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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앞에서 한국인은 물렁한 감? 얕보이지 않으려면...

 
중국인들과 연관되어 사업이나 일을 하다보면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들이 있다. 분명 내 뜻을 잘 전달한 것 같은데 생각보다 진척이 잘 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이야기가 잘 통했고 '펑요우(친구)'도 된 것 같은데 막상 실익은 없다는 느낌이다.
이럴 때, 우리는 중국 격언 하나를 생각해봐야 한다. 중국 격언 중에 말랑말랑한 감만 골라 만진다(柿子挑软的捏的)는 말이 있다.
 
딱딱한 감은 떫어 건드리지 않고 익어 보이는 감은 누구나 건드려 본다는 것으로 말랑한 상대는 쉽게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한국에 대해 중국의 고압적인 자세가 노골화되는 상황에 비유된다.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을 상대로, 사업을 할 때 자칫 '물렁한 감'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인 특질 중의 또 하나. 중국인과 사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순진하게 자기 기업 현황, 경영 노하우, 마케팅 전략 등을 자랑하듯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상대의 탄성을 들으면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중국인들 사업의 핵심과 가능성을 알아내기 위해 더욱 대접하고 격찬한다. 역시나 '물렁한 감'이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중국식 경영>의 저자 우진훈 교수가 지적한 한국인들의 대중 비즈니스 태도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든다. 주위에 이런 사람을 숱하게 많이 봐와서다.  
 
그는 "사업을 펼칠 곳은 한국이 아닌 중국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가 하는 첫 번째 조언은 바로 말수는 줄이고 많이 들으라는 것이다.
 
중국 속담에는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면 30% 정도만 이야기하고 마음을 모두 보여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중국인들은 선천적으로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손해이고 많이 듣는 것이 이익이라는 걸 잘 아는 이들이다. 중국인들은 상대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도 아주 능숙하다. 그러다보니 자기 자랑을 일삼고 계획을 쉽게 노출하면 나중에 상대의 논리에 함몰되기 쉽다고 우 교수는 지적한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과거 코트라가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진 브렛 교수에게 의뢰해 한국, 일본, 중국, 미국, 독일 등 16개국 경영자 2450명을 대상으로 항목별 비즈니스 협상 방식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한국인들은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최대한 챙기려는 이기심 항목에서 1위를 했다고 한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반면 협상을 얼마나 책임감 있고 창의적으로 이끄는지를 묻는 '협상 주도력'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또한 상대방의 전통과 입장을 배려하는 사회적 책임감에서도 한국인은 하위에 머물렀고 상대방의 지위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계급 의식은 서구 국가들보다 높았다.
 
한국인들은 중국 지방 혹은 기업을 방문했을 때 자신을 "열렬히 환영한다"라는 플래카드를 보면 국빈 대접이라도 받는 듯 무장해제 된다. 중국에서 받아온 ○○○당서기, ○○주임 명함을 내세우며 환대 받은 것을 자랑한다.  
 
그러나 우 교수는 지적한다. 중국 일부 지방 소도시에는 권한 없고 능력 없고 할일 없는 이른바 3무(無) 간부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또한 최근 베이징, 상하이의 대도시 관료와 기업인은 업무 시간도 부족할 뿐 아니라 명분 없는 술자리는 참석도 하지 않는다.
중국을 택해야 한다면 제대로 공부하라
오너의 식견과 매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중국서 어떻게 해야할까. 우 교수는 자신에게 조급증이 있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미련을 접고 떠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기왕에 중국을 택했다면 자녀들도 함께 가서 미래 세대의 중국인들과 사귀고 만날 것을 권했다.  
 
비즈니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중국의 요리와 악기, 고전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라고 그는 조언한다. 자녀가 중국어, 영어에도 익숙하다면 중국 남부지역, 홍콩, 동남아, 해외 화교가 사용하는 광둥어 하나를 더 배우게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혹시라도 한국의 기업인이나 지도자들이 중국 지도자들, 기업인들과 배석을 하게 된다면 글로벌 시각과 중국관, 개인적 풍모까지 보여줘야 한다. "한국 기업 오너의 중국에 대한 식견과 개인적 매력은 중요하다". 중국인들은 상대를 탐색하고 자신과 같은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 만남이 거듭될수록 성공의 길도 가까워진다.  
 
"만나는 손님들 중에 누가 중국 차기 지도자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만남을 지속하는 가운데 향후 지도자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중략) 기업 경영활동이 중국 사회의 인정을 받고 중국 정부의 신뢰를 얻는다면 한중 관계가 일시 경색되어도 그 기업은 보이지 않는 보호막으로 큰 타격은 피할 수 있다. (P.277)"
중국 법인은 다음의 10가지로 체크하라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1. 당 정부 관료의 인사이동과 행적이 잘 트래킹되고 있나.

2. 중국 본부 CEO가 전개하는 공공관계는 잘 진행되나.
3. 사업장 소재 지역 정부와 매체와의 관계는 잘 되나.
4. 사회봉사, 자선기부 등 CSR 적금을 잘 붓고 있나.
5. 현지 우호세력, 자문단이 있으며 이들이 솔직한 의견을 주나.
6. 준법경영을 하고 있나
7. 중국협력업체 및 직원과의 소통에 문제없나
8. 제품의 생산관리와 AS(애프터서비스)가 양호한가
9. 회사의 이미지 전략은 잘 되고 있나
10. 현지 임원들의 중국문화 학습은 계속되나
우 교수는 중국 현지 브랜치 담당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유능한 중국인 직원을 한국 임원의 공공관계 활동과 의전수행, 통 번역등 잡다한 업무에 시간뺏기지 않게 하라. 경영자원이 낭비된다. 현지 직원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무시하지 마라. 보신주의와 외상매출을 통한 가짜 실적주의를 버려라(p.423)
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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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