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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UAE항공사, 티켓 30% 싸게 덤핑···국내 항공사 초비상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의 A380. 현존하는 여객기 중 가장 크다. [중앙포토]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의 A380. 현존하는 여객기 중 가장 크다. [중앙포토]

 막대한 정부 지원을 앞세운 중동 항공사들의 우리나라 항공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저가 공세로 유럽 등지로 가는 환승객을 대거 유치하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운항 횟수를 2배로 늘려 달라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티켓 30% 덤핑 … 2배 운항 요구
UAE 항공사들, 한국에 증편 공세
지금도 양국 65만명 중 53만명 독점
전문가 “국내 항공산업 붕괴 우려”
일각 “한때 갈등 UAE에 성의 표시를”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26~27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서 양국 간 항공회담이 열린다. 주요 의제는 운항 횟수 증대다. 현재 UAE와 우리나라 간 항공노선의 공급력(좌석) 비율은 '78대 22'로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UAE 측 항공사들이 두바이~인천, 아부다비~인천 노선을 매일 한차례 씩 운항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는 대한항공만 두바이 노선을 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가격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해 아예 취항을 포기했다. 특히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은 인천~두바이 노선에 현존하는 최대 여객기인 A380까지 띄우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운항하는 에티하드항공. [중앙포토]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운항하는 에티하드항공. [중앙포토]

 요금도 격차가 크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행 노선의 경우 UAE 측 항공사들은 국내 항공사에 비해 30% 가까이 저렴한 요금을 받고 있다. 국내 항공사는 직항이지만 UAE측 항공은 두바이나 아부다비에서 유럽행 비행기로 갈아타는 방식이다. 다소 번거롭고 시간이 더 걸리지만, 요금이 워낙 싼 덕에 UAE측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이 늘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의 경우 2016년 기준으로 인천~두바이 노선 승객 31만여 명 중 75% 가까운 23만여 명이 유럽 또는 아프리카가 목적지인 환승객이었다. 에티하드항공도 69%에 달한다. 이렇게 UAE측 항공사가 태운 유럽행 환승객은 우리 항공사의 유럽노선 수송객의 13%나 된다. 같은 중동 지역인 카타르나 터키 항공사까지 합치면 비율은 35%까지 치솟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이 같은 상황에서 UAE측이 운항 횟수 확대를 요구하자 국내 항공사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태준 대한항공 상무는 “양국 간 수요만 따지면 현재 공급량도 13만석 가량 여유가 있어 더 늘릴 필요가 없다”며 “중동 항공사의 저가공세에 대응할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운항 횟수까지 늘면 타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이 치열한 단거리 노선 대신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늘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진일남 상무는 “우리가 유럽 노선을 늘리더라도 지금처럼 중동항공사가 저가공세로 유럽행 승객을 대거 가져가면 별 효과가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동 항공사가 경쟁 노선에서만 요금을 싸게 받을 뿐 독점 노선 등에서는 다른 항공사와 유사한 요금을 받는다"며 "지금은 요금이 싸더라도 경쟁이 사라지면 요금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중동항공사로 인한 피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호주의 콴타스항공은 당초 다양한 유럽 노선을 운항했으나 중동 항공사의 진출 이후 경쟁에 밀려 노선 대부분을 폐쇄했다. 지금은 호주 각지에서 유럽행 승객을 모아 중동 항공사에 연결해주는 역할을 주로 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에어프랑스도 중동과 동남아 노선 상당수를 폐쇄했다. 항공업계에선 노선(주 7회 운항 기준) 1개가 폐쇄되면 일자리가 1500~1900개가량 사라진다는 통계도 나온다. 실제로 EU에선 중동 항공사와의 경쟁 여파로 2010년~2015년 사이 항공 관련 일자리 8만개가 없어졌다.  
 
 최근에는 델타항공 등 미국의 주요 항공사도 중동 항공사들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정부 지원금을 바탕으로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중동항공사의 폐해를 지적한 15분 분량의 동영상까지 제작했다. 동영상에는 "중동항공사들이 보조금을 바탕으로 경쟁 항공사들을 물리치기 위해 적자도 개의치 않는 비정상적인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전문가 반응은 엇갈린다. 김병종 한국항공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시간대가 다양하고 요금이 싸다면 그걸 선택하는 게 시장의 원리”라며 “우리 항공사도 경쟁력을 키워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명 한국교통연구원 부원장은 “시장원리만 앞세우면 우리 항공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자칫 정치적 고려로 항공 시장을 개방했다가는 양질의 일자리가 대거 사라지는 등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현종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관은 “많은 나라에서 중동 항공사와의 경쟁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며 “승객 편의와 항공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항공회담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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