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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불법 낙서와 예술 작품 사이에서 거리에 메시지를 던지다 '스트리트 아트'

 
거리를 걷다가 무심코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이나 벽화, 조각을 만난 적 있나요. 누가 언제, 어떻게 그려 놓은 지도 모르는 그림과 문구들은 길거리의 삭막한 분위기를 확 바꿔주며 우리가 걷는 곳들을 어느 순간 갤러리로 변신시켜 줍니다. 길거리에 위트를 더해주는 스트리트 아트죠. 직접 스트리트 아트가 있는 곳 찾아가기, 스트리트 아티스트 정크하우스 인터뷰하기, 여기에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래피티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 체험까지. 소중 학생기자단이 스트리트 아트 파헤치기 미션을 시작합니다.

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동행취재=손채은(서울 원효초 5)·이동우(용인 손곡초 4) 학생기자, 차연재(서울 도성초 5) 학생모델, 사진=송휘성(오픈스튜디오), 자료=『그라피티와 거리미술』(시공사)
 

 
mission 1 스트리트 아트 탐방
 
거리 미술이라고도 하는 스트리트 아트는 야외 전시, 거리 퍼포먼스, 포스터, 낙서, 벽화 등 개방된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행하는 예술을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입니다. 최근엔 도시재생을 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낡은 마을이 아기자기한 그림이 가득한 공간으로 변하는 경우도 많아졌죠. 이런 곳을 사람들은 일부러 찾아가기도 해요.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오후, 소중 학생기자단이 뚝섬역에 모였습니다. 뚝섬역과 성수역 일대 골목길에는 정크하우스와 여러 작가들이 함께 진행한 ‘2014 URBAN UP SEOUL’ 프로젝트의 작품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 밖에도 성수동에선 곳곳에 숨겨진 그라피티와 벽화들을 만날 수 있죠. 세 친구는 사전에 입수한 탐험지도를 보고 뚝섬역 4번 출구로 걸어갔어요. 출구가 가까워지자 자연스럽게 “와~” 소리가 나왔습니다. 벽면 전체에 그려진 정크하우스의 그림이 반겨줬거든요. 직접 만날 작가의 작품이기에 더욱 열심히 감상했어요. 이제 사진을 찍어 작품을 소유할 시간. 햇빛 때문에 눈을 뜨기도 힘들었지만 예쁜 사진을 위해 꾹 참고 촬영을 마쳤습니다.
 
뚝섬역 4번 출구에 가면 '2014 URBAN UP SEOUL'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정크하우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뚝섬역 4번 출구에 가면 '2014 URBAN UP SEOUL'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정크하우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성수동 공장이 많은 골목 주변에선 누군가 그려놓은 벽화 작품을 우연히 만날 수 있다.

성수동 공장이 많은 골목 주변에선 누군가 그려놓은 벽화 작품을 우연히 만날 수 있다.

 
다음 작품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이동했어요. 더운 날씨에 지치기 시작했지만 보물을 찾는 심정으로 열심히 걸어갔죠. 하지만 보물은 역시 찾기 어려운 법이죠. 지도상 벽화가 있어야 할 곳에 스트리트 아트는 없었어요. 혹시 지도를 잘못 봤나 싶어 주변을 열심히 둘러봤죠. 그러다 뜻밖의 보물을 만났습니다. 공장 사이 골목에 다양한 벽화가 가득했거든요. 원래 찾으려고 했던 작품은 아니었지만 스트리트 아트는 이렇게 뜻밖의 발견이 더 반가운 법이죠. “‘도깨비’에 나왔던 곳이야. 공유가 왔었어!” 인근 직원분이 친절하게 정보를 주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라는 얘기에 학생기자단의 사진 촬영 욕심은 더 강해졌죠. 이제 다음 작품을 찾아가 볼까요.
 
드라마 '도깨비'에 나왔던 벽화 앞에서 소중 기자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연재 소중모델, 이동우·손채은 학생기자.

드라마 '도깨비'에 나왔던 벽화 앞에서 소중 기자단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연재 소중모델, 이동우·손채은 학생기자.

'2014 URBAN UP SEOUL' 프로젝트에 참여한 태국 작가 루킷의 벽화 작품.

