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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유서대필 누명’ 강기훈 국가배상 소송 상고 포기

1991년 이른바 ‘유서대필 사건’으로 기소돼 옥살이를 했던 강기훈(55)씨가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관련, 정부가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 
 

91년 노태우 정부 시절 사건
유서 조작 누명 쓴 혐의
법무부, 1심 항소 이어 상고도 포기
2심 결과 불복한 강씨측만 상고할 듯

강기훈씨 유서대필 사건은 91년 당시 명지대생 강경대씨가 시위 도중 경찰에 구타당해 사망한 것에 항의하면서 분신한 김기설씨의 유서를 강씨가 대필했다는 혐의로 구속돼 복역했던 사건이다.
 
1991년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의 강기훈씨(왼쪽). 오른쪽 사진은 최근 모습 [중앙포토]

1991년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을 당시의 강기훈씨(왼쪽). 오른쪽 사진은 최근 모습 [중앙포토]

18일 법무부ㆍ검찰은 강씨와 그 가족을 상대로 총 9억3900만원을 배상하라는 서울고법 항소심 판결에 대해 지난 15일 상고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와 검찰은 지난해 7월 1심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유사 사건에서의 판례ㆍ결정례와 관련 법리를 검토한 결과 이 사건에서 국가의 배상책임이 인정되고 항소심의 손해배상금 또한 내부 기준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상고 포기 이유를 설명했다.  
 
강씨는 전국 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진보연대의 전신)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던 91년 5월 친구이자 전민련 소속 김기설씨가 서강대 옥상에서 몸을 던져 숨진 뒤 김씨 유서를 대필한 혐의(자살방조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재판에서 징역 3년 및 자격정지 1년 6개월 형을 확정받고 복역했으나 결정적인 증거인 필적 감정서가 위조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재심 끝에 2015년 5월 무죄가 확정됐다.  
 
재심 판결 직후 강씨와 가족들은 국가와 당시 수사검사 2명, 필적 감정인 등을 상대로 총 3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허위 필적감정을 한 당시 국과수 문서분석실장 김모씨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강씨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 금액은 7억원이라고 판결했다.  
 
올 5월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가 강씨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액을 1심(7억원) 대비 1억원 높인 8억원으로 판결했다. 또 강씨 부모에게 줘야 할 배상액도 각 각 2000만원에서 각 1억원으로 증액했다. 1심 판결과 비교해 국가가 강씨와 그 가족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이 2억6000만원가량 늘어났다. 재판부는 “강씨는 1991년 27세 나이로 2015년 5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기까지 수감생활을 하고 출소 이후에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살방조자로 지탄을 받으며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배상액 산정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강씨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강신욱 전 대법관(당시 서울지검 강력부장)과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당시 주임검사)에 대해선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결정에도 강씨 측은 항소심 결론에 불복해 상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과거사위원회도 강기훈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권고해 대검 진상조사단이 조사 중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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