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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욕실 변기 옆 세면대? 변기? 정체는 '세신대'

호텔리어J의 호텔에서 생긴 일  
호텔 수준은 의외로 욕실에서 드러난다. 욕실용품 하나에도 호텔이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가 들어 있다.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호텔 수준은 의외로 욕실에서 드러난다. 욕실용품 하나에도 호텔이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가 들어 있다.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호텔리어 사이에선 특급호텔이 ‘얼마나 고급스러운가’는 욕실을 보면 안다는 말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변소’란 최소한의 기능만 담당하는, 지저분하고 꺼리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욕실 보면 호텔 수준 알 수 있어
호텔마다 욕실용품 브랜드 달라
통유리·대리석, 고급 용품 배치

 
현실의 주거 공간에서 가장 마지막에 챙기게 되는 곳이 욕실이니만큼, 호텔 욕실이 럭셔리하다는 것은 ‘호텔의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뜻이 될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황금색 수도꼭지가 달린 거대한 욕조에서 거품목욕 하는 장면이 ‘부귀의 상징’처럼 두고두고 재생되는 것처럼 말이다.
 
고객의 안목이 높아진 만큼, 국내 특급호텔도 욕실에 잔뜩 공을 들이는 추세다. 그래서 가정용 화장실과 구조나 기물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남자친구와 큰 맘 먹고 특급호텔에 투숙한 A씨는 욕실에 들어갔다가 두 번 놀랐다. 럭셔리한 대리석과 고급스러운 어메니티에 먼저 놀랐고, 통유리로 내려다보이는 도심 전경에 황홀해 하다 불현듯 놀랐다. 맞은편 건물에서 샤워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그런 일은 절대로 없다. 외부 시선을 차단하는 여러 시설을 갖춰 놨다.
 
고급 호텔일수록 ‘어메니티(Amenity)’에 신경을 쓴다. 어메니티에서 호텔 브랜드가 드러날 수 있어서이다. ‘어메니티’는 투숙객에게 제공하는 욕실용품과 소모품을 일컫는다. 호텔마다 다르고, 객실 등급마다 사용하는 브랜드가 다르다. 하여 국내에 신규 브랜드의 특급호텔이 들어서면 ‘어떤 브랜드의 어메니티를 쓰는가’에 호텔리어의 관심이 집중된다.  
 
예를 들어 2013년 오픈한 파크하얏트 부산은 뉴요커가 사랑하는 향수 브랜드 ‘르 라보(Le Labo)’를 들여왔고, 6성급을 표방하는 시그니엘 서울 호텔은 특정 취향을 겨냥한 프랑스의 럭셔리 향수 브랜드 ‘딥디크(Diptyque)’를 선택했다. 두 호텔 모두 어메니티 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어메니티는 여행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일종의 기념품이다. 요즘엔 여행 중에 경험한 호텔의 어메니티를 수집하는 사람도 많다. 어메니티는 호텔이 고객에게 드리는 감사의 표현이므로, 남은 어메니티를 챙겨 나오는 것은 결례가 아니다. 부끄러워 말자.
 
참, 욕실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만 덧붙인다. 워낙 문의가 많아서다. 국내 호텔에는 거의 없지만 외국 호텔, 특히 유럽 호텔 화장실에는 변기 옆에 세면대인지 변기인지 헷갈리는 것이 놓여 있다. 이것의 용도를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물을 받아놓고 아기를 씻었다는 사람, 얼음을 넣고 맥주를 보관했다는 사람, 머리를 감았다는 사람, 실제로 용변을 봤다는 사람도 있다.  
 
이것의 이름은 ‘비데(Bidet)’다. 맞다. 우리가 아는 그 비데다. 그런데 프랑스어 ‘비데’에는 변기 말고 원래 다른 뜻이 있다. 사전의 정의를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여성용 성기 세척기'. 여성병 예방을 목적으로 중세 프랑스에서 개발됐다. 변기에서 용변을 본 뒤 또는 용변과 무관하게 여성이 제 성기를 닦을 때 이 비데에 걸터앉았다. 세면대가 얼굴을 닦는 곳이니, 말하자면 세신대(洗身臺)라 할 수 있겠다. 앞으론 헷갈리지 마시라.
 
호텔리어J talktohotelierJ@gmail.com  
특급호텔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호텔리어. 호텔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일화를 쏠쏠한 정보와 함께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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