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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이 간다] 김성태 “보수를 보수할 4050 합리적 보수 찾고있다”

최상연의 정치 속으로
보수 재편 어디로 가고 있나 
선거는 끝났고 야권은 대패했다. 아니 사실상 몰락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지만 격차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보수 지지층조차 등을 돌렸다. ‘보수야당 심판’이란 민심을 확인한 야권에선 책임론 속에 정계개편 논의도 수면 위로 올랐다. 일단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의 ‘헤쳐 모여’가 관심이다. 야권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야권 분열이란 진단 때문이다. 하지만 야권 참패가 보수진영 붕괴 수준으로 심각하다 보니 보수 재건의 역량을 한데 모을 구심점이 뚜렷하지 않다. 한국당은 어떤 길을 열어갈 것인가. 리더십도, 존재감도 부족한 바른미래당은 의미 있는 제 3당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의 어제 ‘깜짝 혁신안’은 전격적이었다. 당내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당내에선 ‘김성태 독단’이란 비판과 반발이 많다. 그의 혁신안은 중앙당 해체와 원내중심 정당 구축, 비대위 구성이 골자다. 하지만 당내 의견이 분분해 당 수습의 첫 단추인 비대위 구성부터 무기한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회의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18일 기자회견 직후 김 권한대행을 만나 당을 도대체 어떻게 수술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로드맵을 물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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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
“당 해체가 아닌 중앙당 해체다. 원내 중심 정당으로 간다. 중앙당은 10분의 1 규모로 축소되고 제왕적 당 대표는 사라진다.”
 
공천권은 누가 행사하나.
“완전 상향식 공천으로 간다. 미국 공화당의 전국위원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
 
불만을 보이는 당권 주자들이 많은데.
“난리가 났다. 보통 난리도 아니다. 그런데 이 판국에 무슨 당권 도전인가...”
 
왜 그런 결정을 했나.
“야권 분열보다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이 선거 패인이라고 본다. 기득권의 온상을 털어내려는 거다.”
 
원내 중심 정당이란 선거 패배 때마다 나오는 낡은 레코드 판이다. 핵심은 사무처 당직자가 아니라 국회의원 인적 청산 아닌가.
“물론 그렇다. 그런데 그건 혁신 비대위가 할 일이다.”
 
의원 청산은 인명진 비대위 때도 시늉 뿐이지 않았나.
“인명진 비대위는 그물이 촘촘하지 않아 고기가 다 빠져나갔다. 이번엔 ‘전권 혁신비대위’로 이름을 정했다. 깜짝 놀랄 정도의 인적 청산이 이뤄질 거다. 이를 위해 어느 누구도 반발할 수 없도록 전권을 행사하는 구조를 만들어 놓겠다. 그저 전당대회 전에 의례절차로 가는 비대위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비대위원장은 누가 맡나. 이회창 전 총재 이름까지 나오던데.
“말도 안 되는 얘기다. 8공화국 만들 일 있나. 외부의 40~50대 합리적 보수 인사를 유심히 보고 있다.”
 
언제 출범하나.
“이달 안에 꾸려 가을 정도까지 활동하게 될 거다. 전당대회는 그 이후다.”
 
김 권한대행 스스로가 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혁신 작업 주도엔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있는데.
“책임 회피할 생각 없다. 중동 건설 노동자 출신으로 제 1야당 원내대표에 대표 권한대행까지 했으면 충분하다. 국회의원 한 번 더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우리 당 의원 113명 누구라도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획기적인 인적 청산을 비대위가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민주당 독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정치론 우리가 여당을 이길 수 없다고 느꼈다. 드루킹 특검 단식이 안 먹히는 걸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경제는 다르다. 실업률 4%는 역대 정권의 마지노선이 깨진 거다. 아마 찬바람이 돌 연말쯤엔 민심 이반이 시작될 거라고 본다.”
 
