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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折衝<절충>

한(漢) 소제(昭帝) 때다. 황제가 학자를 모아 경제를 물었다. 그들은 “천하와 이익을 다퉈선 안 된다(無與天下爭利)”며 소금과 철의 전매 철폐를 요구했다. 상인 출신 경제관료 상홍양(桑弘羊)이 나섰다. 그는 “외적의 위협에 맞설 요새·봉화·군대에 돈이 필요하다. 소금·철 전매가 없다면 나라 곳간은 무슨 돈으로 메우냐”며 반대했다. 『염철론(鹽鐵論)』은 학자들의 천진한 이상론을 이렇게 적었다.
 
“잘 이기는 것은 전쟁에 있지 않으며, 전쟁을 잘하는 것은 군대를 다스림에 있지 않고, 군대를 잘 다스리는 것은 병법을 펼치는 데 있지 않다(善克者不戰 善戰者不師 善師者不陣). 묘당에서 수리하고 적을 담판으로 굴복시켜 군대를 철수하라(修之於廟堂 而折衝還師).” 도덕론자였던 학자들은 ‘절충(折衝)’을 강조했다. 한자 절(折)은 도끼(斤)로 풀(屮)을 자른다는 의미다. 충(衝)은 성벽 공격용 전차다. 전차를 자르듯 적을 막는다는 의미다.
 
절충이 들어간 준조절충(尊俎折衝)의 고사도 『안자춘추(晏子春秋)』에 전한다.  춘추시대 중원의 강국 진(晉)나라가 동방의 제(齊)를 탐했다. 진의 범소(范昭)가 사신으로 제를 정탐했다. 환영 연회[尊俎·준조]에서 범소가 취기를 핑계로 제나라 경공(景公)의 술잔에 술을 받아 마셨다. 안자(晏子)는 예의가 아니라며 술잔을 바꾼 뒤 범소를 꾸짖었다. 범소는 돌아와 평공(平公)에게 제나라에 안자 같은 신하가 건재하니 아직 칠 때가 아니라며 말렸다. 공자(孔子)는 이에 “잔치에서 천 리 밖의 분쟁을 절충했다”며 칭찬했다.
 
속마음 충(衷)을 쓴 절충(折衷)은 뉘앙스가 다르다. 교섭보다 서로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타협의 뜻이다. “육예(六藝·예악 등 여섯 가지 교육 과목)를 말하는 자는 모두 공자와 절충했다(言六藝者折衷於夫子)”는 『사기(史記)』 ‘공자세가’에 용례가 보인다.
 
북·미가 싱가포르에서 만나 70년 대립을 절충(折衝)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 같은 북핵은 우리 머리 위에 여전하다. 북한 지도자의 언행일치를 기대할 뿐이다.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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