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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가리 30년’ 김진규 “뱀장어용 사료와 야관문으로 쏘가리 양식 성공”

[인터뷰] 김진규 한국쏘가리연구소장
지난 15일 김진규 한국쏘가리연구소장이 경남 산청 덕천강을 배경으로 자신이 양식한 쏘가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영주 기자

지난 15일 김진규 한국쏘가리연구소장이 경남 산청 덕천강을 배경으로 자신이 양식한 쏘가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영주 기자

김진규(58) 한국쏘가리연구소장은 지난 4월 까다롭기로 유명한 쏘가리 양식을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민관을 합쳐 국내 최초다. 중국과 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쏘가리는 앞서 중국이 양식에 성공했지만 중국 방식은 쏘가리 먹이로 산 물고기를 잡아다 먹이는 방식이라 사실상 ‘절반의 양식’에 가깝다. 자체 개발한 사료로 양식에 성공한 경우는 그가 세계 최초라는 말이다.  
 
세계 최초 ‘사료 먹인’ 쏘가리 양식 성공  
지난 15일 경남 산청군 당산리 쏘가리양어장에서 만난 김 소장을 만났다. 그는 “인생을 쏘가리처럼 살았다”고 말했다. 진주 남강댐 수몰지에 살던 1970년, 김 소장의 아버지는 터전을 내주는 대신 상당한 보상금을 받았지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린 뒤 7남매를 데리고 더 깊은 산골짜기로 쫓겨 들어가야만 했다. 이후 경남 남강·경호강·덕천강 일대에서 쏘가리처럼 떠돌던 김 소장은 ‘양식 쏘가리의 귀환’으로 환갑이 다 된 나이에 빛을 봤다. 지난 1986년 자연산 쏘가리 유통으로 쏘가리와 인연을 맺은 지 30여 년, 1996년 양식에 손댄 지 22년 만이다. 육식 어종인 쏘가리는 살아있는 물고기만 먹는다. 또 무리를 짓지 않고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한다. 활동성이 좋은 덕분에 식감이 쫄깃하고 담백해 ‘민물의 제왕’으로 불린다.  
생후 1주일 된 쏘가리 치어. 김영주 기자

생후 1주일 된 쏘가리 치어. 김영주 기자

쏘가리 치어의 먹이가 되는 갓 태어난 잉어 새끼. 김영주 기자

쏘가리 치어의 먹이가 되는 갓 태어난 잉어 새끼. 김영주 기자

 
생후 1개월 된 쏘가리 치어. 김영주 기자

생후 1개월 된 쏘가리 치어. 김영주 기자

쏘가리 양식은 3단계로 나뉜다. 치어 생산, 사료 순치 그리고 대량 양식이다. 사료 순치란 산 물고기만 먹는 쏘가리의 습성을 사료로 바꾸는 작업이다. 생후 한 달 된 치어(약 3㎝)는 살아있는 잉어·향어의 치어를 먹인다. 알에서 막 깨어난 잉어나 쏘가리는 크기가 비슷하지만, 한 수조에 넣어두면 입이 큰 쏘가리는 본능에 의해 제 덩치만 한 먹이를 꿀꺽한다. 그러니까 쏘가리를 키우기 위해선 잉어·향어의 채란·부화·양식을 병행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1990년대부터 알려진 방식이다. 문제는 쏘가리가 3㎝ 이상 큰 다음이다. 이후부터 먹이 찾기에 10년 이상이 걸렸다.  
  
“멸치, 새우, 향어 등 찾아 먹일 수 있는 건 다 먹여봤지만 실패했다. 사실 강에서 자라는 자연산 끄리 등 토속어를 잡아다 주기도 했다. 먹이를 던져주면 잘 먹는데, 이상하게 살이 붙지 않았다.” 거듭된 실패에도 김 소장은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었다. 
 
쏘가리 먹이는 “뱀장어 사료에 야관문 등 섞어” 
이때부터 직접 사료 개발에 나섰다. 연구와 테스트를 거듭하던 중 내수면연구소에서 백장어용 사료를 통해 쏘가리를 양식한다는 점을 착안해 ‘김진규식 사료’를 개발했다. ‘유레카’였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었다. “3㎝ 쏘가리를 10~20㎝까지 키우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상품용이 되는 30㎝ 이상 키우기까지 실패를 거듭했다.” 이후 사료에 한방 등 갖은 재료를 섞어 키우면서 30~40㎝까지 키울 수 있었다. 3㎝ 치어에서 35~40㎝까지 사육 기간을 1년으로 앞당긴 것이다. 김 소장은 특허권을 획득한 사료의 정확한 성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뱀장어용 사료에 잉어·향어의 치어 등 몇 가지가 첨가된다. 한방 약초 중에선 야관문을 죽지 않을 만큼 넣는다.” 그동안 사료에 새로운 첨가물을 넣을 때마다 집단 폐사한 적이 많아 ‘죽지 않을 만큼’이 기준이 됐다.
 
지난해 성어를 키워놓고도 올해 ‘양식 성공’을 발표한 건 1년 동안 간디스토마 등 기생충 검사를 거쳤기 때문이다. 이 또한 쉽지 않았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립수산과학원에 기생충 검사를 의뢰했지만, 모두 “민물고기 검사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며 반려했다. 이후 산청군을 통해 경상대 의대에 직접 의뢰한 결과 지난 3월 간디스토마 등이 전혀 없다는 검증 결과를 받았다. 김 소장은 “자연산 쏘가리도 열에 세 마리는 간디스토마가 있다는 보고서가 있다. 그 점에 비하면 양식산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말했다. 덕분에 지난 7일 이마트가 내놓은 ‘김진규 쏘가리 매운탕’은 출시하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 덕분에 이마트는 오는 21일부터 2차 판매에 들어간다. 
쏘가리회. 김영주 기자

쏘가리회. 김영주 기자

 
14년간 남몰래 쏘가리 치어 방류 
간디스토마 없는 쏘가리는 김 소장이 직접 설계해 지은 양어장에 비결이 있다. 계곡물로 키우는 송어에 비해 쏘가리는 지하수를 사용한다. 지하수가 양어장 수조로 들어가기 전 전기 살균·살충 장치를 통해 “100% 무균 상태의 물”을 만든다. 또한 생후 한 달 이후 쏘가리에겐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는다. 대신 사료에 기생충에 저항할 수 있는 미생물을 넣는 방식 등을 택한다. 
 
김 소장은 최근 경호강·덕천강 일대에 자연산 쏘가리가 다시 살아나게 한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쏘가리 인공 부화에 성공한 지난 2001년 이후 14년 동안 남몰래 쏘가리를 방류했다. 그는 “살림이 어려웠던 시절, 경호강·덕천강에서 쏘가리를 잡아 가족들 생계를 꾸렸다”며 “쏘가리에 죄스러운 마음에 있어 인공 부화에 성공한 이후 치어를 방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산청군 등 지자체에서 앞장서 쏘가리 치어 방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덕천강 등 작은 하천도 ‘고향강 살리기’, ‘샛강 살리기’ 사업 등 강 밑바닥 준설로 인해 쏘가리를 아무리 방류해도 생존 확률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김 소장은 “예전보다 쏘가리가 몰래 보게 늘었지만 자연 증가는 아니다. 계속된 치어 방류 사업 덕분”이라며 “방류 사업을 그만두면 쏘가리는 금세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바다의 인공어초 사업처럼 “쏘가리가 살 수 있는 물고기집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2016년 ‘쏘가리 생태’ 연구로 경남과학기술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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