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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4기 철회, 일자리 3만 개 날아갔다

폐쇄 결정이 난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경주 지역에서는 17일 주민 간 의견이 엇갈렸다. 감포읍발전협의회는 “조기 폐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에 양남면발전협의회는 주민 간 갈등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조기 폐쇄에 동의한다는 입장이다. 백민석 양남면발전협의회장은 “지역민 사이의 ‘민·민 갈등’으로 번지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문 정부 탈원전 선언 1년
월성 1호 폐쇄, 신규 원전 철회 발표
원전 건설인력 90%가 중기 소속
과속 탈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
“설계 등 핵심 인재 해외 유출 위기”

경북 경주시 월성 1호기. 프리랜서 공정식

경북 경주시 월성 1호기.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해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탈원전 선언 1년에 맞춰 월성 1호기 폐쇄를 결정한 건 정책 추진 의지를 다시 한번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원전 가동률 감소에도 현재까지 전력 수급엔 문제가 없다. 전기요금 인상 역시 당장 추진할 정도로 급하진 않다. 문제는 앞으로다. 현장에서 속도의 문제를 지적한다. 원전을 더 짓지 않기로 한 데 따른 원전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다. 지난해 말 확정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엔 신규 원전 6기 백지화 계획이 포함됐다. 지난 15일 한수원은 이 중 4기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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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주로 중소기업이 본다. 원전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 2기를 건설할 때 참여하는 대기업은 7곳이지만 중소기업은 1993곳에 달한다. 투입되는 인력(약 1만5000명)도 90%가 중소업체 소속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원전 기자재의 특성 때문이다. 한수원이 이번에 4기의 신규 원전 계획을 취소하면서 일자리도 3만 개가 날아간 셈이다.
 
이미 관련 업체들은 부품 생산과 채용을 줄이기 시작했다. 한 해 600여 명 수준(석·박사 포함)인 졸업생도 원전 이외의 영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형 원전 개발 책임자인 이병령 박사는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대만 등도 한국의 원전 설계 인재를 데려가려고 관심을 보인다”며 “60년 동안 쌓은 기술이 유출될 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인근 마을. 프리랜서 공정식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 인근 마을. 프리랜서 공정식

정부는 원전을 수출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전은 공사 기간이 길다. 예컨대 수출을 추진 중인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은 올 하반기에 사업권을 인수하더라도 인허가 절차 등을 고려할 때 2024년은 돼야 제작·시공에 들어간다. 원전 기자재를 납품하는 한 중소업체 대표는 “1~2년도 아니고 4~5년을 어떻게 버티느냐”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사람이 떠나는 건 기술과 산업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원전은 조선·철강 못지않은 국가 대계인 만큼 수출산업 진흥을 위한 정밀한 청사진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경주=김정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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