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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UAE 항공편 더 늘리면 인천~유럽 승객 상당수 빼앗겨”

‘78대 22’. 아랍에미리트(UAE)와 우리나라 간 항공 노선의 공급력(좌석)을 비교한 수치로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UAE 측 항공사들이 두바이~인천, 아부다비~인천 노선을 매일 한차례 씩 운항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는 대한항공만 두바이 노선을 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동 항공사들과의 가격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해 아예 취항을 포기했다. 좌석 공급력 못지않게 요금도 격차가 크다. 17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행 노선의 경우 UAE 측 항공사들은 국내 항공사에 비해 30% 가까이 저렴한 요금을 받고 있다. 국내 항공사는 유럽까지 직항이지만 UAE측 항공은 두바이나 아부다비에서 유럽행 비행기로 환승하는 방식이다. 다소 번거롭고 시간이 더 걸리지만, 요금이 워낙 싼 덕에 UAE측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
 

UAE 항공사들, 한국에 증편 공세
지금도 양국 65만명 중 53만명 독점
전문가 “국내 항공산업 붕괴 우려”
일각 “한때 갈등 UAE에 성의 표시를”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난해 기준으로 양국 간 항공 여객은 65만명 이다. 이 중 UAE 측 2개 항공사가 여객의 82% 53만 명을 차지한다.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인천~두바이 노선 승객 31만여 명 중 75% 가까운 23만여 명이 유럽 또는 아프리카가 목적지인 환승객이었다. 에티하드항공도 환승객 비중이 69%에 달한다. 이렇게 UAE측 항공사가 태운 유럽행 환승객은 우리 항공사의 유럽노선 수송객의 13%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UAE측이 운항 횟수 2배를 요구하자 국내 항공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태준 대한항공 상무는 “양국 간 수요만 따지면 현재 공급량이 충분해 더 늘릴 필요가 없다”며 “중동 항공사의 저가공세에 대응할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운항횟수가 늘면 타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중동항공사로 인한 피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주의 콴타스항공이 대표적이다. 이 항공사는 당초 다양한 유럽 노선을 운항하고 있었으나 중동 항공사의 진출 이후 경쟁에 밀려 대부분의 노선을 폐쇄했다. 항공업계에선 노선(주 7회 운항 기준) 1개가 폐쇄되면 일자리가 1500~1900개가량 사라진다는 통계도 나온다. 실제로 EU에선 2010년~2015년 사이 항공 관련 일자리 8만개가 없어졌다. 최근에는 델타항공 등 미국의 주요 항공사도 중동 항공사들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전문가 반응은 엇갈린다. 김병종 한국항공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시간대가 다양하고 요금이 싸다면 그걸 선택하는 게 시장의 원리”라며 “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한 것은 맞지만, 우리 항공사도 경쟁력을 키워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명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은 “무조건 시장원리만 앞세우면 우리 항공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자칫 정치적 고려로 항공 시장을 개방했다가는 양질의 일자리가 대거 사라지는 등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현종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은 “많은 나라의 항공사들이 중동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큰 타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승객 편의와 항공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UAE와의 항공회담 (6월 26~27일)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 일각에서도 한때 갈등설이 불거졌던 UAE 측에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요구 수용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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