'2014 URBAN UP SEOUL' 프로젝트에 참여한 태국 작가 루킷의 벽화 작품.

 
스트리트 아트 탐방 결과, ‘2014 URBAN UP SEOUL’ 프로젝트 작품이 지워지고 다른 그림이 그려진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 작품들은 여전히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낡은 공장지대가 스트리트 아트로 특별해지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죠. 미션 클리어!
 


mission 2 스트리트 아트 작가, 정크하우스
 
자신만의 그림으로 거리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스트리트 아트 작가, 정크하우스를 만나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그의 작업실을 찾았습니다. 손채은·이동우·차연재 학생을 반갑게 맞아준 정크하우스는 우선 지하 작업실을 공개했죠. 문을 열자 그라피티 작업에 많이 쓰는 스프레이가 잔뜩 보였습니다. “와~” 세 학생은 신기해하며 이곳저곳 둘러보기 바빴죠. 각종 나무와 그걸 자르고 붙일 수 있는 기계들도 있었는데요. 최근 정크하우스는 나무를 조각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작업이 거리에 설치물로 설치되기도 하는 거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스트리트 아트 작가 정크하우스를 인터뷰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스트리트 아트 작가 정크하우스를 인터뷰했다.

작업실 한켠에 놓인 스프레이·아크릴 물감 등 다양한 그림 재료.

작업실 한켠에 놓인 스프레이·아크릴 물감 등 다양한 그림 재료.

 
“이곳은 각종 재료를 보관하거나 작품을 구상하는 공간이에요. 아이디어 스케치를 보고 그림이 입체적인 작업에 어울릴지 세팅하는 작업을 하죠. 도구들을 한번 사용해 볼래요?” 호기심 넘치는 세 학생은 큰 목소리로 하겠다고 대답했죠. 정크하우스가 먼저 기계를 이용해 시범을 보였어요. 나무를 잘라본 채은이는 “힘을 줬더니 손이 아파요”라고 소감을 말했고, “내가 나무를 자르다니.. 무서워요”라고 얘기한 동우는 못을 박는 작업 때 제일 먼저 손을 들었죠. 곡선 모양으로 잘라보라는 말에 “절대 못 해요” 하던 연재도 결국엔 성공해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정크하우스의 작업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정크하우스의 작업 영상을 관람하고 있다.

 
정크하우스가 그동안 작업한 스트리트 아트를 촬영한 영상과 사진도 관람했습니다. “부산 영도에 깡깡이 마을이라고 있어요. 부산 조선 산업의 출발지인데 그곳을 전체적으로 예술마을로 만드는 큰 프로젝트가 있었죠. 그중 한 파트를 맡아 참여했던 영상이에요.” 정크하우스 그림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들을 살펴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궁금했던 이야기를 하나씩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 스트리트 아트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호주에서 그래픽 디자인과 멀티미디어를 공부하고 한국에 와서 디자인 회사를 다녔는데, 내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2005년도부터 스트리트 아트를 하게 됐어요. 블로그를 통해 다른 작가들이 거리에서 작업하는 것을 보고 재밌어 보였거든요. 캐릭터를 많이 만들었는데 그걸 가지고 본격적으로 스트리트 아트를 하게 됐죠. 처음엔 내가 만든 몬스터 캐릭터들을 종이에 그린 후 어울릴 공간을 찾아 직접 부착하는 페이스트업 작업을 했어요. 직접 그리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그러면서 점점 직접 페인팅도 하고 사람이 없는 낡은 집에 그림도 그리고, 여행 다니면서 외국 작가들과 만나 작업하기도 했죠. 요즘엔 의뢰를 받아서 아트 프로젝트를 할 때도 있고 브랜드 제품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부산 깡깡이 마을처럼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하고 작품이 쌓이면 실내 전시도 하며 다양하게 활동해요.  
 
