로 체험에 나섰습니다. 

전시관 입장 전에 볼 수 있는 '그림자 아저씨의 부산 탐험 시작' 영상.

전시관 입장 전에 볼 수 있는 '그림자 아저씨의 부산 탐험 시작' 영상.

부산은 지난 2014년 12월 1일 아일랜드의 골웨이·불가리아의 소피아와 함께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중 '영화 창의도시'로 선정됐습니다. 이는 아시아에서 최초예요. 세계적으로는 2009년 영국의 브래드포드, 2012년 호주 시드니에 이어 세 번째죠.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뽑히기 위해서는 대상 분야 관련 문화예술 및 교육 분야 기반이 조성돼 있어야 합니다. 부산이 선택된 데에는 1990년대 후반 시작한 부산국제영화제가 일등공신이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사실 부산에는 그 이전부터 특출난 영화 문화가 존재했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시기에 한국 영화 중심지였죠. 일제강점기 부산 영화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것은 조선키네마주식회사입니다. 우리나라 최초 주식회사 형태로 1920년대 설립된 영화제작사죠.
(왼쪽부터) 홍아랑·양유찬 학생기자와 권태하 해설사가 영화도시로서의 부산의 태동기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보고 있다. 우측에 '부산의 풍경사진'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왼쪽부터) 홍아랑·양유찬 학생기자와 권태하 해설사가 영화도시로서의 부산의 태동기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보고 있다. 우측에 '부산의 풍경사진'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신경미 부산영화체험박물관 실장은 "조선키네마주식회사가 일본 자본으로 시작했던 것은 맞지만 설립 1년 만에 사라진 후에도 한국 감독이 영화의 맥을 이으려 노력했어요. 한국전쟁 시기에도 꾸준하게 한국 배우를 발굴했고요. 조선키네마 소속이었던 나운규가 '나운규 프로덕션'을 설립하고 영화 '아리랑'(1926)을 제작하는 등 한국 영화의 자생력이 생겨났죠. 아리랑을 기점으로 민족의 자존과 항일 저항 의지를 표현한 일련의 작품들이 이어졌고, 1930년대에는 사실주의와 계몽주의 경향의 영화들이 대두하기 시작되었어요. 이때 형성된 영화 인맥들이 부산이 영화도시로 맥을 이어올 수 있던 결정적 이유예요"라고 강조했죠.
양유찬 학생기자가 얼굴을 합성할 영화를 고르고 있다.

양유찬 학생기자가 얼굴을 합성할 영화를 고르고 있다.

부산영화체험박물관은 두 개 층으로 돼 있습니다. 3층에는 영화역사의 거리·명작 광장·영화학교·영화공작소, 4층에는 영화축제·영화놀이동산·어린이 영화마을·영화의 전당이 마련돼 있어요. 학생기자들은 전시운영팀 권태하 해설사와 함께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했죠. "자, 여기 서서 사진을 찍을 거예요." 진짜 매표소 앞 간이 매표기에는 사진 찍는 기능이 있었는데요. 여기서 찍은 프로필 사진을 넣은 입장권은 오늘 아주 유용하게 쓰일 거랍니다. 각 체험 코스에서 정해진 곳에 카드를 가져다 대면 얼굴과 이름을 바탕으로 포스터를 만들어 주거나 퀴즈쇼에 참여할 기회를 주거든요.
홍아랑 학생기자가 영화 포스터에 얼굴을 합성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홍아랑 학생기자가 영화 포스터에 얼굴을 합성하는 체험을 하고 있다.

"이곳은 영화 중앙역이에요. 기차 차장 그림자 아저씨를 따라 100년 전 부산으로 떠나는 기차 여행을 할 거예요." 기차를 탄 듯 삼면에 형형색색의 그림이 가득 찼죠. 경쾌한 음악도 흘러나오며 그림자 아저씨를 따라 영화도시 부산에 대해 알아봤죠. 유찬이와 아랑이가 가장 주목한 곳은 자신의 얼굴을 넣어 포스터를 만들어 보는 코너였어요. "저는 좀비를 무서워해요. 하지만 '부산행' 포스터에 얼굴을 넣어 볼래요." 유찬이는 지난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의 주인공 자리에 자신의 얼굴을 넣었어요. 고른 사진은 우측 화면에 확대돼 나왔죠. "주연이 루피래요. 제 별명이에요. 하하하." 아랑이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골랐죠. "주연 콩아랑이라고 적혔어요!" 뿌듯함은 덤이었어요. 
양유찬(왼쪽)·홍아랑 학생기자가 영화배우가 된 듯 포토월 앞에서 손을 들어 보였다.

