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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최악, 이재명은 차악 … 선거 이겼지만 ‘여배우 스캔들’ 내상 남았다

[SPECIAL REPORT] 6·13 지방선거 민심 읽기
이재명. [연합뉴스]

이재명. [연합뉴스]

별 이슈 없이 진행되던 6·13 지방선거는 막판 ‘여배우 스캔들’로 달아올랐다. 당사자인 김부선씨와 공지영 작가, 김씨의 딸 이미소씨까지 등장했다.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향한 일부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비판도 집요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56.4%를 얻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35.5%)를 큰 차로 제쳤다. 어찌 보면 폭발력 있을 수도 있을 사안이었는데도 판세 자체를 바꾸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 동역학을 Q&A로 풀어본다.
 
 
①영향 없었나
 
아니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선거 전 마지막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도 차는 29.2%포인트(이재명 48.6%, 남경필 19.4%)였다. 한겨레-한국갤럽의 조사에선 40.8%포인트였다. 막상 투표함을 여니 20.9%에 그쳤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이 문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게 선거 일주일 전 ‘깜깜이 여론조사’로 들어가기 직전이었다”며 “30~40%포인트가 넘던 격차가 20%대로 좁혀진 것은 진실공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논란은 사생활 영역에 머물렀다. 하지만 증언이 이어지면서 ‘거짓말’ 논란으로 번져 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확실한 증거는 없고 내 말이 진실이다, 이재명 나쁘다만 외친다!”(@reljia0)는 비판과 “잘못은 인정하고 사과하면 그만이지만 거짓은 안 된다”(@wajj012)는 지적이 맞섰다. 논란이 커지자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경기도민 부동층은 28.5%까지 늘었다.
 
 
②지지도 역전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현 정부에 대한 강한 지지가 기저에 있었기 때문이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 자리에 누가 나왔어도 그 정도의 승리는 거뒀을 것으로 본다”며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해 주는 게 맞지 않느냐는 분위기를 꺾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선거 캠프에서 수석대변인을 한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선거 현장에서 보면 북·미 회담이나 남북관계 이슈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나아가는 방향을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있었던 것 같고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러 얘기들은 개인사이기도 해서 그 정도의 폭발력은 갖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거 전 SNS에선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퍼진 “12일(북·미 정상회담)이 13일(지방선거)보다 중요하다”는 논리도 한 예다.
 
자유한국당에 대한 반감이 더 컸다는 분석도 있다.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투표는 최악을 떨어뜨리기 위해 차악을 선택하는 거다. 이번 선거는 최악인 자한당을 소멸시키는 선거”(@kim_kimsm)란 말이 돌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번 논란이) 도지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과는 비교적 무관한 문제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며 “신뢰를 다소 잃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혼, 아들 마약 문제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남경필(한국당) 후보를 찍기도 충분치 않다고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남 후보가 대안으로 어필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유사한 게 댓글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유권자들이 사건에 따라 표심을 결정할 수 있다고 반응했다. 그런데 현장에선 한국당이 무리하게 정치공세를 했다고 봤다. 메신저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며 “역풍은 없었다. 오히려 김경수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통령 측근이란 사실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③이겼으니 논란은 끝난 건가.
 
아니다. 박 교수는 “이긴 것 자체가 좋아할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당선이 곧 ‘면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아들 병역 논란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논란이 한 사례다.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현 정권과 가까운 이정렬 변호사가 선거 전인 11일 일명 ‘혜경궁 김씨’로 불리는 @08_hh 트위터 계정주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이기도 하다.
 
진보 논객인 유시민 작가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말을 믿기보다는 ‘그래 찍어는 준다. 그런데 너 여기까지야’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찍은 유권자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박형준 동아대 교수도 “선거가 끝나서 국민들 심판을 받았으니까 면죄부를 받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는 도지사라는 큰 공직을 맡은 사람의 인격과 도덕성 문제로서는 큰 문제”라며 “꼬리표로 따라다닐 것이다. 검증이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당선인에 대한 ‘유보적 감정’은 당선이 확정된 뒤 그가 한 인터뷰가 SNS 상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에서도 드러난다는 지적이다. 그는 당시 논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인터뷰를 중단했었다. 그는 다음날 “수양이 부족해서 그렇다. 지나쳤다”고 사과해야 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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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