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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취향] ‘비긴 어게인’ 실사판, 떠돌이 뮤지션의 음악 여행

음악 프로듀서이자 DJ 퍼포머 에이칸(왼쪽)은 호주와 태국 여행 중 버스킹 공연을 즐겼다. [사진 에이칸]

음악 프로듀서이자 DJ 퍼포머 에이칸(왼쪽)은 호주와 태국 여행 중 버스킹 공연을 즐겼다. [사진 에이칸]

음악 프로듀서 에이칸(신현석·36)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떠돌이 음악가로 세계를 여행했다. 유명 가수의 버스킹 여정을 담은 JTBC 예능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처럼 음악이 주제가 되는 여행이었다. 지난 3월 자신의 여행 이야기를 추려 에세이집 『길 위에서 샤우팅! 노 뮤직 노 트래블』(북로그컴퍼니)을 출간했고, 여행지에서 만난 뮤지션과 협업해 만든 앨범 ‘노 뮤직 노 트래블’도 선보였다. 지금은 부산에 스튜디오를 꾸리고 공연과 앨범을 기획한다. 궁핍하지만 자유로운 히피 여행자 에이칸의 여행 스토리를 들었다.  
 
여행을 떠난 계기가 있나. 
호주 서부 번버리 풍경.

호주 서부 번버리 풍경.

‘평범’한 20대를 보냈다. 대학(한국외대)을 졸업하고 은행에 취직하고 직장을 나와 교육 콘텐트를 만드는 회사를 창업했다. 연 매출이 10억원 이상인 회사의 대표였다. 외부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임원진의 의견에 반대했다가 내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때가 만 30세였다.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게 이런 건가 싶더라. 내 여행은 철저히 도피였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아 2012년 무일푼으로 호주로 갔다.
 
여행지에서 뮤지션이 되기로 결심한 건가. 
주행거리 40만㎞가 넘은 중고차를 구입해 1만㎞를 넘게 달리는 버스킹 여행을 했다. [사진 에이칸]

주행거리 40만㎞가 넘은 중고차를 구입해 1만㎞를 넘게 달리는 버스킹 여행을 했다. [사진 에이칸]

호주 서부의 벽촌 번버리(Bunbury)에서 냉동창고에 냉동육을 옮기는 일을 했다. 제3세계 외국인 노동자로 일한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 냉동창고 동료에게 홈파티 초청을 받았다. 잠재웠던 ‘록 스피릿’이 깨어났다. 월셋집에 작은 스튜디오를 꾸렸다. 인터넷을 뒤져 음악 프로듀싱을 독학했다. 음악은 만국 공용어더라. 프랑스·이탈리아·레위니옹 등 전 세계에서 호주로 건너온 젊은 뮤지션과 친구가 됐고, 음악 작업을 함께 했다. 하우스 파티를 열고, 디제잉 공연을 열었다. 돈·직장·성공을 거머쥐지 않아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1년 후에는 40만㎞를 달린 고물차를 사서 호주 전역을 돌아다니는 버스킹 여행을 떠났다. 스피커와 마이크, 샘플러(디지털 음향기기)만 싣고 갔다. 호주 여행을 마치고는 말레이시아·태국·홍콩을 여행했다.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거리 예술가의 천국, 호주 멜버른. [사진 에이칸]

거리 예술가의 천국, 호주 멜버른. [사진 에이칸]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버스킹 예술가에 관대한 나라다. 호주에서도 특히 다양한 거리의 예술가를 만났던 곳이 호주 동부 항구도시 멜버른(Melbourne)이었다. 특히 세인트킬다(St.Kilda) 해변은 버스킹 천국이다. 버스킹이라고 하면 통기타를 들고 감미로운 노래를 부르는 공연만 생각하기 쉽다. 멜버른의 버스킹 공연은 다채로웠다. 프리스타일 랩을 선보이는 래퍼도 있었고, 금속 파이프를 타악기로 개조해서 연주하는 뮤지션도 있었다. 마술과 탭댄스를 엮거나 힙합 댄스와 그래피티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도 많더라.  
 
인디 문화가 발달한 여행지를 추천한다면. 
우리나라 여행자는 잘 모르고 있지만 의외로 태국 방콕이 인디 예술가의 천국이다. 음악·그림·디자인·설치예술 등등 온갖 분야의 예술가가 방콕을 기점으로 활동한다. 물가가 저렴하고, 또 방콕 시민이 여행자를 적대하지 않고 환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방콕에는 신진 예술을 접할 수 있는 복합문화예술 공간도 많다. 인디 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공연이 수시로 열리는 바(Bar) '잼(jam)'이나 전시 공간 '소이소스팩토리(soysauce factory)' 등을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신진 예술가의 전시가 열리는 예술공간, 방콕 소이소스팩토리. [사진 소이소스팩토리]

신진 예술가의 전시가 열리는 예술공간, 방콕 소이소스팩토리. [사진 소이소스팩토리]

 
여행지 정보를 얻는 팁이 있다면.
가이드북이나 블로그는 일절 참고하지 않았다. 뮤지션 친구가 또 다른 뮤지션을 소개해주면서 여행을 이어갔다. 인연이 없는 곳에 다다르면 공연을 하면서 새로 친구를 사귀었다. 캠핑장이나 서핑 포인트를 찾아간 것도 관광객이 아니라 현지인처럼 여행하는 데 도움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캠핑이나 서핑이 여유 있는 사람들의 취미가 됐는데, 외국에서는 가장 가난한 이들의 문화다. 텐트 한 동, 서핑보드 하나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캠핑이나 서핑을 즐기는 이들 중에 ‘돈 안 드는’ 히피 문화에 빠진 이들이 많다. 그들이 저렴하지만 분위기 좋은 식당과 술집을 추천해줄 확률이 높다.  
에이칸은 여행지에서 만난 각국의 뮤지션과 협업한 앨범 '노 뮤직 노 트래블'을 선보였다. [유튜브 캡처]

에이칸은 여행지에서 만난 각국의 뮤지션과 협업한 앨범 '노 뮤직 노 트래블'을 선보였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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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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