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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때 실패했던 수능 절대평가도 다시 탄력

[SPECIAL REPORT] 확 바뀐 교육 지형
장휘국 광주교육감과 김승환 전북교육감 당선인은 ‘수능 자격고사화 추진’을 공약했다. 수능 자격고사화란 현재 상대평가(9등급)·점수제인 수능을 절대평가·등급제로 바꾼다는 의미다. 절대평가·등급제에선 대학이 점수로 줄을 세워 학생을 뽑지 못한다.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 수학할 능력만 있는지 판별하자는 것이다.
 
서열구조를 깨겠다는 것은 진보 교육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장·김 교육감 외에 김병우(충북)·조희연(서울)·도성훈(인천)·장석웅(전남)·노옥희(울산)·박종훈(경남)·이석문(제주)교육감 당선인들은 지난달 10일 ‘민주진보교육감 후보’ 자격으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으로 줄세우기식 입시경쟁을 근본적으로 해소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함께 내걸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선거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인규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대표는 “수능 비중을 낮추고,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을 늘리되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감은 초·중·고교 교육을 담당한다. 대입은 교육감 권한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이다. 교육부가 결정하며, 대입은 대학 자율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육부는 현재 중3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을 국가교육회의의 공론화 과정에 맡겼다. 시민이 참여해 학습·토론 등 숙의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면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육감이 이런 공약을 내놓는 이유는 뭘까. 교육시민운동단체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의 실패를 이번엔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진보 교육 진영 인사들에게서 읽힌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원회는 2004년 수능 폐지, 내신 위주 학생 선발 등을 추진하다가 안팎의 반대에 휘말렸다. 교육혁신위는 2005년 발간한 백서에서 “기득권 보수층의 강한 반발과 교육부 행정관료들의 견제 등으로 혁신이 실현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서술했다.
 
2004년의 수능 폐지는 2018년의 수능 절대평가, 2004년의 내신 위주 선발은 2018년의 학종과 유사하다. 다만 진보 교육감이 대거 등장한 2018년은 과거 참여정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판이하다. 외곽에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란 교육시민단체가 교육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압박하고 있다. 안에선 김상곤 장관이 있고, 대입 개혁을 논의하는 국가교육회의엔 신인령 의장(전 이화여대 총장), 김진경 대입개편특위 위원장(전교조 출신) 등 진보 인사들이 들어가 있다.
 
고교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 교육감들은 대입 개편 공론화 과정에 대해서도 “공론화 과정이 개혁 반대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공교육 정상화에 부합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상하 안팎으로 현실론을 고수하려는 교육부 관료 등을 압박하고 있다. 과거처럼 청와대 등에 배치된 소수의 진보 인사들이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냈다가 공격당하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김경범 서울대 인문대 교수(교육부 정책자문위 입시제도혁신분과장)는 “지방선거 이전만 해도 여권 내에서 정시 확대, 수능 상대평가 유지 등이 필요하다는 이견이 제기됐으나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지방선거 결과가 이런 이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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