야권 통합과 당 쇄신 중 무엇이 먼저인가.
“당연히 당 쇄신이다.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철퇴를 맞았다. 그걸 해결하겠다. 인적 청산 문제가 아니라면 비대위를 꾸릴 이유가 없다. 보수 재편은 우리가 바뀌겠다는 진정성이 먹힌 연후에나 생각할 일이다.”
 
 
“적어도 연내엔 보수 재편 어렵다”
 
6·13 선거를 통해 민심이 던진 보수의 대대적 쇄신과 혁신, 재편이란 과제를 떠올린다면 ‘헤쳐 모여’ 수준의 대통합은 필요하다. 좁게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이 거론되지만 크게는 무소속 의원들과 제도권 밖의 새 피 수혈까지 포함한 ‘범보수 빅 텐트론’도 있다. 당 지지율이 50%를 넘는 민주당과 맞서려면 ‘뭉쳐야 산다’는 정치공학적 해법이다.
 
하지만 ‘지방선거 패잔병끼리 힘을 합친다’는 반론이 있고 양당 사정도 녹록지 않다. 바른미래당 호남 출신 의원들은 일관되게 보수 대통합 흐름에 반대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선택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그의 복심이라는 이태규 사무총장에게 물었다.
 
안철수 전 대표의 향후 행보는.
“안 전 대표가 대선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졌는데 흐름이 좋지 않다. 하강 곡선을 그렸다. 그걸 모른 체하고 지금 정치 전면에 나설 순 없다. 설사 나선다 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 상당히 오랜 기간 깊은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계를 떠날 거란 얘기인가.
“정계 은퇴엔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안 전 대표 역시 정계를 떠날 생각은 없다. 다만 지금은 잊혀지는 게 필요하다. 기존의 틀과 리더십으론 어렵다는 게 입증됐다. 어떤 내용으로 정치를 재개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적어도 올해는 정치와 거리를 둬야 한다. 시간이 흘러 총선이 다가오면 사람들이 다시 안철수를 찾을 거라고 본다.”
 
한국당과의 통합은 어떻게 될까.
“현행 소선구제가 유지되면 바른미래당에선 의원들이 야권 통합의 유혹을 강하게 느낄 것이다. 그렇다 해도 두 당 간에는 가치와 노선의 차이가 커 실제로 좁히려면 많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최소한 연내엔 어렵다.”
 
 
2006년 열린우리당도 곧바로 재편 안 돼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2006년 5·31 지방선거 때와 닮았다.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전북 1곳에서만 승리했다. ‘역대급 참패’를 놓고 여당 내에선 정계개편 논의가 무성했다. ‘반한나라당’ 깃발 아래 모두 모이자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통합신당 창당론’과 ‘열린우리당 사수론’의 논쟁만 이어졌다. 그러다 이듬해 대선을 앞두고서야 통합민주당으로 재편됐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 역시 단기간에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감정의 골이 깊은 데다 양 당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 게다가 대권 주자 문제도 있다. 현재 의석이 바른미래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한국당도 유력 대권 주자 확보에 실패할 경우 차기 총선 이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대권 주자가 없는 당은 아무리 의석이 많아도 주도권을 쥐는 게 쉽지 않다. 바른미래당 역시 안철수 전 대표의 침몰로 당분간 대권 경쟁 국면에서 멀어졌다.
 
그래서 2020년 총선 직전까지는 이대로 가다가 총선 6개월 정도 앞두고 통합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거란 주장이 많다. 하지만 그 전에 보수 야권은 당장 뜨거운 여름을 앞뒀다. 7~8월 인적 청산이란 힘든 과제와 새 지도부 선출 자체가 시계 제로다. 어쩌면 정치권 외곽에서 보수 진영의 새로운 리더 그룹이 만들어진 뒤 이들과 기존 정치권의 보수 진영이 연대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최상연 논설위원 
정리=황병준·윤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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