양유찬(왼쪽)·홍아랑 학생기자가 영화배우가 된 듯 포토월 앞에서 손을 들어 보였다.

"영화체험박물관은 말 그대로 학생들이 영화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곳이죠." 권 해설사의 설명을 따라 걷다 보니 녹음실이 나왔습니다. 소중 기자들은 두 개 방 중에서 '명량' 방으로 들어갔어요. "자, 친구들 이제부터 주인공이 되어 보는 거예요. 이순신 장군이 돼 대사를 말해 봅시다." 유찬이가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이순신 장군의 명대사를 따라 했습니다. 아랑이는 들으며 연기를 잘하는지 검사했죠. 녹음이 끝난 후 후작업까지 해봤어요. "불을 때는 소리, 화살을 쏘는 소리 등 모두 후작업으로 들어가죠. 실제 촬영 장소에서는 녹음되지 않았던 걸 여기서 입히는 거예요." 유찬이와 아랑이가 녹음한 목소리를 들으며 어울릴 법한 곳에 알맞은 효과음을 넣었어요. "완성됐어요! 정말 신기해요."
(왼쪽)양유찬·홍아랑 학생기자가 스토리보드를 꾸미고 있다.

(왼쪽)양유찬·홍아랑 학생기자가 스토리보드를 꾸미고 있다.

직접 영화감독이 돼 스토리보드를 꾸미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터치스크린에 등장인물·소품·순서 등이 구성됐죠. 유찬이와 아랑이는 합심해서 이야기를 꾸렸습니다. "여자가 먼저 나와요. 그리고 책상이 나오죠."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입맛에 맞게 보드에 옮겼어요. "이렇게 둘이 만나게 돼요!" 중간 설명이 자세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첫 스토리보드를 꾸몄다는 데 만족했어요. "저도 해 볼래요!" 소중 학생기자들의 활동을 본 다른 친구들도 그 뒤를 이어 줄을 섰죠.
홍아랑(왼쪽)·양유찬 학생기자가 3D 크로마키 합성 체험을 하고 있다.

홍아랑(왼쪽)·양유찬 학생기자가 3D 크로마키 합성 체험을 하고 있다.

다음엔 타임 슬라이스 기법을 체험했어요. 타임 슬라이스는 시간을 쪼개 움직임을 포착하는 기술로, 다양한 각도에서 하나의 움직임을 잡아내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주죠. "이곳에선 180도 카메라가 여러분의 움직임을 포착합니다. 하나 둘 셋 하면 뛰어 보세요." 권 해설사의 설명에 따라 힘껏 뛰자 마치 영화 '매트릭스' 속 한 장면처럼 공중에 멈춰선 두 학생기자의 모습이 커다란 화면에 나왔죠. 옆 방으로 이동하자 신기한 모험세계로 떠날 크로마키 스튜디오가 나왔어요. 영화의 합성기술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해 보는 곳이죠. 두 가지 장면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어요. "저는 공룡 세계로 떠날래요." 유찬이와 아랑이는 공룡 세계에 필요한 불과 돌을 골라 들고는 공룡을 무찔렀습니다. 
두 학생기자의 핸드 프린팅이 모니터에 등장했다.

두 학생기자의 핸드 프린팅이 모니터에 등장했다.

4층에선 먼저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 코너를 본딴 핸드 프린팅 코너가 학생기자들의 시선을 끌었죠. 카드를 찍은 후 유찬이와 아랑이도 손을 꾹 찍었어요. 서명도 옆에 적었답니다. "손을 여기에 두세요. 자, 조금만 기다리면…." 영화배우들의 핸드 프린팅이 빼곡한 벽에 두 친구의 프린팅도 나란히 올라갔어요. 이후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체험을 하러 이동했죠. VR 기기는 사람의 눈에 맞춘 두 개의 화면을 제공해 사용자가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돕죠. "고개를 돌리니까 장면이 마구 바뀌어요." '공룡이 살아있다'를 선택한 유찬이와 아랑이는 VR 안경을 착용하고 약 5분가량 가상현실 체험을 즐겼습니다. 소중 친구들 또래는 '공룡이 살아있다'와 '부산투어' 두 가지, 어른들은 '좀비이야기'까지 세 가지 영상 중에 선택할 수 있어요. "360도로 의자를 회전하니 너무 신기해요. 꼭 공룡이 제 옆에 있는 것 같네요."
 
