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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의 계절, 이 웹툰 어떠세요?

네이버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등장 인물. [사진 네이버]

네이버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등장 인물. [사진 네이버]

나날이 더워지고 있는 요즘, 어느덧 여름이다. 다시 ‘호러’의 계절이 왔다는 얘기. 쏟아지는 공포 웹툰들 중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그래서, 웹툰이 낯선 이라도 '공포물 매니어'라면 좋아할 만한 웹툰을 추려봤다. 별 표는 공포 지수. 주관적 평이니 체감은 다를 수 있다.
 
1. 타인은 지옥이다
네이버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이미지 네이버]

네이버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이미지 네이버]

한줄평: 가장 무서운 건 어쩌면 사람일지도 (공포 지수: ★★★★☆)
희곡 ‘닫힌 방’(장 폴 사르트르)에는 세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좁은 방에 갇혀 서로의 시선에 괴로움을 느낀다. 불이 꺼지지도 않는, 잠을 잘 수도 없는 방에 갇혀 서로를 욕하고 옥죈다. 결국 한 명이 외친다. “유황불, 장작불, 석쇠...아! 정말 웃기는군. 석쇠도 필요 없어,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
지난 3월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김용키 작가의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는 이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인턴 생활을 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주인공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 낡고 오래된 고시원에 묵기로 한다. 고시원은 말 그대로 ‘닫힌 방’이 된다. 아, ‘묵기로 한다’보다는 ‘갇힌다’라는 표현이 맞겠다. 유난히 싼 그곳의 월세와, 그에 대비되는 서울의 높은 물가는 주인공을 그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그를 둘러싼 고시원 사람들은, 웃는 얼굴 뒤로 알 수 없는 살기를 품고 있다. 주인공은 편히 몸 뉘울 곳 한 평만 있으면 되는데, 그조차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회색과 검정 등 어두운 계열의 색채와 생경한 그림체는, 조바심 자아내는 스토리와 결합해 ‘섬뜩함’을 만들어 낸다. 귀신이 무섭다고? 어쩌면 가장 무서운 건 사람일지 모른다. 네이버 목·일요 웹툰. 김용키 작가.
 
2. 원주민 공포만화
네이버 웹툰 '원주민 공포만화' [이미지 네이버]

네이버 웹툰 '원주민 공포만화' [이미지 네이버]

한줄평: 웃긴데 무서운 이 그로테스크함이란 (공포 지수: ★★★★)
참으로 그로테스크하다. 유머러스와 호러틱한 분위기가 혼합된 이야기를 보노라면,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한 청년이 공무원 시험 합격을 위해 악령(?)에게 영혼을 팔았다. 악령은 시키는 대로 하면 합격 비결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결국 시키는 대로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악령을 찾아가 비결을 말해달라 요구하는데, 악령은 답한다. “공무원 시험 합격, 공인중개사, 주택관리사 시험 합격은…” 가만 보니 악령은 누가 봐도 서경석의 얼굴과 닮아있다. 이러니 어찌 무섭고 웃기지 않을 수 있을까. 이렇듯 ‘공포 이야기’라면 한 번쯤 떠올려봄직한 익숙한 클리셰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끝은 언제나 신선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항상 이렇듯 끝을 맺진 않는다. 재치있는 반전을 기대하며 가볍게 마지막 컷을 보다 자신도 모르게 소름 돋는 경험을 할지도 모를 일이다. 각 회차는 독립적인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얽혀있다. 묵직한 검은 바탕에 언뜻 유아틱한 그림체가 묘하게 어우러져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이 그림체는 악귀가 씐 인물이나 혼령을 그려낼 때 그 기괴스러움이 극대화되니 기대해도 좋다. 개인적으로 45화 ‘BJ 원주민’ 편을 추천한다. 네이버 화요웹툰. 원주민 작가.
 
