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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구미 경제 망쳤다"…TK 유일 민주당 시장 나온 이유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 인근에 걸린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장 당선인 현수막. 구미=김정석 기자

17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 인근에 걸린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구미시장 당선인 현수막. 구미=김정석 기자

 
"한국당 일당 독재가 구미 경제를 망쳤다" vs. "민주당이 구미 경제를 추락시킬 것이다"
 
6·13 지방선거 결과 대구·경북(TK) 광역·기초단체 33곳 중 경북 구미시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이 당선됐다.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TK에서 여당 구미시장 당선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구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데다 포항시와 더불어 산업화 드라이브를 건 도시여서다. 전국적 관심이 쏠린 것도 이런 상징성 때문이다.
 
1995년 민선 1기 시작부터 23년간 보수 정당 소속 단체장이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던 구미가 이렇게 뒤집힌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선 우선 이 지역이 가진 특징부터 살펴봐야 한다.
 
 42만2000여 명이 사는 구미시는 여러 얼굴을 가진 도시다. 과거 구미의 중심이었던 선산읍이 있는 북쪽은 여전히 농업이 주력 산업이다. 반면 구미국가산업1~4단지가 위치한 남쪽은 제조업 위주의 공업이 발달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스마트시티)과 LG전자도 이곳에 있다. 상모사곡동은 보수 지지자들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순례하듯 찾아와 이른바 '보수 성지'로 불린다. 
6·13 지방선거에서 경북 구미시장 선거 결과 그래픽. 붉은 색은 이양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푸른 색은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그래픽=김정석 기자,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6·13 지방선거에서 경북 구미시장 선거 결과 그래픽. 붉은 색은 이양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푸른 색은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그래픽=김정석 기자,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6·13 지방선거에서 경북 구미시장 선거 결과 중 시내동지구를 따로 표시한 그래픽. 붉은 색은 이양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푸른 색은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그래픽=김정석 기자,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6·13 지방선거에서 경북 구미시장 선거 결과 중 시내동지구를 따로 표시한 그래픽. 붉은 색은 이양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푸른 색은 장세용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우세였던 지역. 그래픽=김정석 기자,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6·13 지방선거에선 남북의 표심이 판이하게 갈렸다. 북쪽 농업지대에선 이양호 자유한국당 후보가, 남쪽 공업지대에선 장세용 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차지했다. 특히 북쪽 옥성면에선 이 후보가 75.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장 후보는 10.8%에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2캠퍼스가 있는 남쪽 진미동에선 장 후보가 50.7%, 이 후보가 25.4%를 얻었다.
 
상당수 시민은 '젊은 도시' 구미의 청년층이 민주당 당선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구미시는 지난해 기준으로 경북 23개 시·군 중 주민 평균 나이가 36.8세로 가장 젊다. 경북 주민 평균 나이 43.8세보다 무려 7살이나 어리다.
 
양포동 금오공대 캠퍼스에서 만난 재학생 박인범(24)씨는 "구미에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나 한국당의 구태 정치에 피로감을 느낀 젊은 층이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시청 공무원 김모(33)씨도 "젊을수록 진보 성향을 띠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아니었다 싶다"고 했다.
경북 구미시 양포동에 위치한 금오공과대학교 정문. 구미=김정석 기자

경북 구미시 양포동에 위치한 금오공과대학교 정문. 구미=김정석 기자

 
구미에 젊은 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이유는 24.3㎢에 걸쳐 조성된 국가산업단지 때문이다. 국가산단 종사자들이 침체에 빠진 구미 경제를 피부로 느끼면서 탈(脫)한국당의 길을 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구미세관이 발표한 구미산업단지 올해 1~4월 수출 실적은 45억35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7억7200만 달러) 대비 21%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이 때문에 구미산업단지 내 협력업체 수백 곳이 폐업하거나 업종을 바꿨다. 구미국가산업1단지에 위치한 열처리 장비 생산업체 에스티아이 서태일(56) 대표는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공장 이전을 가속화하면서 협력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북 구미시 진미동 구미국가산업3단지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2캠퍼스 정문. 구미=김정석 기자

경북 구미시 진미동 구미국가산업3단지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2캠퍼스 정문. 구미=김정석 기자

경북 구미시 진미동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건물 전경. 구미=김정석 기자

경북 구미시 진미동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건물 전경. 구미=김정석 기자

 
지역 경기 침체는 소매업의 매출 감소로 직결됐다. 양포동에서 오징어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강준호(33)씨는 "주변 기업들이 단체 회식을 끊은 지는 오래됐다. 나름 상권이 잘 잡힌 요지에 있지만 고객이 대폭 줄었다"며 "주변 상인들도 지방선거 전 '이제는 확 뒤집어엎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당이 TK에서 집권해야 지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만난 이희복(76)씨는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착잡했다. 젊은 사람들이 지나온 세월을 잘 모르는 것 같아 한심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분이 구미를 살렸기 때문에 이렇게 잘 사는 세상이 된 줄 모르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이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구미=김정석 기자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이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구미=김정석 기자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방문객들이 남긴 방명록. 구미=김정석 기자

17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방문객들이 남긴 방명록. 구미=김정석 기자

 
고아읍에서 농사를 짓는 김판흠(66)씨는 "민주당 출신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친한지는 몰라도 TK에서 단체장을 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지역 경제 발전을 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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