# 작가님이 하는 작품들과 그라피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그라피티도 스트리트 아트에 포함되지만 개념적인 차이가 있어요. 서로 추구하는 콘셉트가 다르죠. 그래피티는 반달리즘(문화유산·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아무데나 낙서하듯이 그리기도 해요. 자기의 스타일이 중요하니까 ‘나는 이런 스타일로 그림을 그려! 많은 미사여구나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어’ 그런 식이죠. 스트리트 아트는 좀 더 알맞은 공간에 주변과 어우러지게 작업하는 거예요.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은 일러스트레이터·페인터 등으로도 활동하며 거리, 스튜디오, 갤러리, 안과 밖 상관없이 예술 활동을 표현하죠. 미술관에는 자주 안 가도 거리는 지나면서 자주 보게 되잖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대부분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예술 활동을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 작품 캐릭터가 독특하고 차별성이 느껴지는데 콘셉트와 어떤 철학을 가지고 활동하는지.
몬스터를 그리게 된 게 저는 평소 사물을 볼 때 하나하나 다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느끼면서 보는 편이에요. 집·공장·파이프 다 캐릭터로 인식되는 거죠. 건축물도 도시 생명체로 살아있다고 생각해요. 여행을 다니면서 사물에 표정을 부여하는 개인 프로젝트 작업을 하기도 했죠. 길에 있는 휴지통에 입만 붙여줘도 살아있는 캐릭터처럼 보이잖아요. 하나의 몬스터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살아있다.’ 전 살아있는 동물이나 식물은 그리지 않고 무기적인 것들을 살아있게 그리고 있어요. 저의 상상력에 의해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하죠.
 
# 이화동 벽화마을은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왔지만, 사람들에 시달리던 주민들이 벽화를 지우는 사건이 있었어요.  
부산 영도나 성수동 같은 경우는 주거지가 아니었는데 주거지면 이런 문제들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냥 그림만 그린다고 도시 재생이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영도의 경우 그 마을이 만들어진 다음 다시 페인트칠을 한 곳이 없었어요. 그림 그리기 전에 낡은 페인트를 벗겨내고 보수작업을 하는 데 중점을 뒀죠. 스티커 붙이듯이 그림만 딱 붙이는 게 아니라 건물 자체에 어울리게 디자인을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했거든요. 작가들을 많이 불러서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기는 한데 집 전체 밸런스가 맞아야 하죠. 집 바로 앞에 딱 그림이 있다고 좋은 건 아니거든요. 사는 사람은 불편할 수 있어요. 이런 작업을 할 때는 마을과 골목을 밸런스 맞게 전체 디자인하듯이 구상하고, 주민들의 참여와 소통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 같아요.

# 우리나라는 건물이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는데 작품이 아쉽게 느껴진 적은 없나요.  
그곳을 떠나는 순간 누군가 바로 내 작품을 지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거에 연연해 하지는 않아요. 작업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편이고, 사진·영상 등의 기록으로 남으면 그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들이 쌓여 가는데 계속 갖고 있는 게 더 힘들기도 하죠.

학생기자단은 정크하우스 작업실 뒤뜰에서 스프레이를 직접 뿌려보는 체험을 했다.

학생기자단은 정크하우스 작업실 뒤뜰에서 스프레이를 직접 뿌려보는 체험을 했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그라피티 체험. 가운데 '소년중앙' 제호가 보인다.

소중 학생기자단의 그라피티 체험. 가운데 '소년중앙' 제호가 보인다.

 
인터뷰를 마친 세 학생은 작업실 뒤뜰로 갔습니다. 스프레이를 직접 뿌려보고 싶다던 채은이의 바람이 이루어졌거든요. “엄청 흔들어야 해요. 힘을 꾹 주고 뿌려야 선명하게 나와요.” 벽에 정크하우스 이름을 적은 채은이는 “소년중앙 적을까요” 말하며 열심히 작업에 임했죠. 동우는 다양한 컬러의 스프레이를 조합해 사용했고, 연재는 하트를 비롯한 귀여운 그림들로 벽면을 채워나갔어요. “색을 칠할 때는 돌려가면서 칠해야 해요. 한곳에 뿌리면 물감이 흐르죠.” 정크하우스는 세 학생이 처음 같지 않게 너무 잘한다고 칭찬했죠. 이들의 첫 스트리트 아트는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mission 3 위대한 낙서, 그라피티
 
