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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인권·법의 지배·자유 5원칙 따라 한·일 관계 발전을”

15일 일본 도쿄에서 서울국제포럼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세계평화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제9회 도쿄-서울 포럼에 참석한 이홍구 전 총리와 나카소네 전 총리(왼쪽부터). [서승욱 특파원]

15일 일본 도쿄에서 서울국제포럼과 ‘나카소네 야스히로 세계평화연구소’가 공동주최한 제9회 도쿄-서울 포럼에 참석한 이홍구 전 총리와 나카소네 전 총리(왼쪽부터). [서승욱 특파원]

“한국과 일본은 민주·평화·인권·법의 지배, 자유라는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 5원칙에 따라 양국 관계를 일층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홍구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은 서울국제포럼(SFIA)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전 일본 총리가 회장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세계평화연구소(NPI)’가 15일 일본 도쿄에서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에 담긴 내용이다. 선언엔 ‘양국이 공유하는 5가지 가치와 비전-상호 신뢰에 기초한 관계강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선언은 “동북아에서는 급격한 정세 변화에 의해 새로운 상황이 전개되려 하고 있다”며 “그 변화에 의해 동북아에 평화와 안정이 더욱더 깃들기를 기대하며,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이 우리가 공유한 5원칙에 따라 실현돼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공동선언 발표회는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나가타(永田)초 ‘더 캐피탈 호텔 도큐’에서 열렸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인사말에서 “전쟁을 경험하고 오랫동안 정치에 관여한 저로선 가장 중요한 관계 중 하나가 한국이었다. 돌이켜보면 총리에 취임한 뒤 가장 먼저 방문한 나라도 한국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전체가 크게 전진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일본과 한국 양국은 정세 변화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착실하게 (관계 발전의) 단계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한국과 일본은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으로 번영을 함께 이룩했고, 지구촌 평화를 위한 공동의 인식과 유대를 소중하게 지켜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4월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와 아·태 지역에서 새로운 평화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양국이 공유하는 5가지 가치와 비전을 확인하는 건 역사의 흐름에 적극 순응하는 의지를 함께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PI 이사장인 사토 겐(佐藤謙) 전 방위성 사무차관은 “5가지의 가치는 신뢰 관계의 근저가 되는 기본 개념이자,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에 있어 흔들리지 않는 기점”이라고 했다. 류진 서울국제포럼 부회장(풍산그룹 회장)은 “그동안 서로 잘 해보자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가 부족했다. 이 선언을 시작으로 양국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날 특히 눈길을 끈 건 얼마 전 만 100세를 넘긴 나카소네 전 총리의 모습이었다. 1918년생인 그는 지난 5월 말 100세 생일을 맞이했다. 올 1월 오른쪽 팔에 골절상을 입었고, 하반신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긴 했지만 그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준비해온 인사말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최근에도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는 도쿄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한다. 서류정리와 방문자들 접견 외에 독서 의욕이 아직도 왕성해 신문의 서평란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참모에게 곧바로 구입을 지시한다고 한다.
 
그는 1947년 첫 국회의원 당선을 포함해 20차례 연속 당선했다. 82년 11월 총리에 취임해 5년간의 장기정권을 이끌었다. ‘전후 일본정치의 총결산’을 내걸고 일본 철도 민영화 등을 이끌었다. 외교적으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론-야스 시대’로 불리는 미·일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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