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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서 가르쳐 줬으면 하는 것들

김하나의 만다꼬
며칠 전 동네 고깃집에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었다. 사람이 많은 시간은 아니어서 손님들이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 너머로 갑자기 시끄럽고 거슬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우리 뒤쪽 테이블의 청년 두 명이 창틀에 스마트폰을 올려놓고 야구 중계를 보기 시작한 거였다. 본인들이야 중계를 보며 고기를 구우면 신이 날지도 모르겠으나 우리 테이블에서 듣기로는 짜증나는 소음일 뿐이었다. 더구나 스마트폰의 작은 스피커로 음량을 크게 틀어놓으면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귀에 무척 거슬리게 된다. 내가 다가가 중계를 꺼줄 것을 요구했더니 그들은 다행히 바로 소리를 껐다.  
 
공동의 공간에서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를 잘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초등학교에서 공중 예절을 배운다. 그런데 비교적 근래에 등장한 스마트폰을 쓰는 예절에 대해선 아직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듯하다. 나이 든 분들이 지하철에서 스피커폰 모드로 쩌렁쩌렁 통화를 하거나 소리를 틀어 놓고 게임을 하는 것 등을 보면 눈살은 찌푸려지지만 좀 포기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아무도 저 상상력 빈곤한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예절을 가르쳐 주지 않아서 그래. 하지만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스마트폰과 함께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누군가 가르쳐 줘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징후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식당에서 아기에게 뽀로로 등 유아용 동영상을 틀어주고 밥 먹는 부모를 곧잘 마주친다. ‘뿅뿅’거리는 소리는 제 3자에게는 무척 거슬린다. 그러나 아이를 돌보느라 넋이 반쯤 나간 표정으로 급히 밥을 먹는 부모의 얼굴을 보면 항의할 마음은 차마 들지 않는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보는 그때만이라도 조금은 쉴 수 있고 부모도 밥은 먹어야 할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소리가 짜증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디자인의 유아용 헤드폰이 있으면 어떨까 싶다. 실수로 너무 큰 음량이 재생되지 않도록 제한 설정이 있어야겠지. 나는 식당에서 스마트폰 동영상을 틀어놓고 밥을 먹는 아이들이 자라서 앞서 말한 고깃집의 청년들처럼 될까봐 미리 겁이 난다. 초등학교에서 부디 공공장소에서의 스마트폰 사용 예절을 가르쳐 주기를 바란다.  
 
초등학교에서 가르쳐 줬으면 하는 것들은 또 있다. 나는 걷기를 제대로 가르쳐 줬으면 한다. 내가 어릴 적엔 ‘좌측 통행’(게다가 나중엔 ‘우측 통행’으로 바뀌기까지 했다) 말고는 걷기 교육을 받은 바가 없다. 걷기란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행위이고 거기엔 여러 기술이 필요하다. 오래 걸을 때 무리가 가지 않게 관절과 근육을 쓰는 법, 산길이나 빗길을 걷는 법, 비 그친 날 긴 우산 들고 걷는 법, 누군가와 함께 걸을 때 속도 맞추기, 더 어린 아이 손 잡고 걷는 법, 사람 많은 곳에서 걸을 때의 예절과 부딪쳤을 때의 사과법 등등.  
 
자전거 타기도 가르쳐 줬으면 좋겠다. 자전거야말로 인간이 만든 가장 멋진 탈것 아닐까? 자전거 타는 법,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우선 차로 이용법, 오르막과 내리막 요령, 브레이크 잡는 법과 기어 변경법, 자전거 세우기 예절, 오래 탈 때의 주의점 등등을 초등학생들에게 가르친다면 평생 쓸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기술을 갖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수영도 나는 가끔 초등학교 커리큘럼을 혼자 구상해 보며 더 나은 사회를 꿈꾸곤 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교육계 종사자가 계신다면 참고 바랍니다. ●
 
브랜드라이터. 예스24 팟캐스트 ‘책읽아웃’ 진행자.『 힘 빼기의 기술』을 쓴 뒤 수필가로도 불린다. 고양이 넷, 사람 하나와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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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