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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육아휴직 급여, '1년 내 신청' 기간 지나도 지급해야"

육아휴직 이미지. [중앙포토]

육아휴직 이미지. [중앙포토]

 
'1년 이내'로 정해진 육아휴직 급여 신청기간이 지났더라도, 3년을 넘기지 않았다면 여전히 급여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 급여를 받으려는 사람은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70조 2항).'  
 
법원은 이 조항에 대해 '이 기간 내에 신청하길 요청한다'는 의미이지 '이 기간 내에 신청하지 않으면 급여를 못 준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직장인 손모씨는 2014년 9월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시작했다. 손씨는 육아휴직 3개월차에 한 차례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했다. 1년치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거로 알고 1년치를 신청했는데 이미 휴직한 기간인 2개월치 육아휴직급여만 받았다. 나머지에 대해서는 휴직이 끝난 후 신청해야 했다. 그런데 손씨는 2015년 9월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시 회사로 복귀해 직장인으로 돌아갔고 '육아휴직이 끝난 후 12개월 이내'를 넘겨버렸다. 손씨가 "나머지 10개월분의 육아휴직 급여를 달라" 신청한 것은 2017년 10월이었다. 육아휴직이 끝난 후 25개월째 되는 달이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기간 내에 신청하지 않았다'며 손씨에게 급여를 줄 수 없다고 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 다음 로드뷰]

서울행정법원. [사진 다음 로드뷰]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강효인 판사는 지난 4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손씨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주라"고 판결했다.
 
강 판사는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권리는 사회적 기본권의 하나인 사회보장수급권으로서의 성격과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면서 "단기의 신청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해 고용보험의 재정건전성을 달성하려는 것은 지나치게 행정편의만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봤다.
 
강 판사는 또 고용보험법 내에 신청기간에 대한 내용이 '지급 요건'에 들어가 있었는데 이를 국회가 법을 개정해 '별도 조항'으로 옮겨놓은 것은 의미가 있는 것이라 봤다.
 
강 판사는 "우리나라에서 10년 가까이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육아휴직을 하는 민간 근로자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할 필요성이 크며, 육아휴직 수당을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공무원이나 군인과 비교하면 불합리한 차별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신청기간을 지급요건으로 삼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취지를 고려하면 '12개월 이내'는 반드시 따라야만 하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조속히 급여 지급을 신청하도록 촉구·요청하는 의미"를 갖는 훈시규정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강 판사의 판단이다. 육아휴직 급여의 소멸시효기간(3년)을 넘기지 않은 이상 훈시규정인 12개월을 넘겼더라도 여전히 육아휴직급여 받을 권리가 있고 정부는 이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강 판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형식적인 문구에 얽매이지 않고 국회가 법률 개정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입법정신이 무엇인가를 헤아려 그 입법정신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법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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