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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나면서 90억원 기부한 미국 주유소 종업원

기자
강정영 사진 강정영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2) 

부자는 어떤 생각과 철학, 생활방식, 자녀관을 갖고 있을까. 부를 이룬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고, 부를 오래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재벌이 아닌 평범하지만 이웃집에서 만나볼 만한 진짜 부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 

 
평생 주유소 종업원으로 일하다 말년에 잠시 동네 작은 백화점 점원으로 일했던 로널드 리드(Ronald Read)는 자신의 재산 800만 달러(한화 약 90억원 상당)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남겼다. [사진 Brattleboro Memorial Hospital 유튜브 화면 캡쳐]

평생 주유소 종업원으로 일하다 말년에 잠시 동네 작은 백화점 점원으로 일했던 로널드 리드(Ronald Read)는 자신의 재산 800만 달러(한화 약 90억원 상당)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남겼다. [사진 Brattleboro Memorial Hospital 유튜브 화면 캡쳐]

 
3년 전 미국 버몬트 주의 한 작은 도시에서 로널드 리드(Ronald Read)라는 사람이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평생 주유소에서 종업원으로 일했고 말년에 잠시 동네 작은 백화점에서 점원으로 일했다고 한다. 그의 죽음이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적지 않은 돈을 동네 병원과 도서관에 기부한 때문이다. 
 
이 사람은 금고에서 800만 달러(한화 약 90억원 상당)의 주식과 투자 증서를 보관하고 있었다. 그는 비록 힘든 생을 살았지만 평소에 사회적 약자를 위해 무언가 남기고 싶었던 마음이 늘 있었다. 어느 사회에서나 어두운 곳에 불을 밝히고,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극소수의 사람이 있다.
 
월급도 많지 않은 그가 어떻게 그 큰돈을 모았나 싶어 투자 전문가들이 분석해봤다. 월급에 비춰 매월 300달러(한화 약 33만 원) 정도 저축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을 시작해 사망할 때까지 기간이 65년이었고, 연 8% 이자를 복리로 단순 계산하면 800만 달러로 불어난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저소득 근로자로 근근이 살아온 사람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그의 검소한 생활방식과 더불어 장기투자에 대한 확고한 신념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봤다. 또 그가 투자를 시작할 당시보다 우량주의 가치는 지금 약 20배 정도 올랐고, 약간의 운도 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그대로 돈을 묻어 두고 수익을 재투자하는 식으로 재산을 불렸다고 한다.


부자의 3가지 조건
로널드 리드의 일생을 통해 부를 일구기 위한 요건을 찾을 수 있다. 검소한 생활, 장기 적립식 투자, 건강이 그것이다. [중앙포토]

로널드 리드의 일생을 통해 부를 일구기 위한 요건을 찾을 수 있다. 검소한 생활, 장기 적립식 투자, 건강이 그것이다. [중앙포토]

 
그는 휴가도 잘 가지 않고 검소하게 살았지만, 돈을 한 푼도 안 쓰는 구두쇠는 아니었다고 그의 자녀들은 말한다. 소박한 생활방식으로 보아 체면치레를 위해 지출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또 80대에도 건강했다고 한다. 만약 그가 병약했다면 그의 상당 부분 재산은 없어졌을 것이다. 그의 평범한 일생을 통해 부를 일구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찾을 수 있다. 검소한 생활, 장기 적립식 투자, 건강이 그것이다.
 
미국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30억~40억원을 가진 부자의 연 소득이 얼마인가를 알아봤더니 평균 900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소득이 많아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연 3억~4억원을 벌더라도 소비가 많은 사람은 부를 축적할 수 없다. 적은 소득이라도 검소하게 생활하고 저축과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 그들은 총수입의 최소 15% 이상을 투자를 위해 떼어둔다고 한다.
 
그들이 어떤 일을 하나 살펴보니 용접업자, 경매인, 농장주, 병충해 방제업자, 공원 모바일 홈 임대업자, 동전이나 우표 딜러, 도로포장 업자 등으로, 화려하거나 이른바 번듯한 업종이 아니다. 부자가 나올 것 같지 않은 소박한 업종에서 부자가 더 많더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 짐작된다.
 
미래에는 과거의 패턴과 다를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는 세상이 변해 돈을 빌려서라도 IT 등 전도유망한 분야에서 창업하고 리스크 테이킹도 해야지 옛날 방식은 더는 안 통한다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신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이 떠들썩하게 지면을 장식하기도 한다. 그 방법이 미래의 부자가 되는 보편적인 길일까.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지만 부자가 되는 것은 현란한 직종이나 직업을 선택한 결과는 아닌 것 같다.
 
죽순은 땅속에서 7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낸 후 땅을 뚫고 머리를 내민다. 부를 이루는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묵묵히 일해야 한다. [중앙포토]

죽순은 땅속에서 7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낸 후 땅을 뚫고 머리를 내민다. 부를 이루는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묵묵히 일해야 한다. [중앙포토]

 
죽순 요리를 먹어 본 적 있는가.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 순을 말한다. 중국집에서도 흔하지 않은 고급 요리이며 귀한 분 모실 때 상에 오른다. 죽순요리는 왜 귀할까. 생 죽순은 봄철 한때에만 맛볼 수 있다. 노르스름한 비주얼, 아삭한 식감에 은은한 향도 있다. 
 
죽순은 땅속에서 7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낸 다음 땅을 뚫고 머리를 내민다. 일단 싹을 틔우면 하루에 40센티미터를 자라 순식간에 대나무로 성장한다. 따라서 어린 순을 먹을 수 있는 기간이 고작 10일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부를 이루는 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죽순이 땅 위로 나오기까지 오랜 준비 기간이 필요하듯이 부를 이루기 위해서도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묵묵히 일해야 한다. 연어는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돌아와 자신이 태어난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험한 여정을 거친다. 쉽게 짧은 기간에 부자 되는 길은 없다. 맹목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 사람에게 돈은 찾아오지 않는다. 


미국의 부자는 자수성가형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부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려 애썼다고 한다. [AP=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부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려 애썼다고 한다. [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을 지낸 빌 클린턴은 『마이 라이프(My Life)』라는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부터 미래에 대한 단기·중기·장기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려 애썼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평소의 습관이 그를 미국 대통령까지 만들어 준 초석이 됐다는 것이다. 
 
무언가 이룬 사람은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한다. 부자가 되는 길도 마찬가지다. 한 달, 일 년의 삶에 대해 철저히 계획하고 예산을 세운다.  꼼꼼히 소비지출 내역을 체크해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한다. 시간, 에너지, 돈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몸에 배어야 한다.
 
누구나 널찍한 길을 편하게 걷고 싶지만 그러면 부자 되기는 어렵다. 수입이 많아도 근사한 주택, 명품, 고급 차, 비싼 휴가, 고급 레스토랑을 좋아하는 과시적인 소비 패턴이 몸에 익은 사람은 돈이 붙지 않는다. 검소하고 절제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좁은 길을 마다치 않고 끝까지 걸어가는 끈기도 있어야 한다.
 
부자들은 대부분 자수성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공통점이 있다. 열심히 일하고(Hard Working), 크고 작은 장애물을 극복해 나가는 강한 의지가 있고(Perseverance), 무엇보다도 절제하는(Self-discipline) 생활방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인생을 소박하고 반듯하게 산 사람에게 부는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꼭 부자가 아니더라도 보기에도 좋다. 소비적인 사람은 좋은 것을 사기 위해서 일한다고 한다. 그러나 부를 이룬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aventam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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