3. 기기괴괴
네이버 웹툰 '기기괴괴' [이미지 네이버]

네이버 웹툰 '기기괴괴' [이미지 네이버]

한줄평: 상상력과 기괴함의 만남, 그 끝은 어딜까 (공포 지수: ★★★☆)
‘기기괴괴’는 오래된 인기 웹툰이다. 2013년 5월 시작해 벌써 5년이 넘었다. 짧게는 1회차, 길게는 11회차에 걸쳐 한 이야기를 담는다. ‘기기괴괴’를 보고 있노라면, 그 놀라운 착상에 놀랄 수밖에 없다. 로봇, 유전공학, 의학 그리고 현재와 미래 등 이야기의 배경이 분야와 시제를 가리지 않는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다. 섬뜩함과 거부감이 느껴지는 ‘기기괴괴’함이 이야기에 두루 묻어난다. 중국에서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성형수’ 편은 기기괴괴의 정수. 공포보다는 거북함이 먼저 느껴지고, 꺼림칙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웹툰이다. 네이버 목요웹툰. 오성대 작가.
 
4. 조우
다음 웹툰 '조우' [사진 조우 캡처]

다음 웹툰 '조우' [사진 조우 캡처]

한줄평: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공포 지수: ★★★★)
평범한 하루를 마치고 귀가한 여성. 혼자 살기 흉흉한 세상이라며 키우게 된 수컷 강아지 ‘머슴이’는 오늘따라 조용하다. 먹다 남긴 소시지를 밥그릇에 던져 주니 ‘쩝쩝’ 소리를 내며 어느새 다 먹어버렸다. 그때 걸려온 엄마의 전화. “늦게 다니지 말라”는 엄마 잔소리 뒤로 ‘왈왈’ 짖는 머슴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머슴이를 엄마가 데려갔구나’ 생각하다 갑자기 감각이 송곳처럼 날카로워진다. 조금 전 ‘쩝쩝’ 소리를 내며 소시지를 먹은 건 누구지?  
평범한 일상이 깨지는 것. 우리에게 이보다 더 현실적인 ‘공포’가 있을까. ‘조우’는 이처럼 일상 속에 깃들 수 있는 ‘공포’를 소재로 삼는다. 상상해보자. 낯선 남자가 ‘강아지’처럼 나 혼자 사는 집에 숨어 있다면? 해맑게 웃으며 엄마만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몸에서 우연히 시퍼런 멍 자국을 발견한다면? 일상의 균열은 의외로 쉽게, 또 갑자기 우리를 찾아올지 모른다. ‘조우’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단편으로, 호흡이 길지 않다. 우리는 ‘조우’를 보며 생각할지 모른다. ‘이런 일이 실제 있어? 있어도 내 얘기는 아냐.’ 작가는 말한다.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하지만 결국은 남의 일로 치부해 버리는.” 다음 완결 웹툰. 최희선 작가. 
 
5. 인간의 숲
네이버 웹툰 '인간의 숲'. [사진 인간의 숲 캡처]

네이버 웹툰 '인간의 숲'. [사진 인간의 숲 캡처]

한줄평: 역시나 인간이 제일 무섭다 (공포 지수: ★★★)
 
“인간의 숲은 너무나 깊고 어두워 저도 아직 끝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재밌는 것은 아닐까요.” (‘인간의 숲’ 마지막 화 中)
 
‘인간의 숲’은 정부에서 비밀 실험을 위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 10명을 모아놓은 수용소가 마비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구원 중 혼자 남은 ‘하루’가 살아남는 방법은 단 두 가지. 스스로 다른 살인마들을 모조리 죽이거나, 다른 살인마의 살인을 도와 함께 살아남거나. 그것만이 살인마들이 지배하는 수용소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하루는 어떤 선택을 할까?
작가는 인간과 괴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제법 불편하면서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무채색과 붉은색, 단 두 가지 계열의 색상만 이용해 표현해낸다. 눈이 파이고 피가 튀기는 등 서로를 죽이는 살인이 되풀이되기에 ‘인간의 숲’은 꽤 잔인하다. 그럼에도 깊고 어두운 인간의 본질이 궁금하다면 주저 없이 ‘인간의 숲’을 권한다. 네이버 완결 웹툰. 황준호 작가.
 
※타인은 지옥이다, 원주민 공포만화, 기기괴괴 정리=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조우, 인간의 숲 정리=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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