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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선거 후 둘로 쪼개진 장수군…무슨 일 있었나

6·13 지방선거 당일 오전 0시쯤 전북 장수군 장계면 제2투표소에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 캠프]

6·13 지방선거 당일 오전 0시쯤 전북 장수군 장계면 제2투표소에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 캠프]

금품 뿌리기 vs 비방 현수막 공방 
 
인구 2만3000명이 사는 농촌인 전북 장수군이 지역이 둘로 갈라져 팽팽히 맞서는 선거 후유증을 앓고 있다. 낙선한 후보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군수에 당선된 후보는 캠프 관계자들이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걸다 경찰에 붙잡혔다. 선거는 끝났지만, 양측은 서로를 비방하며 일전(一戰)도 불사하겠다는 모습이다.           

인구 2만3000명 사는 농촌 도시
'군수 부인' 이영숙 후보 선거법 위반 기소
민주당 장영수 군수 당선인 관계자도 입건
선거 끝나도 기싸움 여전…후폭풍 장기화

 
전주지검 남원지청은 18일 "선거구 주민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장수군수 선거에 출마한 이영숙(62) 후보를 지난 14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최용득(71) 현 장수군수 부인인 이 후보는 지난 1월 주민 A씨에게 현금 20만원을 건넨 혐의다. 앞서 지난해 12월 다른 주민 B씨에게 3만원 상당의 사과 한 상자를 준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장수군은 전북 14개 시·군 중에서도 '격전지'로 분류됐다. 무소속으로 나왔지만, 사실상 현직 군수 프리미엄이 있는 이 후보와 전 장수농협 조합장 무소속 김창수(64) 후보, 전북도의원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장영수(50) 후보의 주도권 싸움이 막판까지 치열했다.  
 
막상 투표함을 열자 장 후보가 40.0%(6461표)의 표를 얻어 당선됐다. 김 후보는 30.6%(4950표), 이 후보는 27.3%(4410표)에 그쳤다. 세 후보의 표 차이는 540~2051표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나왔으면 선거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 [사진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 캠프]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 [사진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 캠프]

전북 최초 女단체장 노렸지만…선거법 위반 '발목'
 
선거 초기엔 이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퉜다. 뇌졸중으로 건강이 안 좋은 '군수 남편' 대신 출마한 데다 당선되면 '전북 최초의 여성 기초단체장'이 나오는 것이어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이 후보는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려 했다. 하지만 민주당 전북도당은 이 후보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을 문제 삼아 경선에서 배제했다. 이 후보가 액수는 적지만 금품을 뿌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그에게 우호적이던 유권자 상당수도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불법 금품 거래 이미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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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승부에 이성 잃었나…투표소 앞에 걸린 '비방 현수막' 
 
선거 당일 벌어진 '불법 현수막 사건'도 이 후보에게는 악재였다. 장수군의 유권자 2만 명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동네가 좁아 이른바 '흑색 선전'에도 쉽게 표심이 요동치는 구조여서다. 
 
전북경찰청은 "선거 당일 투표소 앞에 이 후보를 비방하는 현수막을 내건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C씨(39)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C씨 등은 이날 자정쯤 번암면 종합복지회관과 천천초·장계초 등 투표소 3곳 입구에 해당 현수막을 내건 혐의다. 현수막에는 '이영숙 금품제공혐의 공직선거법위반, 신고자 포상금 800만원 수령, 장수경찰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라고 적혀 있었다. C씨는 장 당선인 캠프의 자원봉사자로 조사됐다. 
 
장영수 장수군수 당선인의 선거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씨가 장 당선인 지지자 등 600명가량이 가입한 SNS 단체방에서 선거 당일(13일) 오후 1시쯤 "현수막 교체 작업은 선관위 허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논란이 되자 김씨는 이 글을 삭제했다. [사진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 캠프]

장영수 장수군수 당선인의 선거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씨가 장 당선인 지지자 등 600명가량이 가입한 SNS 단체방에서 선거 당일(13일) 오후 1시쯤 "현수막 교체 작업은 선관위 허락을 받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논란이 되자 김씨는 이 글을 삭제했다. [사진 이영숙 장수군수 후보 캠프]

흑색 선전 난무…선거 후폭풍 장기화 조짐
 
사건은 또 터졌다. 장 당선인의 선거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씨가 선거 당일 오후 1시쯤 장 당선인 지지자 등 600명가량이 가입한 SNS(사회관계망) 단체방(밴드)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됐다. "(현수막) 내용이나 형식에서 전혀 불법적인 요소가 없었고 선관위의 허락을 받고 (현수막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장수선관위 확인 결과 선관위는 해당 현수막 교체 작업을 허락한 사실이 없었다. 파문이 커지자 김씨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현수막에 사실을 적시해도 후보자 낙선 목적이면 선거법 위반"이라며 "밴드에 올린 글을 보면 장 후보 캠프가 (현수막 사건에) 깊숙이 관여한 것을 스스로 시인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패자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면서도 "과연 장 캠프에서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으면 이런 무리수를 뒀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 측은 김씨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 후보 사건은 선관위가 지난 1월 24일 검찰에 고발한 지 넉 달여 만에 '불구속 기소'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장수군 전체가 한동안 절반으로 쪼개져 선거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 당선인 캠프 관계자 일부가 불법 현수막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지만, 캠프 내부에선 "불법을 저지른 이 후보가 이를 지적하는 현수막을 문제 삼는 건 적반하장"이라며 단단히 벼르고 있어서다. 
 
장수=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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