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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복규의 의료와 세상] 오리지널 약품과 카피 약품

권복규 이화여대 의대 교수

권복규 이화여대 의대 교수

아내가 오랫동안 지속된 팔꿈치 통증으로 지인이 운영하는 의원을 방문해서 여러 차례 주사를 맞았다. 몇 번 맞는 동안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마지막으로 주사를 맞고 와서는 팔이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했다. 놀라서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그날 해당 주사를 맞은 사람들이 모두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고, 아마도 약을 바꿔서 생긴 과민반응 같다고 했다. 그 약은 동물의 DNA가 주성분인데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가 만료되어 소위 복제(카피) 약품이 나왔고, 그래서 약을 한번 바꾸어 보았다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그 주사약은 아마도 제조 공정에서 어떤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첨가되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지인은 설명해 주었다.
 
의료와 세상 6/18

의료와 세상 6/18

의약품에는 주성분 외에도 첨가제와 보존제 등 각종 화학제품들이 들어가고 이들의 종류와 제조 공정에 따라 그 효능이나 부작용 등이 달라질 수도 있으며 때로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식약처 보고에 의하면 2015년 의약품 부작용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43만 827명으로 2010년에 비해 18.2%가 증가하였고 이 중에서 첨가제 등으로 인한 부작용도 상당하다. 그로 인해 2017년 6월의 약사법 개정안에서는 “의약품 등의 용기 또는 포장에 소량 함유 성분 등 총리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제외한 모든 성분의 명칭” 등을 표시하도록 하였지만 여전히 일부 성분은 제외할 수 있으며, 제법에 따라 효능이나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환자에게 직접 써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성분명 처방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약사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성분명 처방이란 예컨대 미국 존슨앤드존슨사의 “타이레놀”을 그 성분명인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처방하라는 것이다. 성분명으로 처방하면 약사와 환자는 그것이 주성분인 어떤 약이든 택할 수 있다. 약계는 복제약 시장의 활성화와 환자의 선택권 등을 들어 이에 찬성하지만 의료계는 그러한 경우 환자에게 약효가 못 미치거나 약화 사고가 일어나도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많은 의사들은 비슷한 약이라도 같은 약은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이 논쟁의 핵심은 산업이나 어떤 직역의 이해관계가 아닌 환자의 건강권일 것이다. 직접 이런 일을 겪고 나니 그런 생각이 더욱 분명해진다. 
 
권복규 이화여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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