스트리트 아트에 빠트릴 수 없는 그라피티(Graffitti)는 지하철역·거리의 벽 등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기하학적인 도형이나 글자, 낙서 등을 그리면서 시작됐어요. 공공시설에 함부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그라피티 작가들은 밤에 몰래 작업을 했죠.문화유산·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반달리즘(vandalism)에서 시작했지만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나오고 진화하면서 이제 예술의 한 장르이자 팝아트를 이을 현대미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는 그라피티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위대한 낙서>展 : OBEY THE MOVEMENT’ 소식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한걸음에 달려갔죠. 전시를 기획한 ㈜팡세의 강진석 대표이사가 설명을 해줬습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는 그라피티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위대한 낙서>展 : OBEY THE MOVEMENT’ 전시장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이동우·손채은 학생기자, 차연재 소중모델

소중 학생기자단이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는 그라피티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위대한 낙서>展 : OBEY THE MOVEMENT’ 전시장을 방문했다. 왼쪽부터 이동우·손채은 학생기자, 차연재 소중모델

 
스트리트 아트의 선구자로 꼽히는 닉 워커는 오늘날 그라피티 무브먼트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스텐실을 사용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에요. 중절모자를 쓴 신사가 ‘I ♡ SEOUL’이라고 그라피티를 하고 있는 그림 앞에 소중 학생기자단의 시선이 모아졌습니다. “닉 워커는 또 다른 자아인 더 반달(The Vandal)을 만들어 전 세계 대도시들에 그 흔적을 남기기 시작해요. 이 중년 신사가 더 반달인데 클래식한 스트리트 아트로부터 닉 워커가 자신의 독립성과 자유성을 드러내도록 도와주죠. 닉 워커의 유머러스한 표현의 상징인 거예요.”  
 
닉 워커는 또 다른 자아인 중년 신사 더 반달(The Vandal)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독립성과 자유성을 드러냈다.

닉 워커는 또 다른 자아인 중년 신사 더 반달(The Vandal)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독립성과 자유성을 드러냈다.

 
미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존원의 거침없는 붓 터치와 흘러내림, 특유의 패턴은 뉴욕의 지하철·벽 등의 도시 경관을 컬러풀한 추상 스타일로 물들였어요. 1987년 프랑스로 이주한 후 캔버스로 옮긴 그라피티 작품들로 그만의 예술세계를 만들어 나갔고, 2015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명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상을 받습니다. “초등학교도 못 간 존원은 자기 이름밖에 못 썼어요. 그러다 보니 아는 단어만 가지고 글씨를 쓰면서 작품을 만들었죠. 글자를 몰라도 예술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상을 수상했어요.”
 
강진석 (주)팡세 대표이사가 존원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진석 (주)팡세 대표이사가 존원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작가는 단연 오베이 자이언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라피티 아티스트죠. 스프레이 그라피티가 주류였던 스트리트 아트씬에서 실크 스크린 기법의 포스터·스티커 작품을 통해 스트리트 아트의 아이콘이 되었어요. 2008년 당시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HOPE 포스터를 통해 일반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그가 자발적으로 제작해 길거리에 붙이기 시작한 오바마 포스터는 이후 공식 이미지로 차용돼 그의 대선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베이 자이언트는 예술가가 사회적인 역할을 하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뱅크시 같은 작가는 아직 정체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정체도 드러났죠. 벌금을 내고 셰퍼드 페어리 본명이 밝혀졌어요. 오베이 자이언트는 공개적으로 자기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전쟁을 반대하고 정경유착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죠. 시간이 지나면 그라피티의 왕으로 세상에 남을 거예요.”
 
오베이 자이언트는 2008년 당시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HOPE 포스터로 그의 대선 승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오베이 자이언트는 2008년 당시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HOPE 포스터로 그의 대선 승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학생들이 가장 반가워한 작품은 무슈 샤(M.CHAT)로 알려진 고양이 그림이었어요. 또마 뷔에의 그래피티에 등장하는 유쾌하고 친근한 표정의 고양이로 정의·행복·평화 등 인류가 지향해야 할 메시지를 담은 예술성으로 세계 각국에서 전시되고 있죠. “귀여운 얼굴이 꼭 팬시상품 같지만 세상에 정의나 양심, 평화가 필요할 때 싹 나타났다가 사라지죠. 각시탈처럼요.” 무슈 샤 섹션엔 유독 벽면에 화려한 낙서들이 많았습니다. 연재가 누가 그린 거냐고 질문했죠. “작가가 직접 그렸어요. 잠깐 하는 줄 알았는데 살짝 한눈을 파는 사이에 이곳 전체를 낙서했더라고요.” 돈에 낙서한 작품도 눈에 띄었죠. 원래 천원짜리 돈이 그림이 그려진 순간 백만원의 가치로 변했습니다. 돈도 딱 하나의 가치만 갖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요. 강 이사는 “더 비싸게 됐지롱~ 이런 느낌으로 장난스럽기도 하고, ‘내 재능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엄청난 재능이야’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거리에서 살아남은 작가들은 이제 강한 메시지를 가지고 전달해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시대로 그라피티는 흐르고 있어요”라고 얘기했죠.
 
