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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게 살아있는 노숙인, 서류상 '18년 전 죽은 사람'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22일 문화일보는 살아있음에도 서류상 사망신고가 됐던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1993년 황모(58)씨는 가족과 심한 갈등을 겪다 가출했다. 황씨와 연락이 되지 않자 가족들은 실종 신고를 했고, 2000년 1월 법원이 실종 선고를 내리면서 서류상 사망 상태가 됐다. 막노동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오던 황씨는 전남 신안군의 염전 노예로 팔려가기도 했다.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배고픈 거리 생활은 이어졌다. 
 
지역 교회가 후원한 고시원비 30만원 외에 일정한 벌이가 없던 황씨는 에어컨 실외기를 훔쳐 파는 등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런 황씨의 사연을 서울시 복지사들이 찾아내면서 실종 선고 취소 소송을 진행했고 지난 1월 서울가정법원이 실종 선고 취소 판결을 내렸다. 황씨는 18년 만에 '살아있는 사람'의 권리를 되찾았다.  
 
유모(59)씨도 황씨와 비슷한 일을 겪었다. 부산에서 살던 유씨는 30여 년 전 가출해 서울로 왔다. 고물을 팔며 거리에서 생활하던 유씨는 교통사고가 나서야 자신이 '서류상 사망' 상태라는 걸 알게 됐다. 지난해 고물을 실은 인력거를 끌다 승용차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난 후 경찰이 유씨의 신원조회를 하면서다. 
 
유씨와 연락이 끊어진 가족이 실종 신고 심판 청구를 하면서 2015년 1월부터 사망자로 처리된 것이다. 이후 유씨는 서울역 다시서기센터 등의 도움으로 법률구조를 요청했고 마침내 3월 서울가정법원에서 실종 선고 취소 판결을 받았다.
 
문화일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뜻하지 않은 '서류상 사망'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종 처리 여부를 확인한 뒤 가능한 한 빨리 '실종 선고 취소'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황씨 사건을 담당한 한정혜 서울시 복지상담사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철저한 사회적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법 테두리 밖에 있어 보호받기 어렵다"며 "적극적 사례 발굴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문화일보는 또 다른 익명의 상담사를 통해 "사망자로 처리되면 모든 행정문서에 '말소자'로 분류돼 증명서 발급은 물론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 혜택과 함께 모든 행정 제도의 접근이 제한된다"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빨리 실종 취소 판결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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