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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6·13을 총선에 시뮬레이션 해보니

강민석 논설위원

강민석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큰 실패를 맛봤다. 그의 가장 가까운 벗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문 대통령이 실패를 딛고 성공하게 된 가장 큰 동력을 물어본 적이 있다. 이 전 수석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복기(復棋)지요, 복기.” 한 번 두고 난 바둑을 다시 처음부터 놓아보는 게 복기다. 바둑인 말고 정치인이 복기를 한다는 것은 운신을 잠시 멈추고 뼈를 깎는 반성을 하면서, 미래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초장왕(楚莊王)이 ‘3년간 꼼짝 않고 날지도 울지도 않는’ 불비불명(三年不動 不飛不鳴)하며 큰일을 위해 때를 기다린 것처럼 말이다. 문 대통령은 2015년 2월 8일 민주당 전당대회부터 재기에 시동을 걸었으니 햇수로는 3년을 채웠다.
 
그런데 야권 리더라는 홍준표·안철수·유승민 세 사람은 뭐가 그리 바쁘다고 대선에서 대패한 지 석 달 또는 반년 만에 차례로 당 대표를 맡기 시작하더니 결국엔 한날한시 동반 퇴장하는 운명공동체가 되고 말았다. 홍·안·유 3인은 이제부터라도 하나씩 제대로 복기에 들어가기 바란다.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국민은 좌파’라고 해서 국민을 화나게 하는 정치가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제3당이 송파·노원에서 공천 지분 싸움을 벌여서 얻은 게 뭔지부터. 대선 패배 후 해야 할 일을 제때 안 하는 바람에 복기할 양이 아마 더 늘어났을 것이다.  
 
세 사람은 이번 선거가 총선이 아니길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 여러 단위의 선거 가운데 기초단체장 선거는 후보들이나 선거구가 총선과 유사하다. 가령 강남구청장 개표 결과를 국회의원 선거구인 강남 갑·을·병으로 나눠 계산하면, 실제와 꼭 들어맞지는 않겠지만, 시뮬레이션은 가능하다. 이번 선거의 기초단체장 성적표인 151(민주)대 53(한국)을 총선 지역구로 환산해봤더니…. 민주당이 무려 230석 가까이 나왔다. 한국당은 꼭 50석, 바른미래당은 비례로만 6석. (비례대표는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적용)
 
만약 이번 선거가 총선이었다면 개헌선(200석)이 뚫려 언제든지 민주당은 독자적으로 개헌을 할 수 있다. 국회 상임위 정족수의 5분의 3 이상이 필요한 ‘패스트트랙’(법안 신속처리) 요건도 모든 상임위에서 채울 수 있다. 법안을 마음대로 국회 본회의에 직행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국회 본회의장은 사실상 민주당 의총장이 됐을 것이다.
 
강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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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