유쾌하고 친근한 표정의 고양이 무슈 샤(M.CHAT)는 '정의', '행복', '평화' 등 인류가 지향해야 할 메시지를 전한다.

유쾌하고 친근한 표정의 고양이 무슈 샤(M.CHAT)는 '정의', '행복', '평화' 등 인류가 지향해야 할 메시지를 전한다.

 
“새 건물에 그림을 그리면 피해를 받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관람을 끝낸 채은이가 질문했어요. “그래서 체포하고 벌금을 물게 하죠. 오베이 자이언트가 세계적인 예술가가 된 이유는 캔버스를 잡는 능력도 있다고 봐요. 방해를 안 받는 곳, 사람들이 해줬으면 하고 바라는 곳, 그런 것을 알아보는 것도 능력이죠. 그리고 작가들이 벌금을 내는 것은 아무 곳이나 마구 그리다가 걸린 게 아니라 벌금을 내더라도 해야 할 때가 있어서예요. 이 메시지를 전했을 때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정의와 양심을 고취시킬 수 있다면 벌금을 내고 잡힐 각오로 하는 거죠.”
 
동우는 “그라피티는 어떻게 보면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데 집에서 메시지를 적는 것도 그라피티라고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봤어요. 강 이사는 “예술로 바라보는 그라피티는 이렇게 전시가 되지만 그라피티 행위 자체는 자기가 자신의 담벼락에 글을 쓰는 거예요. 페이스북을 담벼락이라고 하잖아요. 자기만의 담벼락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사람들이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하죠. 그럼 자기 담벼락에 그라피티를 한 거예요.” 궁금증을 해결한 세 학생은 이틀간 스트리트 아트를 취재한 소감을 말하며 전시장을 빠져나갔습니다.

학생기자 취재 후기
“이제는 자신있게 다른 친구들에게 스트리트 아트의 예술성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직접 스프레이도 뿌려보고, 전시회도 보고, 작가님과 얘기도 나누면서 소중 기자단으로써 색다른 체험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다만 최근에 발생한 베를린 장벽 그라피티 사건과 같이 자신의 예술행위에 취하여 문화재를 존중하지 않는 작가분들로 인해 그라피티가 나쁜 행동으로 인식되는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그라피티의 예술적 가치가 존중되기 위한 합법적인 방안이 마련되어 발전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채은(서울 원효초 5) 학생기자
 
 
“‘<위대한 낙서>展 : OBEY THE MOVEMENT’ 전시를 보며 그라피티 아트는 자기의 개성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크하우스 작가 취재를 갔을 때 “그라피티 아트로 유명한 나라는 어디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한국 빼고 다 유명해요”라는 대답에 약간 놀랐어요. 앞으로 그라피티 아트의 활성화와 발전을 위해 그라피티 아트를 많이 알리고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라피티 아트는 제 생각에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미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동우(용인 손곡초 4) 학생기자
 
 
“처음 스트리트 아트를 봤을 때는 흔하게 알고 있는 재능기부, 재미로 그리는 그림인줄 알고만 있었는데, 취재를 하면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어요. 정크하우스 작가님 작업실을 방문해서 제작되는 과정을 알아보니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데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했어요. 작가님은 살아있지 않은 것도 생명을 가진 것처럼 보신다고 하셨는데요. 그렇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 눈으로 보시고 다르게 생각하셔서 더 특이하고 신기한 작품이 완성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자기만의 생각으로 자기 자신 그대로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차연재(서울 도성초 5)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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