부산=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동행취재=양유찬(대전 목양초 5)·홍아랑(부산 두실초 4) 학생기자
사진 부산=임익순(오픈스튜디오)
자료=『부산, 영화로 이야기하다』(비온후)
유찬이와 아랑이는 '공룡이 살아있다'를 선택했는데요. 약 5분가량의 영상물로 갤럭시S8 기어 오큘러스 VR 안경을 착용하면 볼 수 있습니다. VR 기기는 사람의 눈에 맞춘 두 개의 화면을 제공하며 기기 사용자가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돕죠.

유찬이와 아랑이는 '공룡이 살아있다'를 선택했는데요. 약 5분가량의 영상물로 갤럭시S8 기어 오큘러스 VR 안경을 착용하면 볼 수 있습니다. VR 기기는 사람의 눈에 맞춘 두 개의 화면을 제공하며 기기 사용자가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돕죠.

부산영화체험박물관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1시간 전 입장 마감)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입장료(개인 기준) 청소년·어린이 7000원, 성인 1만원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대청로126번길 12(동광동3가)
문의 051-715-4200~4201
가상현실이란 용어는 지난 1989년 재론 래니어라는 미국 학자가 처음 고안했습니다. 1950년대 중반에는 할리우드 영화에 가상현실 개념이 도입됐죠. '가상현실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반 서덜랜드가 가상현실을 느낄 기기를 작게 만든 1965년이죠. 디스플레이에 관한 논문에서 사용자의 두 눈을 둘러싸는 방식인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Head Mounted Display)의 초기 모델을 발표했던 거예요. HMD는 이용자의 눈을 통해 입체 영상을 보게 돕죠. 유찬이와 아랑이가 공룡 탐험을 한 것도 이 기계를 통해서예요. "미래 영화 시장은 가상현실과 접목되는 게 점점 더 늘어날 거예요. 수년 전 영화 '아바타'를 보면서 놀랐겠지만 앞으론 당연한 일이 될 지도 모르죠." 권태하 해설사의 설명으로 관람을 끝냈어요.

가상현실이란 용어는 지난 1989년 재론 래니어라는 미국 학자가 처음 고안했습니다. 1950년대 중반에는 할리우드 영화에 가상현실 개념이 도입됐죠. '가상현실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반 서덜랜드가 가상현실을 느낄 기기를 작게 만든 1965년이죠. 디스플레이에 관한 논문에서 사용자의 두 눈을 둘러싸는 방식인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Head Mounted Display)의 초기 모델을 발표했던 거예요. HMD는 이용자의 눈을 통해 입체 영상을 보게 돕죠. 유찬이와 아랑이가 공룡 탐험을 한 것도 이 기계를 통해서예요. "미래 영화 시장은 가상현실과 접목되는 게 점점 더 늘어날 거예요. 수년 전 영화 '아바타'를 보면서 놀랐겠지만 앞으론 당연한 일이 될 지도 모르죠." 권태하 해설사의 설명으로 관람을 끝냈어요.

학생기자 취재 후기
양유찬(대전 목양초 5)

부산은 매년 국제영화제가 개최되어 영화의 도시로 유명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영화체험박물관을 취재한다고 했을 때 기대감이 컸죠. 박물관을 본 후엔 영화를 재미있게 만드는 데 구성도 중요하지만, 과학과 기술의 발전 역시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체험도 잊을 수 없는데요. 그중에서도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을 넣어보는 것이 가장 흥미로웠죠. 영화 주인공이 돼 뿌듯했어요.
 
홍아랑(부산 두실초 4)
처음 접하는 신기하고 흥미로운 체험 거리가 다양하게 있었어요. 옛날 전차에도 타보고 영화의 역사거리도 걸어 보았죠.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싶거나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꼭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박물관 체험을 통해 영화 한 편에는 배우와 감독의 노력뿐만 아니라, 스크린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촬영기사나 미술감독 등의 땀과 노력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배웠죠.
홍아랑(왼쪽)·양유찬 학생기자가 더빙 체험을 하고 있다.

홍아랑(왼쪽)·양유찬 학생기자가 더빙 체험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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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