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혼란의 한국당 “그 밥에 그 나물... 새 얼굴로 판 엎어라"

중앙일보와 한국정당학회(회장 곽진영 건국대 교수)가 6·13 지방선거 직후인 14일~16일 정치학자 31명을 대상으로 “보수 재건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28명이 ‘전면 물갈이’를 해법으로 내놓았다. “현 정치권의 보수 인사들은 사실상 시효가 끝났으니 외부 수혈을 통해 판을 엎어야 한다”는 인적 쇄신 요구였다.
 

정당학회 공동기획, 31명에게 묻다
인물 돌려막기 땐 ‘그 나물에 그 밥’
“정당 해산 후 전혀 새로운 당 창당”
“극우·다선중진 은퇴는 필수” 주장도
반공 보수, 성장 보수서 벗어나야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국민에게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며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최근 보수의 정치적 재편은 ‘인물 돌려막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새로운 당 지도부를 만들겠다면서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진부한 인물이 나와서는 안 된다. 확실한 인적 쇄신을 통해 ‘뜻밖의’ 외부 인사를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는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구 보수세력과의 연계를 끊음으로써 변화의 몸부림을 가시적으로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한범 국방대 안보정책학과 교수는 “기존의 자산과 당원을 승계하려는 꼼수는 안 된다”며 “정당 해산 후 ‘광장’에서 전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관련기사
인적 청산의 구체적 대상을 지목하기도 했다. 윤광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한국당의 경우) 전근대적 정치세력인 친박을 제외한 초·재선 중심으로 지도부를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정한범 교수 역시 “극우 의원과 다선 중진의 정계 은퇴는 필수”라고 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세대교체가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나왔다. “새로운 보수의 비전을 보여줄 정치 엘리트가 있을지 의문”(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란 것이다. 인적 쇄신의 구심점이 약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보수 정치세력의 이합집산과 개편은 선택이라기보다 필연”(장승진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기에 결국은 인적 쇄신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14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내놓았다.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홍 대표가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14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내놓았다.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홍 대표가 여의도 당사를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6·13 선거 패배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중복 대답 허용)라는 질문엔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를 꼽는 응답(28명)이 압도적이었다. 허재영 연세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는 “본인이 살아온 관성대로 내뱉는 홍 전 대표의 발언이 보수적 유권자마저 등을 돌리게 했다”고 진단했다. 당장 이번 선거에 직접적 개입을 안 했지만 보수 몰락의 원인 제공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꼽는 이도 15명이나 됐다.
 
“2016년 총선-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하게 된, 보수 몰락의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엔 다양한 진단이 나왔다. 가장 많은 건 “대통령 탄핵에도 이를 책임지지 않는 행태”(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꼽혔다.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시금 ‘촛불’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고 일갈했다. 박진수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옥쇄파동 등으로 2년 전 총선에서 보수에 실망했다면, 지난해 대선은 최순실 게이트를 야기한 보수에 대한 심판이었다”며 “이번 선거는 괴멸 위기에도 냉전적 종북 프레임만을 반복하는 보수에 대한 환멸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성일종 의원의 공개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성일종 의원의 공개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그렇다면 붕괴한 보수세력이 재기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정희·산업화·TK·반공이라는 기존 보수의 네 가지 유산과 결별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5년 영국 토니 블레어 집권 시절 보수당이 38세의 데이비드 캐머런을 등장시켜 ‘온정적 보수’를 내세운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반공 보수, 성장 보수, 대기업 보수에서 벗어나 사회적 포용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고, 김은경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진 자’는 보수, ‘못 가진 자’는 진보라는 기존 스펙트럼을 깨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민우·안효성 기자 minwo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